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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더게임 - 아쉬운 반전, 게임의 승자는 없었다.

by G_Gatsby 2008. 4. 11.



한여름밤 달콤한 꿈처럼 도박은 시작된다.


최근 참신한 소재를 가진 스릴러 물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온다.
세븐데이즈가 일어날수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그려진 스릴러 물이라면, 더게임은 일어날수 없는 현실을 배경으로 그려진다. 내 기억으로 세븐데이즈에 대한 느낌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비논리적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을 억지로 짜맞춘 듯이 결론 지어졌기 때문에 그런듯 하다. 
더게임은 윤인호 감독이 아홉살 인생을 만든 이후 3년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다소 산파적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아역배우 이세영의 풋풋한 모습에 미소 지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아무튼 더게임은 윤인호 감독의 새로운 시도라고 봐야 할듯 하다.


신하균은 최근 흥행에 상관없이 그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듯하다. 예의없는 것들에서도 그렇고 그의 눈빛이 더게임에서도 예사롭지는 않다. 의외로 변희봉씨가 이번에 주연으로 나왔는데, 늘 많은 영화에서 고정적인 조연으로써의 모습과도 사뭇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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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건 단 한번의 승부, 선택은 나의 몫"

영화는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 거리의 화가 민희도와 금융계의 거부 강노식 회장의  게임으로 부터 시작된다. 불확실한 선택에 인생을 맡기는 이야기의 소재가 신선하다.
민희도는 자신의 젊음을 담보로 거액의 돈을 노린다. 강노식회장은 거액의 돈을 담보로 젊음을 노린다. 한명은 돈을 잃고 한명은 젊음을 잃는다.

일어날수 없는 일이겠지만, 젊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도박을 제의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아마도 가지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에 도박을 해볼만하지 않을까? 우리는 게임을 하기전에 이겼을때의 상황을 예측하길 좋아한다.인생은 도박이라고 하는데 잘되면 대박이고 안되면 쪽박인것을 인생 뭐 있겠는가. 어찌되었건 민희도 역시 도박을 선택한다. 그리고 지고 만다.

강노식 회장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늙어 가는 그의 육체는 그 돈을 쓸만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젊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큰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안다. 잃어도 돈 뿐인데 밑져봤자 본전이다. 그는 게임을 했고 결국 이겼다.

사실 영화가 조금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전체적인 캐릭터의 사이코적인 모습을 너무 크게 부각시킨것도 약간의 거부감이 든다. 특히 결말 부분에 감독이 의도하는  부분을 올바르게 전달하려 했다면, 좀더 경쾌하고 유쾌한 게임같은 분위기가 더 낫지 않았을까?
도박에서 영원한 승자가 없다라는 의미를 던지려고 했다면 신경정신과의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뛰어 들었어야 했다.

"아쉬운 반전, 게임의 승자는 없었다"

이 영화는 비장한 반전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유쾌하지만은 않다. 젊음과 돈의 가치를 놓고 민희도를 호통치던 강노식 회장의 모습이 감독의 의도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아니다. 어짜피 일어나기 힘든 의학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신경정신과 의사는 강노식과 민희도가 핏줄일지도 모를듯한 말을 던진다.

영화는 하나가된 민희도를 비춘다. 그는 진정한 민희도도 아니고 강노식도 아니다. 하나의 몸에, 기억과 생각과 경험이 짬뽕이 된 괴물로 나타난다. 처음 게임의 의도와는 다른 결론이 나버렸다.

또 하나는 공원에서 잠이 깨는 민희도의 모습을 보면서 이 모든것이 꿈이라는 결론도 가능하다. 민희도의 목에는 상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게 꿈이라면 영화가 던져주는 게임의 결론은 악몽이라는것 밖에 더 되겠는가. 이것도 좀 우습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루어지는 소재가 참 독특하고 신선하다. 시나리오만큼 좀더 나은 연출이 되었다면 좋았을 법 하다. 신하균과 변희봉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신하균의 악의에 찬 눈빛과 변희봉의 능청스러움은 가끔 웃음을 전해준다. 아쉽지만 국내 영화의 새로운 발견이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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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임 (The Game)

감독 : 윤인호
출연 : 신하균, 변희봉,이혜영
2007년 한국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