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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그랑블루 - 한없이 자유로운 바다

by G_Gatsby 2008. 7. 22.


눈부신 햇살아래, 금빛 파도가 너울치는 바다가 있다.
그 앞에 펼쳐진 흰색 건물이 기묘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영화는 뤽베송 감독이 어린시절을 보낸 그리스 시실리아섬의 아름다운 바다를 풍경으로 그려진다. 바다에서 인생을 꿈 꾸고 바다에서 인생을 마감한다. 바다는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의 공간이자, 인간이 꿈꾸는 이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뤽 베송 감독과 레옹의 배우 장르노의 호흡은 필수적인 것 같다. 때론 멍청하게 느껴지는 눈빛과 톡톡튀는 유머감각은 어김없이 이어진다. 가벼운 농담과 함께 인생의 깊은 곳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 그랑블루. 벌써 영화가 나온지 20년이 되어 버렸다.

때론 문득 오래된 영화를 다시 돌려 볼 때가 있다. 영화가 주는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 그랑블루는 화려하게 펼쳐지는 풍경과, 바다가 주는 공포와 따뜻함, 그리고 돌고래의 자유로움과 그 속에 펼쳐진 현실과 이상간에 고민하는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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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바다.

쟈크가 바라보는 바다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자신을 성장하게 해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지만,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곳이기도 하다. 바다를 보며 꿈을 꾸는 쟈크에겐 돌고래 친구가 있다. 바다와 돌고래는 쟈크의 모든 것을 잊게 만든다. 그것은 지극히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엔조가 바라보는 바다는 현실적인 공간이다. 가장 자신있는 공간이자 돈과 명예를 얻게 해주는 공간이다. 쟈크는 바다를 통해서 경쟁하고, 이기고자 한다. 그가 세상에서  위대해 질수 있는 공간은 바로 바다속 깊은 곳에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다이버가 되어 인간이 갈수 있는 바다속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 간다. 엔조는 바다에서 최고가 되어야 살아 갈수 있는 희망이 있다.

어릴적 함께 놀던 쟈크와 엔조는 성인이 되어 다시 시실리아섬에서 만난다. 그들에겐 누가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느냐의 경쟁이 있다. 한명에게는 현실적인 공간이고, 또 한명에게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바다는 세상과 같다. 바다에서 이상적인 꿈을 찾는 사람도 있고, 현실적인 꿈을 쫓아 가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방관하며 그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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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때로 사랑은, 현실에서 벗어난 그들만의 공간에서 찾아 오기도 한다. 쟈크는 자유로운 바다에서 올라와 조안나를 만났다. 그들은 사랑을 하게 되었다. 조안나는 현실적인 사랑을 꿈꾼다.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것이다. 쟈크는 이상적인 사랑을 꿈꾼다. 사랑을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그는 현실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 다른 사랑을 꿈꾼다. 

쟈크와 엔조의 우정은 색다르다. 쟈크의 엔조에 대한 사랑은 이상적이다. 그저 그가 좋다. 쟈크에게 엔조는 경쟁의 상대가 아닌 그저 친구일 뿐이다.
엔조가 갖는 우정은 현실적이다. 쟈크보다 우위에 있어야 베풀수 있다. 엔조의 자존심은 우정을 넘어 선다. 하지만 비열하진 않다. 그것은 때로 선의의 경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떨땐 죽음을 가져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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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다.

20년전 아버지를 데려갔던 바다는, 엔조를 데려 간다. 그들은, 그들이 사랑했던 바다로 영영 떠났다. 상심한 쟈크에게 바다와 돌고래가 부른다. 이제 그가 바다로 갈 차례가 되었다. 영원한 자유를 앞둔 쟈크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조안나의 사랑 이었다. 그것은 깊은 바다로 영영 돌아갈 쟈크를 잠시 머뭇거리게 만든다.

조안나가 마지막 끈을 놓았다. 이제 쟈크는 영원히 자유롭다. 그는, 그가 꿈꾸던 이상의 바다로 깊이 내려갔다. 그곳엔 영원한 자유를 가진 돌고래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 쟈크는 돌고래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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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뤽베송
주연 : 장 마르바, 장 르노, 로잔나 아퀘트
1988년 작

영화속 배경은 너무 멋지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도 정말 좋다. 가슴이 답답한 사람에게는 탁트인 풍경이 펼쳐지고, 인생의 깊이에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쟈크와 엔조의 이야기가 있다. 사랑과 우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 특별한 영화를 다시 돌려 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