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영화본후.
잠수종과 나비 - 자유로운 삶의 가치를 찾아서
G_Gatsby
2008. 3. 29. 11:18
잠수종과 나비
감독 : 줄리앙 슈나벨
출연 : 메티유 아멜릭. 엠마뉴엘 자이그너, 마리-조지 크로즈
2007년 국내 개봉작
출연 : 메티유 아멜릭. 엠마뉴엘 자이그너, 마리-조지 크로즈
2007년 국내 개봉작
장 도미니크 보비라는 실존 인물은 유명한 패션잡지 "엘르"의 편집장이다.
그에겐 세명의 자녀가 있고 아내가 있으며, 애인이 있고 그럴듯한 직장이 있다. 그에게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고 부러울게 없는것 같다. 적어도 그에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사건이 있기 전까진 말이다.
영화는 한쪽눈만 남게된 보비의 흐릿한 시선으로 부터 시작된다. 긴 잠을 자고 난 뒤에 마치 잠이 덜깬 사람처럼 카메라는 뭔가 어색한 그의 눈을 따라서 움직인다. 그리고 곧 그는 뇌졸증으로 인해서 전신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가 할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왼쪽 눈을 깜박거리는 것 뿐이다. 이제 그는 스스로 음식물을 먹을수도 말을 할수도 움직일수도 없게 된다.
마치 어두운 바다아래 홀로 갇혀 호스로 공급되는 산소이외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잠소종 처럼 말이다. 영화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하는 보비의 독백과 함께 흘러간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왼쪽 눈을 통해서 그는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치료사가 순서대로 불러주는 철자에 맞춰서 눈을 깜박거리면서 말이다. 이 지루한 작업을 통해서 그는 세상과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가 읽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처럼 말이다.
이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그에게 남은것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그가 지나온 기억과 상상력 뿐이다.
이제 그의 육체는 거대한 바다에 묻혀 있혀 있지만 그는 세상과의 소통을 포기 하지 않는다.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통의 시간들은 받아 들이기 쉽지 않다.
그는 그가 기억하고 있는 시간들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영화는 녹아내린 거대한 빙하가 다시 만들어 지면서 막을 내린다.
장 도미니크 보비라는 실존 인물은 그의 책 잠수종과 나비를 쓰기 위해서 왼쪽눈을 20만번 이상 깜박거렸다고 한다. 그가 세상을 향해서 말하고 싶었던 열망이 얼마나 큰 것이었던가.
영화는 익숙한 샹송음악과 함께 존재의 의미를 보비의 독백으로 그려내고 있다.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와의 전화통화장면,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울컥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독특한 카메라 기법과 지루하지 않은 감정의 전달도 좋았다.
삶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영화인것 같다.
OST 중 Don't kiss me good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