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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단상(段想)52

내부인이 본 KBS 문제와 촛불집회 내부인이 본 KBS 문제와 촛불집회 창비주간논평. 강명욱 / KBS PD 촛불이 시청에서 여의도로 막 옮겨붙은 직후, KBS 기자가 쓴 한편의 글이 아고라에 실렸다. "요 며칠, KBS에 들어온 뒤 가장 부끄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 글은, 진솔한 어조로 KBS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KBS를 위한 촛불을 조금만 더 켜달라"는 읍소로 끝을 맺는다.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 공간으로 퍼져나갔고, 이 글을 통해서 국민들은 KBS가 구성원들간의 갈등으로 격심한 내홍에 휩싸여 있음을 개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하게 보면 KBS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권력 교체기에 어느 집단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적어도 4년여에 걸쳐서 이어져온 문제.. 2008. 6. 26.
'거리의 정치', 비정상과 일탈이 아니다 '거리의 정치', 비정상과 일탈이 아니다 창비주간논평. 6월을 정치축제의 달로 만들어야 이남주 / 성공회대 교수, 정치학 21년 전 6월 10일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야겠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필자는 교내에서 6월 10일 출정식을 마친 후 학교에 남았다. 수배 신세인데다 남은 활동가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 역사적인 6월항쟁을 시작하는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다(이러한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해 필자는 결국 8월 중순 6·29선언 이후 학생운동 관련 첫번째 구속자가 되었다). 그때를 회고할 때 더 한심스러운 것은 그날 저녁 교내에서 몇사람들끼리 나누었던 대화이다. 현장에서 시위가 시민들의 호응 속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우리가 이야기했던 주제는 이제 학기가 마무.. 2008. 6. 19.
6월의 광장을 딛고 나아가는 2008년 촛불항쟁 촛불항쟁에 대한 중간고찰 창비주간논평 김종엽 /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사회는 종종 자신에게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사회는 종종 스스로에게 놀란다. 이제는 '촛불문화제'가 아니라 '2008년 촛불항쟁'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이 사건도 그런 것에 속한다.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역사적 사건의 참여자인 동시에 관찰자인데, 그들은 모두 자신의 소박한 행동이 장엄한 촛불 물결과 동일한 실체라는 사실에 경탄한다. 지난 한달 동안 거듭해서 스스로를 초월하며 발전해온 2008년 촛불항쟁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도 정리해 말하자면 현재의 상황은 후진기어를 넣고 역진하는 '불도저'를 시민들이 촛불을 밝혀 막.. 2008. 6. 14.
명박산성 축조, 관광객 인산 인해. 명박산성(明博山城) 광종(狂宗) (연호:조지) 부시 8년(戊子年)에 조선국 서공(鼠公) 이명박이 쌓은 성으로 한양성의 내성(內城)이다. 성(城)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당시 육조거리에 막아놓은 기대마벽(機隊馬壁)이 백성들에 의해 치워지매, 그에 대신하여 보다 더 견고한 철궤로 쌓아올린 책(柵)에 불과하다. 이는 당시 서공(鼠公)의 사대주의 정책과 삼사(三司:조선,중앙,동아) 언관들의 부패를 책하는 촛불민심이 서공의 궁(宮)으로 향하는 것을 두려워 만든 것이다. 무자년(戊子年) 유월(六月) 패주(敗主) 두환을 몰아낸 일을 기념하여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한성부 포도대장 어(魚) 아무개의 지시로, 하루 밤낮만에 쌓아올려져서 길 가던 도성의 백성들이 실로 괴이하게 여겼다. 한편으로는 그 풍경을 관람코저 모여.. 2008.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