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길을 걷다

나이 한살 더 먹기

by G_Gatsby 2010. 5. 22.

휴일이라 늦잠을 자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맞는것 같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 전날이 제 생일입니다.

덕분에 손수 미역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매년 바쁘게 지네다 보니 생일을 기념하는 것도 잊고 삽니다. 어는 때에는 지방의 소도시에서 맞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하루종일 운전을 하면서 보낸적도 있습니다. 사실 한살씩 나이를 더 먹는 것이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편안하게 집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요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을 참 좋아합니다. 체 게바라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가 가진 자유로운 영혼과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사람들을 찾다 보니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읽은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 옵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크리슈나무르티 (물병자리, 2002년)
상세보기

삶의 자유로움을 찾아 떠난 수많은 스승들이 있습니다.
불교의 깨달음이 의미하는 것도 영원한 자유로움을 얻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은 깨달음으로 가는 처음 단계가 '내려놓음' 이라고 말 합니다.

체 게바라는 영혼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권위와 지위를 던져 버립니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비노바 바베도 인간의 자유로움은 내려놓음에 있다고 말을 합니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법정 스님도 묵묵히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크리슈나무르티 역시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내려놓음으로써 자유로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또 다른 하나를 잃는것을 뜻합니다.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인연을 이어가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나'를 만들어 오던 총명함도 하나씩 사라지고 세상을 분별하는 감각도 하나둘씩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나이를 한살 더 먹는 다는 것은 나를 채우고 있던 무언가를 하나씩 잃는 것이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나 둘씩 잃는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영원한 삶을 종교에 빌기도 하고 노쇠해져 가는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 애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잃는다는 것은 피할수 없는 삶의 진리 입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잃는 것과 내려놓음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잃는 것은 또다른 욕심을 주지만 내려놓음은 영혼의 자유로움을 줍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간의 찰나에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통해서 행복을 얻습니다. 내일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어제에 대한 후회도 없습니다. 이러한 삶의 집중이 곧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려놓음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 하는 모든 것짓으로 부터 자유로울때 얻을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이를 한살 더 먹으면서 또 다른 고민에 빠져 봅니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조금더 지혜로운 나를 만든다는 것인데 그것을 생각하니 많이 부끄럽습니다. 조금 더 넉넉해진 웃음을 짓고, 조금 더 밝은 눈으로 이웃을 바라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조금씩 나이만 먹는 것이 한없이 슬퍼 집니다.

소리 없이 비가 내립니다.
내일은 참 슬픈 날이라는 것을 하늘도 아는 것 같습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아직도 큰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 어리석고 우둔한 인간임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사는 이야기 > 길을 걷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숙한 풍경, 익숙한 세상  (12) 2010.05.27
자전거가 있는 풍경  (12) 2010.05.19
초식하는 영혼  (8)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