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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 불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존재의 소중함.

by G_Gatsby 2008.04.14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Things, Lost in the Fire)


감독 : 수잔 비에르
출연 : 할리 베리, 베니치오 델 토르, 데이빗 듀코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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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에 비친 실내수영장, 한 아이가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빠, 물빛이 녹색이에요?"
"아니, 그건 형광이란다. 형광은 안에서 빛난다라는 뜻이란다"
"그럼 저도 형광이에요?"
"그럼"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과연 우리가 무엇을 잃어 버렸을까. 영화는 이렇게 아이와 아버지의 심상치 않은 대화로 시작된다.

가족과 함께 부유하고 다정스럽게 살아가던 어느날. [브라리언]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을 맞이 하는 아내 [오드리]. 10살과 6살된 남매를 두고 남편은 떠났다. 너무 갑작스러워 믿기지 않는 현실. 이 모든게 꿈이길 바란다.

유능한 변호사에서 헤로인 중독자가 된 [제리]. 외톨이가 된 그를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친구 [브라이언]만이 믿어주었다. 며칠전 그의 생일날,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그를 직접 찾아와 축하를 해주던 친구 [브라이언].헤로인과 담배에 찌들어 잠을 깬 아침 [브라이언]의 죽음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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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베니치오의 새로운 발견이 아닌가 싶다. 몇몇 영화에서 인상깊은 조연을 맡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 주연으로 아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극중 [제리]로 나오는 베니치오는, 유난히 인물들의 눈을 비추는 장면이 많은가운데,  마약에 쩔은 눈빛과 연기가 헬리 베리의 연기를 압도한다.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고백하는 모습이 압권이다.

야구광팬인 나에게 할리 베리라는 여배우는, 예전 메이저리그의 강타자였던 데이비드 저스티스의 아내로써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래서 그녀의 영화배우로써의 행보보다도, 저스티스와 함께 웃고 있던 미모의 흑인 여배우. 그래서인지 이후 이혼을하고 재혼을 하고 다시 이혼을 하던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사실 본 적이 없었다.할리 베리는 이 영화에서 [브라이언]의 아내 [오드리]역으로 나온다.

엑스파일의 멀더요원 데이빗 듀코브니가 [브라이언]역으로 잠깐 나온다. 그가 사실 엑스파일 시리즈로 많이 울궈먹는(?) 이미지가 강해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무난한 조연을 하지 않았나 싶다. 다만 영화에서 조금더 밝은 캐릭터로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소재가 헐리우드 영화의 주류가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주제의식이 높은  진지한 영화다. 그리고 재미있다.

"익숙한 사람과의 이별,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그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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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의 장례식때 [오드리]와 [제리]는 만난다. [오드리]는 사회적인 부와 명성, 그리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있는 [브라이언]이  마약 중독자인 [제리]와 가까이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공한 사람과 헤로인 중독자가 친구라니 말이 되는가. 하지만 [브라리언]의 [제리]에 대한 우정은 돈독하고 각별했다.

[오드리]는 [브라이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남편의 따스한 손길, 아이들에 대한 사랑, 둘만이 가꾸었던 아름다운 집. 모든것이 [브라이언]과 공유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제리]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그가 없는 빈자리의 허전함은 남편의 가장 오랜 친구인 [제리]를 찾아가게 만든다. 남편이 집안의 세세한 부분까지 [제리]에게 이야기 했던 것을 알게 되고, 차츰 [제리]를 통해서 [브라이언]의 모습을 찾게 된다.
세상에서 [브라이언]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오드리]. 그러나 남편은 모든것을 공유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제리]를 통해서 [브라이언]의 모습을 본다.

[제리]는 헤로인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오려고 한다. [브라이언]의 죽음은, 자신을 끝까지 믿어 주었던 한친구를 잃은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제 아무도 [제리]를 믿어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오드리]의 요청으로 [브라이언]의 집에서 잠시 거처하게 되는 [제리]. 그는 아직도 [브라이언]이 죽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단지 보여지는것일뿐, 보이지 않는 존재는 영원하다"

영화는 모두가 둘러 앉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 버린 것들"에 대한 해답을 준다.
[브라이언]은 몇년전 집에 불이 났을때 불에 타고 있는 집을 보며 침착하게 [오드리]에게 말한다. 그건 바로 물건 뿐이야. 단지 우리가 쓰고 있는 비품에 불과해. 중요한 것은 알맹이인 우리가 함께 있다는 거잖아. 그리고 그는 불에타서 잃어 버린 물품들의 목록을 메모해 둔다. 언제든 다시 살수 있는 물건들 말이다. 하지만 사고로 죽은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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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관계된 사람들에게 늘 어떤식의 영향을 미치며 함께 살아간다.
그 사람의 보여지는 것은 단지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비품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수영장의 물빛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형광이다.
원래 물은 색이 없지만, 어떤 형광이 비추느냐에 따라서 물의 색깔이 달라진다.
우리가 가진 색깔도 우리 주위를 비추는 여러 사람들의 형광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래서 나의 현재 색은 우리 주위를 여러 색으로 비추는 형광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영화는, 마약재활센타에 들어간 [제리]의 독백으로 마무리 된다. 그를 믿어 주었던 [브라이언]의 형광불빛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희망으로 [제리]에게 비춰진다.  
[브라이언]이 [오드리]와 [제리]에게 많은 형광을 비추며 사라졌다.
이제 [오드리]도, [제리]도 아이들도 [브라리언]이 없다는 현실을 인식한다.
그리고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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