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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용산의 눈물과 문규현 신부님.

by G_Gatsby 2009. 10. 21.


반팔입던 아이들은 두터운 외투로 갈아입고 동네를 뛰어 다닙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여러가지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네요. 수확의 계절이 지나가고, 벌써 한해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는것 같습니다.

용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구형이 선고 되었습니다.
징역 8년의 중형입니다.
죽은 자는 편하게 저승을 가지도 못하고, 살아남은 자는 긴 고통의 시간을 이어가야 할것 같습니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의 깊이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아마도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계절이 될것 같습니다.

용산의 눈물.

법리적 해석에 따른 구형이라서 달리 할말은 없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게 살아남은 자만의 책임은 아닐것 입니다. 억울함과 분노만 엉켜있는 용산참사의 모습은 법리적 해석도 감정적 해석도 모두 이해하는것이 어려울 것입니다. 죽은자와 살아남은자의 억울한 눈물이 마르지 않을것 같습니다.

수많은 정치인이 다녀가고, 총리가 다녀갔습니다.
종교지도자가 두들겨 맞으며 천막을 지키고 서러움에 밤을 새워 함께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해결을 하지 못합니다. 권력은 치부를 숨기기 위해 애써 모른척 하고, 친서민을 외치는 권력자는 이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이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 거리로 나서지도 못합니다.
모든것은 계획된것처럼 일사불란하게 그들을 가두어 버렸습니다. 마르지 않는 눈물과 억울함을 앞으로 어디에서 찾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살아오신 문규현 신부님이 단식 기도 끝에 쓰러지셨습니다. 터벅터벅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신부님의 모습을 보면서 또한번 마음이 아파 옵니다. 



 [관련글] 문규현 신부님 이야기 - 길 위에서 진리를 찾다.


잊지 말아야 할것은, 용산의 눈물이 곧 우리의 눈물이라는 것입니다. 경제발전의 구호와 자본권력의 오만함은, 앞으로 우리 주변에 또다른 용산참사의 모습으로 만들어 낼지 모릅니다.

길 위에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

선거철이 되면 막말과 공수표가 남발합니다.
서울대학교를 나온 어느 정치인은, 막말하는 연예인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막말이 정의사회 구현에 이롭지 못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에서 나온 말입니다. 제가 볼때는 그와 그가 속한 정당과, 그가 속한 정권이 만들어 내는 막말이 더 역겹습니다.

연예인은 대중으로 부터 비판과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권력을 가진 누군가의 손짓으로 퇴출을 당하는게 아닙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군사정권의 미움을 받아 사라졌던 많은 연예인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도 몇몇 연예인과 방송인들이 퇴출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부르짖는 잃어버린 10년은, 아마도 이러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종시에 대해서 말이 많습니다.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진행된 일들이 예산부족과 비효율성 문제로 말이 많아집니다. 비난 받을 일을 권력이 직접 나서서 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경제학자 출신의 총리는 이러한 문제를 학자적 관점과 소신으로 풀려고 할것이고, 그것에 대한 비난을 홀로 뒤집어 써야 할것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예견된 일입니다.

선거가 임박해오자, 그들이 즐겨 쓰던 편법이 다시 동원되고 있습니다.
여당에서 특별한 위치를 갖고 있는 여성 국회의원은 민감한 세종시 문제를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대중적 이미지를 무기로 또다시 사람들을 속이기 시작합니다. 방송법을 처리할때도 그랬습니다. 고민하는 척 하다가 결국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가져갔습니다. 이러한 속임수 말과 정치가 난무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 한번 속아 넘어가겠지요.

길 위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찾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합니다.
혹자는 경제적 위치를, 혹자는 권력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경쟁 사회에서 승자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달콤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걷는 길은 1등과 2등이 존재하지 않는 길입니다.

사회적 가치는, 경쟁사회에서 이긴 사람들이 만드는 가치가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걷는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가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들만의 길을 닦는 사람들이 만드는 추악한 현실을 보게 됩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곧 진리가 되는 세상, 지금 그들이 외치고 있는 세상입니다.



늘 외로운 곳에서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던 문규현 신부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올 한해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잃었습니다. 당신이 걸었던 가시밭길 위에서 희망의 꽃망울이 피어날거라고 믿습니다. 길 위에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보여주던 넉넉한 웃음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