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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마음병원 - 세상에 꼭 필요한 병원

by G_Gatsby 2009. 1. 9.
 
   어느날 문득 스스로의 삶 속에서 몹시 지쳐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삶의 행복
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고민하게된다. 어떨땐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올때도 있다. 뒤돌아 보면 걸어온 삶의 흔적들이 결코 행복한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우울해진다.

   아마도 우리가 세는 세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내가 살아왔던 지난 시간보다, 내 후손들이 살아가야할 시간들이 더 치열할 것이다. 우리는 끝없는 경쟁속에서 살면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할 것이고, 그것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조차 아까워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 이 무엇인지를 느끼지 못한채 삶을 마갈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삶의 원천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사회가 지시하고 요구하는데로 무작정 시간을 흘려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분명한 비극이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찾아 간다. 우리의 신체는 각 부위별로 쪼개져서 전문의사를 통해서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고단한 삶에 지쳐 방향성을 잃어 버린  아픈 마음을 치료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울고 싶어질 때도 있다.

   장병용의 산문집 [마음병원]은 우리가 찾던 마음의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입은 영혼들이 쉴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마음병원]에서 내려주는 처방전은 우리가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소소한 삶 속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울고 싶을 때 울어라!
진정으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함께 울고 웃고 괴로워할수 있을때
삶은 진정한 의미가있다. "


   에세이는 작가와의 공감이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마음병원]은 작가와 공감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감동과 여유를 안겨 준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삶의 소소한 이야기속에는,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 사랑하는 것, 아파하는 것이 있다. 더 나아가 작가는 우리의 상처받은 마음과 아픔까지 아름답다라고 이야기 하며, 세상에서 가장 깊은 슬픔조차 나누고 느끼자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깊은 슬픔까지 나누고 느끼고자 한다.


 


   우리는 분명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문명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경쟁구도 속에서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이는 이성적인 사고와 과학적인 논리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감정과 감성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고독하고 외로운지도 모른다.

   저자는, 인간 역시 우리가 사는 자연의 일부분임을 말해준다. 인간이 자연을 이길수 없듯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바로 자연으로 부터 느끼는 자신만의 감정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에 속한 인간이 누릴수 있는 가장 원천적인 행복 이라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기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이 성장하고 늙어가며 얻는 것은 낡은 기억 뿐일지도 모른다. 저자 역시 자신의 삶속에서 기억해야 하는것들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 슬픔이었던, 기쁨이었던 모두 자신의 삶속에서 순화하고 행복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오묘한 감정들은 글을 읽는 우리들도 모두 공감하며 느낄수 있는 것들이다.

아버지.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이 아려오고 막막한 슬픔이 저며온다.
얼마 전 친구 장인어른 장례식에 다녀오다 아버지 생각을 했다. 나이탓일까. 외로웠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려 차를갓길에 세워놓고 한참이나 울었다.

나의 아버지는 이상주의자였다. 탁구, 스케이트, 기계체조, 마라톤 등을 프로에 가깝게 하는 스포츠맨이었고, 오르간과 아코디언을 자유자재로 연주할 정도로 예술적 감성이 뛰어났다. 그런가 하면 고지식하고 말이 없으시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철저한 분이었다.

가끔 집 천장을 바라보며 토해내는 " 참 사는게 지랄 같다"는 한숨 섞인 말 외에는 아버지는 늘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그늘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나머지 가족은 힘겹고 가난했다.

- 본문 중 -



  우리의 삶은 이렇게 서로 다른듯 하며 비슷하다. 바로 우리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어울리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의 기억과 우리의 기억을 통해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인간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 이라는 것이다.

   류연복 화가의 판화작품이 인상적이다. 책의 쉼표에는 늘 그의 그림이 놓여있다. 짧은 글과 함께 여백의 의미를 주는 그림들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마음의 여백을 안겨 준다. 하나하나의 글 속에서 느끼는 마음의 여유는 오랫도록 책장을 넘길수 없도록 만든다.

  저자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병원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말한다. 가진자, 가지지 못한자 모두가 서로를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의 병원 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자격도 필요없고, 어떠한 규칙도 필요없다고 말한다.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바로 "사랑" 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주변의 삶의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어울리는 삶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신명난 어울림 속에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누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관심과 사랑이다.

   생활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일깨우는 저자의 머릿글은 인상적이다. 그는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예술 공동체 "에이블 아트센터"를 세워서 그의 사랑을 실천 하고자 한다.  저자의 유유자적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삶의 모습이 무척 부럽게 느껴진다.

   우리의 삶에는 변하지 않는 규칙이 존재한다. 태어남과 죽음이 그것이다. 그 과정을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임은 분명하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스스로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주위에서 흔히 지나칠수 있는 삶의 풍경들 속에서 삶의 행복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을 향해 스스로 미소를 짓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전해주어야 겠다. 스스로 이웃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될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겠다. 그리고 그 속에 사랑스러운 웃음을 마음껏 담아야 겠다. 그것은 감정의 나눔이기도 하고, 마음의 치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사랑 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마음 병원"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칫 세상을 보는 내 눈이 이미 상처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병원은 세상을 바라보는 내 자신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세상의 어두운 이야기만 나오는 요즘, [마음병원]은 따뜻한 차한잔과 함께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