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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동화37

회색빛 풍경, 또하나의 색깔을 찾다 두 딸을 둔 아버지는 오늘도 어김없이 7시 정각에 길을 나선다. 버스를 타기 위해 걷는 이 길은 지난 십수년동안 변한것이 별로 없다. 시간에 따라 눈에 익은 사람들이 바뀌었고, 계절에 따라 옷차림이 바뀔뿐, 내리막을 걷는 이곳의 풍경은 변함없이 회색빛이다. 감기몸살로 열이 40도까지 올랐을때에도 그는 쉬지 않고 이 길을 걸어 출근버스에 올랐었다. 지독한 가난속에서 살아야 했던 어린시절의 오기가 그에게는 사명감 이상의 어떤 것을 갖게 했다. 그는 듬직한 가장이 되어야 했고 믿음직한 회사직원이 되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결코 흔들리지 않고 이겨내는 법을 배워야 했다. " 회색빛 풍경을 그리다 " 유난히 마음씨 착한 첫 아이가 12월 이면 시집을 간다. 사위가 될 사람은 안정된 직장도 있었고 모아놓은 돈.. 2008. 10. 27.
아픔을 버리고 사랑을 배우다. 벌써 일년이 넘었다. 양복을 입은 녀석의 모습도 오랜만에 보았다. 천천히 걸어오는 신부의 모습을 바라보던 녀석의 얼굴엔 표현하기 힘든 기쁨이 묻어 있었다. 햇살이 내리쬐던 어느 여름날, 절룩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녀석은 새로운 삶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꼭 행복한 걸음이 되어야만 했다. 녀석도 웃고, 신부도 웃고, 지켜보던 우리도 웃었다. 아픔이 너무 커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상처가 너무 커서 돌이킬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혼자만 울고 싶을때도 있다. 어떤 위로의 말도 들리지 않고, 희망의 목소리는 멀기만 하다. " 꿈꾸던 스무살, 좌절을 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설레임 이었다. 그래서 스무살때에는 어른 흉내를 내기에 바빴다. 술과 담배를 찾게 되었고, .. 2008. 9. 20.
준호가 외치는 대한민국~! 세상의 풍경은,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다양한 색깔을 가진다. 그러한 다양함이 모여서 비슷한 색깔을 내게 되고, 우리는 그 공통된 색깔을 보면서 유대감을 느낀다. 낯선 도시에 처음 발을 내딛던 날 아침. 고단한 밤을 보낸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겁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 사람들의 운동복이 산뜻했다. 이른 아침, 상큼한 공기와 함께 운동복 차림으로 도로를 쓸고 있는 한 아저씨를 보았다. 유난히 까만 피부에 짤막한 키의 아저씨는 도로를 정성껏 쓸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수 있는 흔한 아침의 풍경이지만, 내 기억에 남은 이유는 멀리서 큰 도로를 쓸고 오는 청소부 아저씨에게 시원한 물한잔을 건내는 모습 때문이었다. 이미 익숙한 상황인듯 물을 건내는 아저씨도, 받아 쥐는 청소부 아저씨의 모습도 무척 자연.. 2008. 9. 6.
건빵 할머니와 커피 할아버지. 우리의 기억에는 익숙한 풍경이 있고, 그 속에는 사람들이 있다. 익숙한 풍경에 대한 기억은 잠시 시간을 정지 시켜 놓고, 그 속에서 아련한 무언가를 찾게 만든다. 그리고 그 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불현듯 깨닫게 될 때가 있다. 이렇게 추억은 돌아올수 없는 허전함과 함께 살아가는 길에 소중한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건빵 할머니와 커피 할아버지 어릴적 살던 동네의 기억은 선명하다. 비록 지금은 재개발 때문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서 에전의 모습은 전혀 찾을수 없지만, 그때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만은 뚜렷하다. 어울려 살아갈줄 알았던 그 시절, 대문과 대문 사이에 나 있는 골목길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함과 기쁨이 함께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은 내 어린시절의 소중한 놀이터이기도 했.. 2008.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