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친구 녀석이 느닷없이 결혼을 하겠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며 선언을 했던 녀석이기도 했고, 해전 모임에서 보았을 때에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녀석이라 조금은 의아스러웠습니다. 오랜만에 결혼을 핑계로 녀석과 마주 앉아 술을 한잔 했습니다.

녀석은 결혼 소식을 전하느라 얼굴이 빨개졌고, 먹는 술을 먹느라 나도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 자기 선언

 

녀석에게는 오래 전부터 독특한 술버릇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말이 없는 비관주의자지만, 술만 먹으면 말이 많아지는 비관주의자가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어설프게 쇼펜하우어에 심취한 이후론 친구들과의 대화도 뜸해졌고, 군대에 다녀온 이후론 인도철학에 심취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씨 만은 착한 녀석이어서 친한 친구들 명이 언제나 녀석을 챙겼고, 술을 좋아하는 녀석 덕분에 모임이 있는 날이면 오랜 시간 녀석의 개똥철학을 들어줘야 했습니다.

 

녀석에겐 특별한 술버릇이 있었는데 장황하게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나선 덧붙이는 말이 있었습니다. 취직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일년만 해보고 안되면 중이 되겠노라 이야기했고, 취업을 하고 이후에 적성에 맞지 않다며 고민 할때에는 일년만 일해보고 안되면 이민을 가겠다고 선언했죠. 사랑에 빠져 연애를 때에는 일년만 해보고 안되면 독신으로 살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놀랍게도 녀석이 이야기한 '일년만' 대부분 성공적이어서 1 안에 취업을 했고, 1 안에 승진을 하고 회사에서 자리를 잡았죠. 외에도 그가 선언한 '일년만'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아쉽게도 '사랑'만은 예외였습니다.

 

녀석의 '선언' 엄숙한 것이어서 뒤로는 변변한 연애 한번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누군가 녀석에게 '일년만' 갖는 의미에 대해서 장난스럽게 물었고, 녀석은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일년만' 의미에 대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물론 아무도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고, 그저 해괴한 '자기선언'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 사랑 이야기

 

남자들의 수다란 꽤나 경직되고 뻔한 것이어서, 서로의 안부와 친구 들의 근황 이야기가 오고 갔고 함께한 4년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안주가 거의 떨어질 무렵에서야 녀석의 사랑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성격
좋기로 유명한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일년간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부담스러운 나이차이 때문에 다가서질 못하고 말이죠. 일년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게 진정한 사랑인지 아닌지를 있을 같아서였죠. 일년간의 지켜봄 끝에 그녀를 사랑한다는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일년간 그녀와의 연애를 시작하게 된거죠.

 

사랑만 가득할 같던 연애 기간 동안 참으로 많은 다툼이 있었답니다. 성격차이, 취미차이, 종교차이, 나이차이. 그럴 때마다 여자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다고 해요. 하지만 일년간의 지켜봄이 있었기에 변치 않는 사랑을 있었던 거죠. 일년의 연애기간 후에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고 합니다. 사랑에 대한 확신 들게 된거죠.

 

술잔에 비워질 무렵, 녀석의 그녀가 나타납니다. 녀석의 엉뚱한 면과 달리 서글서글한 인상에 목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서로 마주 보며 싱글 웃어주는 모습이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시간에 지쳐 지낼 때가 많습니다. 익숙한 것에 싫증이 때도 있구요. 인연에 대해서 지루함을 느낄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할 때가 많죠. 우리의 삶에 있어 진지함이라는 것은 섯부른 감정이 아니라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다시 되물어 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무언가가 우리의 진심이겠죠.

 

녀석의 오랜 행복을 빌어주며 어둑해진 거리를 나섭니다.
녀석의 엉뚱했던 자기선언이 '삶의 진지함' 대한 다른 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루의 다짐, 사랑의 깊이, 삶의 무게. 모든 것들을 가벼운 감정에 이리 저리 흔들리진 않았는지 반성을 봅니다. 시간에 흔들리고 인연에 흔들린다면, 한번쯤 스스로의 마음을 꾸준하게 지켜 있는 시간도 필요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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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2.03.17 11:58

    연애 경험이 많지 않지만 무엇이 됐든 차이가 없으면 영 심심한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 벌어져 있는 틈새를 확인하고
    그것을 사랑으로 메꾸는 것이 연애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라고 보고요.
    이상 레인맨의 개똥철학이었습니다. ㅎㅎ

    • 아 연애 경험이 많지 않으시군요.^^
      틈새..좋은 표현이네요.
      그 틈새를 메꾸는게 연애 하는 재미겠죠.
      ㅎㅎ

  • 일년만...으로는 많은 것들이 부족하더라구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에도
    현명한 판단을 하기에도
    그리고 과오를 되돌리기에는 더더욱요

    • 네.그렇죠.시간은 늘 그렇게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나봐요. 그래도 늘 자기선언을 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네요^^ 거긴 낮이겠죠? 여긴 깜깜해지는 밤이네요

  • 보통은 지켜봄을 통해 얻은 인상은 부대낌을 통해 깨지는데. ㅋㅎ
    첫인상에 뻑가서 사귀고 보니 전직 면도날 좀 씹은 분이라든가. ㅋㅎㅎ

    일년만이라는 조건이 외적, 객관적 상황에 대해서는 잘 먹혀들 수 있지만
    (일년만에 결실을 본다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주관적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안 먹혀 들 수도 있지욤.

    초입에 쓰신 말 적은 비관주의자에서 말 많은 비관주의자로 넘어갈 때
    저는 '말 많은 낙관주의자'로 읽고 싶었습니다. ^^
    포인트는 비관과 낙관의 대응이 아니라 말 적은과 말 많은이었단. ㅋㅎ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주말 끼고 한 3박 4일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화요일. ㅠ.ㅠ

    • 봄비가 내리고 나면 이제 봄이겠죠^^
      선거도 있고 해서 무언가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녀석의 앞날에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한 시간이 있길 바래봅니다.^^

  • 1년을 지켜보고 1년 연애하고 결혼하는거죠? 친구분이 무척 신중한 분인가봅니다. 전 만난지 백 일만에 결혼해서 2년째엔 이미 엄마가 되어있었지요. ㅎㅎ
    결혼 축하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기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 네 감사합니다^^
      매사에 신중한 녀석이고 엉뚱한 녀석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자기선언을 잘 하는 녀석이죠. 조만간 행복한 가정이 되겠죠^^


 

할아버지 분이 에스컬레이터 근처에서 서성거립니다. 1호선과 인천지하철의 교차하는 . 사람들은 환승을 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있는 같지만 젊은 사람들의 걸음이 빨라서인지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같습니다. 소심하게 느린 걸음걸이로 옆을 지나가며 할아버지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 봅니다. 혹시나 무언가 물어 보면 대답해줄 마음을 갖고 말이죠.

 

광택이 나는 구두에 멋스러운 통바지를 입으신 자그마한 할아버지였습니다. 자식들 집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길을 떠나오신 보였습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할아버지를 쳐다 봅니다. 할아버지는 눈이 마주치자 자그마한 손가방에 힘을 주면서 뒤로 살짝 물러섭니다. 인상이 험악한 사람이 웃으면서 다가오니까 순간 놀래셨나 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무얼 찾으시는지 여쭤 봅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말합니다. 할아버지도 저도 순간 얼굴이 빨갛게 익습니다.

 

# 1

 

요즘 '최갑수'씨의 사진집과 함께 '하루키' 여행집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최갑수' 씨의 사진집에는 알수 없는 따듯한 시선이 있습니다. '하루키' 여행집에는  알수 없는 묘한 흥분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표현하지 못한 특별한 느낌들을 작가는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특별한 감성에 빠져 있습니다.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다는 아닐 겁니다. '하루키' 여행지에서 느끼는 새로운 세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할때, 비로서 여행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현실을 살아갈 있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죠.

 

우리는 관념 얽매여 살아갑니다. 종교적인 관념. 사회적인 관념.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새로운 관념. 우리는 그러한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죠. 자신이 믿고 있는 관념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우리는 갑자기 불안 집니다. 그리고 불안감을 살면서 자기 행복에 대한 감각을 잃어 가는 것이죠. '하루키'는 이러한 관념에 대한 탈피와 자유를 위해서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우리의 삶은 많은 갈림길 있습니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언제나 선택을 강요받죠. 선택의 기준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원하고 우리의 관념이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길을 들어서는 순간, 선택의 기준이 되었던 관념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나의 관점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중하게 됩니다. 아마도 여행지에서 만난 갈림길에서는 관념에 대한 선택을 강요 받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행복 맛보게 되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인생도, 여행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 2

 

걸음 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 할아버지를 봅니다. 어느 할아버지는 젊은 아가씨에게 길을 묻고 있었습니다. 환승역은 언제나 복잡한 것이어서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젊은 아가씨는 할아버지의 팔을 잡고 할아버지가 가야 곳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할아버지도 웃고 젊은 아가씨도 웃으며 헤어집니다. 할아버지가 살짝 서운하긴 했지만 요즘은 인상이 험한 사람의 미소가 얼마나 위험한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두진 않았습니다.


 

지하철 입구를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하늘을 가로 지릅니다. 정해진 길을 걸으며 생각해 봅니다. 내가 살아왔던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갈림길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 했는지 말이죠. 그리고 속에서 관념으로 부터 자유로운 선택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자유로운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이죠.

 

걷다 보니 다시 갈림길에 들어섰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평소에 가던 길이 나옵니다. 직선으로는 한번도 가보질 않은 길입니다. '하루키' 멕시코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직선으로 뻗은 길을 택합니다. 처음 보는 거리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처음 보는 빵집이 있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모든게 처음 보는 풍경입니다. 무심코 다시 뒤를 돌아 봅니다. 직선으로 알았는데 작은 골목길이 좌우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디로 가나 목적지는 할텐데 말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풍경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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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름 인상도 험하고 한덩치 하는 입장에서 할아버지와의
    장면에서 무척 감정이입이 잘 되네요.. ^^
    그리구.연이은 포스팅에 앞으로 자주 개츠비님의 글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반갑네요. 맞나요?....


    • 낯선이의 친절이 어색하게 보이는게 요즘인것 같긴 합니다.^^ 할아버지 배바지가 무척 친근해 보였는데 말이죠.
      지나 보니 꽤 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며 살아온 것이 지금의 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지나온 삶의 갈림길,
    그곳에서 했던 하나하나의 선택,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요.

    하루키의 저 책에서 저는(저는 최근 하루키 안 빼고 읽기를 마친 상태라죠. ^^)
    하루키가 몽골지역에 갔을 때 했던 경험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개츠비님이 적으신대로 멕시코 지역의 여행도 그렇구요.

    가끔 저 역시 하는 일이
    다른 경로 택하기 그리고 전진하던 길 돌아보기, 라죠.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옵'디'다. (이런 말투는 나이들어보이게 하지만. ㅋ)
    삶의 과정도 다르지 않으리라 봅니다.
    평소와 다른 경로 택해보기, 전진만 하지 말고 돌아보기도 하기.

    • 유독 저는 하루키의 글들이 마음에 들더군요.뭔가 시간이 조금 지난후에 글들을 이해할수 있게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맞아요. 우리는 세상을 너무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자세히 들여다 보는것도 참 중요한데 말이에요. 최갑수씨의 사진집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 대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한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11.15 13:00

    매 시간 매 초가 갈림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 할까 저렇게 해야할까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정적 행동은 그동안 해 왔던데로를 반복하고 있네요.

    몸의 관성을 머리의 반작용으로 깨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몸이 머리를 좀 따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러게요. 몸이 머리를 좀 따라 간다면 제 몸도 지금 보다 훨씬 더 커지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날 문득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 몸이 관성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을때 절실히 들죠.^^ 아 이제 더이상 나이는 먹고 싶지 않은데 큰일이군요.^^

  • ㅋㅋㅋㅋㅋ 할아버지의 현명한 성차별에 공감 100배!
    역시 이런 일은 젊은 아가씨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개츠비님 입장에서의 경험입니다.
    호의를 알아주지 못하면 참 서운하죠. ㅜㅜ

    • 맞아요^^ 사실 친절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더군요. 선의로 이야기를 건네도 받는 사람 입장은 또 다르니까요.^^
      뭐 사실 그리 서운하진 않았습니다.ㅎㅎ

 

# 1

얼마 전에 박찬호 선수의 이적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승반지에 대한 갈망으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을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서 방출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팀을 옮겨 야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40을 바라보는 노장이 되었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야구에 대한 진지함과 애정이 더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하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그의 화려했던 과거에 비하면 현재의 위치는 한없이 작아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언젠가 박찬호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과 야구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었죠. 나이가 먹을수록 자신의 육체가 노쇠하고 주변의 반응이 차갑게 변하더라도 자신이 인정하기 전까지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한 야구 인생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스스로 포기하는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죠.

팬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서 시들해졌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은 그의 또 다른 도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멈출 듯 멈추지 않고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가며 한국 야구의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노장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2

세종시 총리가 물러나고 4대강 총리가 새롭게 선임이 되었습니다. 언론은 40대 젊은 총리에게 초점을 맞추고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이전처럼 허수아비 총리가 될지 얼굴마담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서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어쩌면 또 다른 패거리 정치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안보와 외교에 치명적인 문제를 노출한 책임자들은 모두 유임이 되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지지의 결과로 이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외교적 비즈니스 에서는 결코 공짜가 없는 법입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거듭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한국을 지지했던 미국은 그들의 당연한 권리라도 되는 양 우리를 압박합니다. 실용주의 정부의 특징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 합니다.

< 한국정치의 새일꾼들. 아름답구나..>

새로운 40대 총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수 밖에 없는 것은 특임장관에 임명된 왕의 남자때문입니다. 이번 선거는 그의 확실한 위치를 보장해 주었습니다. 그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치계의 노장은 죽지 않고 화려하게 복귀를 했습니다.

정치인에게 권력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우매한 국민이 나라를 망치기는 힘들지만, 어리석은 정치인 한 명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독재자를 기념하기 위해서 수백억이 넘는 세금이 지출되고, 매일 경제고에 시달려 자살하는 사람은 끊이질 않지만 세금은 사람을 살리는데 쓰이지 않고 오로지 삽질 하는데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독선과 독재라고 말하지만, 정치인은 그것을 소신이라고 부릅니다.

정치의 무대는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정치인의 소신과 철학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진 전문적인 지식과 인격이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정치인의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시대는 변하고 세상이 요구하는 것은 달라지더라도 그들의 기본적인 성향과 품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왕의 남자로 새롭게 귀환한 한 노장 정치인의 모습과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과연 어떤 노장 정치인이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 했던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노장의 귀환이 결코 즐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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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과 극, 비교체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박찬호 선수 양키스 따위에서는 방출을 당했지만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말 위대한 선수인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 찬호선수와 비슷한 나이대라서 그런지, 그의 모습에 남다른 애착이 있네요.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보는것 같습니다.

  • 정말 노장에도 급수가 있나봅니다.
    이미 전설이 된 박찬호와 이름을 같이 언급하는 자체가 기분이 싹 나빠지는
    저런 노장도 있으니 말입니다.

    • 노장들의 귀환이죠. 전혀 달갑지 않은 사람들. 선진화를 위해서 진정 필요한것이 무언가 새삼 생각해 봅니다.

  • 박찬호를 보면서 일정 시점에서 은퇴를 하면 더 좋을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국외자의 생각이겠죠.
    본인의 인생과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뗄 수 없다면
    한 순간이라도 더 오래 야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라도 그랬을테니까요.

    흐흠. 아래의 사진은 아름다운 ㅆㄹㄱ들이군요.
    저런 것들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주류이자 실세로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8.15 경축사에 일제 식민지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통일세를 이야기하는 쥐새끼를 봤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를 전쟁직전까지 몰아넣은 자가
    자기 입으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막장 드라마 같은 현실입니다. -.-;

    • 어쩌면 우리가 승리자에만 취해있는게 아닌가 싶은때가 있어요. 찬호 선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도전과 쟁취, 또다른 도전, 그리고 그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진중함이 너무도 아름답더군요^^ 지난 보궐선거 이후 또 막 나가는 분위기네요. 오늘도 PD수첩이 결방되었네요. 하루에도 수십번 입에 욕설이 머금어 집니다.^^

  • 뉴스위크 기사 보셨는지요
    어이가없어서 오히려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ㅎㅎㅎ
    뉴스위크의 신뢰성을 확 바닥치게 만드는 멍멍이소리였습니다
    얘네들이 뭘 알겠습니까
    키가 큰 거인이 바닥을 보지 못하네요

    • 네.봤습니다. 코쟁이들이 우리의 바닥에 대한 관심이 있겠습니까. 그저 수치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에게 박수를 보내는것이겠지요. 중앙일보와 연결된 뉴스위크지에서 나오는 국내의 소식들이 과연 어떤 진실과 이해를 담고 있나 싶네요^^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8.20 16:27

    한 만평을보니 소에 코뚜레를 뚫듯 한국에 코뚜레를 씌워 끌고다니는 미국의 모습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위상이 엿보였습니다.
    외세에 대해 당당하게 할말을 하던 한국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 우리역사는 외세와의 다툼이 주된 줄기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민족성도 외세에 의존하는 사람들과 자주를 외치는 사람으로 나뉘는것 같구요. 수천년 이어온 지금 역사의 중심에는 배부른 모리배들이 있는것 같네요

  • 박찬호 선수의 사진을 보고 반가워서 클릭했는데.....
    바로 밑에는 별로 반갑지 않은 노장들이....


해마다 8 4이 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정든님 정은임 아나운서 입니다. 벌써 6년이 흘렀네요. 너무도 허무하게 우리들 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모바자회가 열리고, 그녀를 다시 한번 기억 합니다.

 

# 1

 

그녀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 합니다.
늦은 밤 들려오는 목소리와 낯익은 시그널 음악. 그리고 지친 영혼을 달래주던 따뜻한 감성 까지 말이죠. 늦은 밤에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힘을 주었고, 야근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주었던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는,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었습니다.

 

고공크레인 위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던 한 노동자의 절규와 죽음을 이야기할 때 울음을 참던 그 목소리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따뜻한 세상은 아직도 멀기만 하니 더욱 그녀의 목소리가 그리워 집니다. 세상에서 버림받고, 사람들에게 시달리던 사람들의 어깨 너머로 들리던 그녀의 따스함이 그립습니다.


 

요즘도 똑똑하고 예의 바른 방송인들이 많습니다. 인기가 많은 연예인도 참 많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대중들에게 더 크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수년 전 그녀가 보여주던 진실된 따스함과 용기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녀가 그립습니다.

2008/05/17 - [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 정은임 아나운서와 고공크레인에서 바라본 세상

 

# 2

 

가끔 하늘을 나는 새들을 바라봅니다.
그들은 대체 어떤 길을 따라 날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높은 하늘에는 특별한 길이 없습니다. 새들은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이러한 새들의 날갯짓을 보며 자유로움을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수 많은 길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그 길을 따라 가기 위해서 발버둥을 칩니다. 그 길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기에는 너무나 좁은 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합니다.

 

길에서 낙오한 사람은 갈 곳을 잃어 버립니다. 우리 사회는 그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상이 요구한 길을 걷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길은 세상이 가르쳐준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로움은 스스로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것이죠. 세상을 이겨낸 사람들이 그러한 길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사람이 된 것이죠.

 

우리의 삶이 비록 위대하진 않더라도, 지혜로움과 행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을 이겨내는 방법은 새들과 같은 자유로운 생각과 지혜로움입니다. 남보다 뒤쳐져 있다고, 가난하다고, 장애가 있다고 인생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자유로운 영혼은 스스로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경쟁이 필요 없는 세상의 지혜로움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리고 삶의 지혜로움은 낮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억할 수 있는것이겠죠.


 

 

영화와 함께 살다가 세상을 떠난 한 아나운서를 기억 합니다. 그녀의 지혜로운 날갯짓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위로의 바람을 느꼈던가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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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8.05 07:39

    자유롭고 싶은데 자꾸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언젠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을 하겠죠?
    그때는 하늘에도 복잡한 길이 만들어질지 모르겠어요. ㅎㅎ
    으~~ 생각만해도 깝깝해지는군요.
    정은임 아나운서, 그립습니다.

    • 진정한 의미의 자유는 그래서 어려운가 봅니다^^ 살면서 느끼는 현실적인 고민들이 만만치 않죠. 그래도 Reignman님의 글을 보면서 삶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늘 그리운 이름이죠.^^

  • 지혜와 감성이 매말라 가는 요즘.
    추억속에 점점 더 그리워 지는 이름들 중 하나네요.
    매년 그들이 떠난 날이 지날때면...말이죠.
    얼마전엔 김광석이 그렇게 그립더니...

    •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네요. 요즘 의사 장기려 평전을 읽으면서 삶에 대한 또다른 고민에 빠져 있네요. 오래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날때 참 마음이 아프죠. 김광석도.

  • 없기에 더더욱 그리운 분들이 늘어갑니다.
    있어서 더더욱 짜증나는 쥐들도 늘어갑니다.
    그 그리움과 그 짜증 속에서 우리의 길을 내는 것이겠지요? ㅜ.ㅜ

  • 2010.08.07 16:42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8.10 00:08

    이런 분들을 두고 써준데로 읽는다고 말한 그 狗개의원... 아직도 버티고 있겠죠....

  • 한국을 떠나면서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잠 못들면 듣던 님의 라디오도 그 중 하나이겠죠

    • 벌써...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충격적이던 그날이 아직도 기억에 있네요. 정든님이라는 말이 참 슬프게 들리기도 하네요

  • 바람의 유영 2010.10.30 12:51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주변 상가 점포에 휴가 안내 표지판이 등장하고 바닷가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의 소식이 방송의 첫머리에 등장합니다. 여행 전문 블로거인 비프리박님 역시 휴가를 떠났습니다. 일년에 단 한번, 많은 사람들이 노는 것과 쉬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공식적인 휴가시즌 입니다.


# 1

한 시민단체의 주관으로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정치인을 비롯해서 신문사 기자, 대학생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경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을 통해서 매일 체험한 사람들이 내놓는 다양한 경험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현실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면서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의 고통을 실감하며 먹는 것과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투쟁인지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7천원짜리 외식을 하면서 가족이 굶을 것을 걱정하니 울음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정부가 정한 최저 생계비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힘겨운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파란당의 모 의원처럼 거뜬히 버텨낼 수 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거기다가 천원을 기부하는 센스까지 봤습니다. 우리 시대의 정치인이 얼마나 서민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는지 실감하는 모습이었죠. 그들이 우리의 정치를 이끌어 가는 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없을 거라는 것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른 것이고, 체험하는 것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그 차이 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는 정치집단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참 걱정스러웠습니다.



# 2

한달에 8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19살 소녀가 자살을 했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한번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보지 못했습니다. 힘겨워도 이겨내리라는 다짐도, 성실하고 열심히 살면 된다는 희망도 결코 소녀에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일할 곳이 없어 힘겨워 하고 갈 곳이 없어 두려워 하던 소녀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차디찬 강물이었습니다. 버티기도 힘든 세상을 구원해 줄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나 봅니다.

마르크스 철학에 심취했던 한 경제학자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복지에 대한 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먹고 사는 작은 단위 경제에 대한 인간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가 잘 유지되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말이죠. 경제 규모의 크기로 잣대를 삼는 것이 아니라 경제 주체의 삶의 질이 우선시 되는 사회가 잘 사는 나라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적 약자를 인식하고 보호하는 국가의 복지에 대한 정책이 자본주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자유와 평화가 공존하는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의 척도를 청년실업률최저임금 보장으로 꼽았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의 진입을 앞두고 비교하는 규모의 경제학이나 평균 소득을 따지는 것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의 기준으로 볼 때 우리는 아직도 선진국의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했고,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행위도 미흡합니다. 그리고 그가 우려했던 '젊은이들의 자살'과 '부의 양극화' 현상만 남아있을 뿐이죠.

최저 생활비로 한 달을 사는 체험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한 기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봅니다. 스무살 인생을 한번도 피워보지 못하고 매정한 세상을 홀로 떠나간 한 소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니다. 그리고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눈물을 기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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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그나마 여름이라 난방비는 포함안된 체험이겠죠..
    이런 체험은 겨울에 해야 제대로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째 먹고 살기 힘들어 목숨마저 던지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아무리 파란당 이지만 국회의원 이라는 사람이 그래선 안되겠죠. 아픈 곳에서 낭만을 찾고 있다니.. 아무튼 사회가 참 힘들어져 가는것 같습니다.

  • 슬프군요 ㅠㅠ
    아직은 더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나이라고 격려라고 해주고 싶지만...늦은 거군요
    패밀리 식당에서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이 고통스러웠을거에요

    • 저도 소녀가 일을 하며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오늘도 소녀의 죽음에 주는 슬픔이 가시질 않는군요.

  • 뉴스를 통해 이런 형태의 죽음과 관련한 내용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네요.

    소녀에게 한줄기 희망이라도 보였더라면 삶이 달라졌을까요?
    외형적 성장에 가리워진 그늘진 곳의 삶도 보듬어 볼 필요가 있는데 말이에요~

    휴~~~

    • 외형적인 성장속에 불편한 진실들을 잊고 사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너와 내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것 같구요. 우리 사회의 그늘이 갈수록 커지는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8.03 11:04

    생계유지가 어려워 창창한 젊음이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세상이지만 어쨌든 살긴 살아야겠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 또 말하겠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노라고...
    지겹습니다.

    • 소녀의 죽음은 꿈을 상실한 현실에 있는것 같습니다. 꿈꾸기 조차 버거운 세상. 우리는 이 치열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꿈꾸며 살아야 할까요.

  • 의미 있는 체험이군요. 이런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지도 몰랐네요.
    진작 알았다면 저도 신청이나 해봤을 것을..

    요즘 들어 사람 사는 곳이 과연 사람 사는 곳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한 쪽에서는 재물을 쌓아두고 있는 판국에
    다른 한 쪽에서는 생계가 어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다니요.
    적어도 그런 일은 없어야 하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련지요.
    갑갑할 뿐입니다.

    • 모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도 나오더군요. 체험한 사람들중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세상 사는게 참 서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합디다. 사람 사는 세상이 힘겨워 지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봅니다.

  • 과연 재산 수십억 가진 자들이 최저 임금에 관한 법을 정하는 게 말이 되는지,
    과연 강남 땅부자당에 몸담고서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지,
    그러고서도 얼마가 남아서 기부를 하네 어쩌네 까부는 게 삶의 무게를 체험한 건지,

    참 웃기지도 않은 파란 1번의 세상입니다.


    덧) 초입에 제 닉네임을 불러주시다니, 영광이옵니다.
    다만 다른 이는 어느 누구도 여행전문블로그라는 데에 동의할지가 의문. ^^
    저부터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니까요. -.-;

    • 체험하고 나온 파란피의 그사람이 내놓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문화생활에 기부생활까지 했다고 자랑하는.. 할말이 없는 사람들이죠. 여행블로거는 미래지향적인 뜻에서 불러봤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8.10 00:10

    지난 주말 친구들과 피서를 다녀왔는데, 이 글을 읽자마자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겹쳐집니다. 비록 비싼돈을 들인 피서는 아닐지라도, 나눔에는 인색하면서 자신에게는 관용적이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네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의 방향을 서서히 바꾸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세상이 수상하다 보니 이런일이 많이 생기나 봅니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이런 슬픈 소식은 이제 멈추었으면 좋겠네요


주절주절 내리는 장마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올해 장마는 끝났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폭우가 아닌 열기를 식혀주는 그런 비를 원했는데 말이죠. 8월에는 열대야가 9월에는 태풍이 예고된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기예보'입니다. 십수년간 병역을 회피한 어느정치인이 몰랐다고 이야기 하는 것만큼 믿기엔 꺼림직합니다.

요즘 더운 밤을 보내기 위해서 창문을 모두 열고 헐벗은 자세로 잠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외부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도 크게 느껴지네요. 밤늦게 아랫집 총각이 탐닉하는 '에로 있는 영화'의 헐떡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막걸리 한사발에 흥얼거리는 취객의 '비내리는 호남선'이 들려올때도 있습니다.

# 1

얼마전인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밤늦게 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고요한 새벽에 울려퍼지는 술취한 청년의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2층 창가에 대고 사랑을 갈구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애잔하게 들리더군요. 그래도 2층집 처자는 끝내 창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는 청년이 열리지 않는 창문을 향해 던진 마지막 말은 '기다릴께' 였습니다. 그 소리가 들리자 마자 2층의 불은 모두 꺼졌습니다. 가로등에 의지해 뒤돌아서서 걷는 청년의 뒷모습을 쳐다 봅니다. 축처진 어깨는 몇걸음을 걸을때마다 뒤돌아 서서 처자의 창문을 바라 봅니다. 미련인지 집착인지 알수는 없습니다.



# 2

몇해전 지방으로 장기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육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그곳의 많은 분들과 친해지게 되었죠. 지방 인심이 전해주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감동이었습니다. 그중에 저를 참 좋아해 주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머리가 약간 벗겨지고 나이가 50정도 되신 분인데 세상 모두에게 친절한 분이였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웃음이 주는 여유로움과 철학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돌아오기 전에 회식을 했습니다. 모두가 거하게 술을 한잔씩 했죠.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서 노래방을 갔습니다. 물론 음치와 몸치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저는 조용히 감상만 했습니다. 80년대 댄스곡이 흐르고 알수없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모두가 술과 흥에 겨워 마지막 이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자기 순번을 받은 그 아저씨가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노래방 기기에서는 조용한 발라드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죠.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일부는 화장실로 도피를 하고, 일부는 오지 않는 전화기를 부여잡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저씨는 조용하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스치는 바람결에 사랑노래 들려요, 내곁에서 떠나버렸던~~" 50넘은 아저씨가 부르기에는 노래가 참 서정적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갈 무렵 아저씨가 울먹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진지한 아저씨의 표정에서 느낄수 있었죠.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주고 싶다'는 가사가 아저씨를 울컥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다시 알수 없는 트로트 음악과 말도 안되는 팝송이 이어졌습니다. 아저씨는 그후로 노래를 더이상 부르지 않았죠. 그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면서 웃고만 있었습니다.

이후에 아저씨가 혼자 사는 독신남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어딘가에 보수공사 조차 할수 없는 하자가 있다는 둥, 눈이 너무 높아서 못했다는 둥 말이 있었지만 아저씨는 못한게 아니라 안한거라고 끝까지 우겼나 봅니다. 서른살에 찾아온 열병같은 사랑의 아픔을 겪은후, 관념적인 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나 봅니다. 그리고 아직도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과 함께 다가올 뜨거운 사랑을 기다린다고 있습니다.


청년이 떠나간 거리뒤에 새로운 하루가 밝아옴이 느껴집니다.
조금씩 세상이 밝아지고 부지런한 노인들의 아침 산보가 시작되는게 보입니다. 청년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사랑을 기다리며 아침을 맞이하는지도 모릅니다. 청년이 떠난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아저씨가 부르던 노래 가사가 생각이 납니다. 내게 남은 사랑을 모두 주고 싶다며 울먹이던 그 모습도 함께 떠오릅니다. 청년이 던진 마지막 말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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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정말 요즘 창문을 활짝 열고 자다보니..
    동네 골목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들이
    때로는 웃음을 주기도 때로는 짜증을 주기도 합니다.
    아직 사랑을 고백하는 청춘들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아 아쉽네요.

    • 가끔 고양이가 짝을 찾는 소리는 들리더군요. 밤에 고양이들이 참 많습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고양이들이 반갑더군요.

  • 음...저도 뉴스를 봤습니다.
    시작도 안한 장마가 끝났다고 하더군요.
    남쪽에는 비가 많이 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올해에는 장마라고 할 정도의 비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고백하는 청년, 노래하는 아저씨, 그리고 제 눈에는 장맛비가 흐르고 있는데...ㅜㅜ

    •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지니까, 비도 지역에 따라서 불평등이 심하네요. 예전처럼 보슬보슬 내리는 장마비가 그립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29 09:50

    안타깝네요. 창문 아래서 고백하던 그 청년과 그 아저씨... 같은 길을 가지는 않겠죠?

  • 삶의 한 단편이네요~

    아~~ 노래가 심금을 울린다는...^^;

  • 2010.07.31 00:15

    비밀댓글입니다

    • 짧은 사랑이었지만 거기서 받는 느낌이 대단했나 봅니다. 1Q84 에도 보면 비슷한 느낌들이 많이 설명되어 있죠.^^

  • 헐벗은 자세,
    음치와 몸치라는 불치병,
    보수공사조차 할 수 없는 하자,
    이 대목에서 크게 웃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저 아래 뭔가가 묵직합니다.
    그게 개츠비님의 글이 갖는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더운 날들 잘 버티고 계시죠?
    올해도 저희는 집에서 에어컨 없이 살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휴. 덥다.

    • 저도 에어컨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사랑이 필요한 시대라고 하지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요즘 시대에 많이 느끼게 되네요^^


본격적인 휴가철의 시작인가 봅니다.
휴가 계획을 아직도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소나기가 간절한 날이기도 하구요. 방학이라고 PC방으로 출근하는 옆집 '상수' 녀석에게는 아빠의 두둑한 보너스가 간절한 날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방학이 찾아오고 직장인에게는 휴가가 찾아오는걸 보면 이제 여름도 한 가운데 있는것 같습니다.

# 1

얼마전에 독립영화 '고갈'을 보았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를 '아름다운 호러물'이라고 말합니다. 거칠고 투박하게 이어지는 영상을 두시간 넘게 보면서 구토가 나는것을 참아야 했습니다. 아름답다라것에는 인간의 모든것이 고갈되어 남아있지 않은 모습도 포함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영화가 아름답진 못했습니다.

낯선 남자에게 여자는 몸을 팝니다.
더럽고 불결한 쓰레기 더미 같은 곳에서 몸을 팝니다. 몸을 판 댓가로 여자는 짬뽕을 얻어 먹습니다. 영상에서 보여지는 것은 모두 회색빛 쓰레기 더미 뿐입니다.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곳에서 허겁지겁 짬뽕을 넘기는 여자의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쓰레기 같은 세상에서도 인간이 본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더럽고 불결한 여자를 탐하기 위해서 남자들은 불결한 돈을 내고 불결한 섹스를 합니다. 동성애와 가학적 성행위가 등장합니다. 세상의 모든것이 무너진 불결한 세상에도 인간의 욕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폭력을 피한 여자에게는 또다른 폭력이 기다리고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공장 굴뚝의 시커먼 연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잘리고 도륙되어진 여자의 육신은 또다른 무언가를 잉태합니다.

고갈
감독 김곡 (2008 / 한국)
출연 장리우,박지환,오근영
상세보기



영화의 마지막은 모든것이 고갈된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관념적인 사랑도, 세상의 우려도, 도덕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런 모습이었죠. 영화를 보는내내 불편함불쾌감이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 2

오늘도 어김없이 지하철에서는 한 사람이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새벽에 잠을 자던 여자가 성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합니다. 세상은 정치인들이 내뱉는 구호로 가득차고 언론은 숨길것은 숨기고 보여줘야 할것만 보여줍니다. 별 세게 로고의 기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발표하고, 별이 없는 중소기업은 휴가비 없는 휴가를 선언합니다.

TV 드라마에 나오는 세상은 멋지고 화려하기만 합니다. 적어도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의 편리한 불륜과 여유로운 웃음이 묻어 나옵니다. 현실과 너무도 다른 청춘들의 모습은 활발하고 기쁘기만 합니다. 현실과 다른 이야기들을 오늘도 학습하며 내일을 꿈꿉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고 이야기를 하니 점잖은 타이름이 넘어옵니다.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는 꾸지람이 이어집니다. 틀린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끝에선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우울할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만이 전달할수 있는 특별한 공기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죽거나 혹은 죽임을 당하는 것이 이슈가 되는 사회는 평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무언가가 없는 사회이거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느낌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영화 '고갈'이 주는 불쾌감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힘겨운 더위를 견디고 나면 세상에 따뜻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삽질을 위해 사람이 희생당하는 세상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세상의 끝에선 자에게는 희망이 생기고, 약자를 겁탈하는 비겁한 행위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10

  • 세상은 어지럽군요.
    별 세개 짜리 쓰레기 기업은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고
    그 하청 업체들은 먹고 살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있는 자가 없는 자를 발라 먹는 것은, 부자감세-복지예산감소 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도 들어맞습니다.

    영화 고갈은 못 볼 거 같군요. 리뷰를 잘 적어주셨어요.
    어쩌면 "딱 내 스타일이야!" 그러면서 볼 분이 계실 수도 있긴 하겠지만.

    • 별세개를 비롯한 대기업이 약속한 고용창출이 이미 거짓임이 들어났죠. 정작 그들이 받은 혜택만큼 무엇을 돌려주는지 의문이네요..고갈...보지 마세요.^^

  • 얼마전 봤던 뱀파이어 영화를 보면서..차라리 이영화가
    오히려 더 현실보다 인간적이구나 싶었습니다.
    죽고 죽이는 현실을 보면서...참...
    서로 피를빠는 뱀파이어랑 뭐가 다를까 싶더군요.
    삐를 빨고 자신의 종족을 늘려가는 모습까지두요.

    • 벰파이어가 설치는 세상이 더 인간적일수 있겠군요^^ ㅋ 벰파이어 세상보다 설치류가 설치는 세상이 더 나쁘긴 하네요. 불쾌한 진실...참 보기가 힘들죠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7.27 20:51

    고갈 딱 제 스타일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특유의 불쾌한 여운이 남지요.
    저는 그 여운을 참 좋아합니다.
    고갈 역시 그런 비슷한 느낌이길 바라며...

    • 저도 김기덕 감독 영화를 좋아합니다만...고갈은 레인맨님 취향은 아닌듯 합니다. 메시지가 던져주는 불쾌함을 떠나서 영상이 던져주는 불쾌함이 더 크다고 봐야죠;; 보신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부디 엔딩까지 보시길.;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29 09:54

    세상이 참.. 뭐라 말을 하자니 검열에 걸릴 것 같네요. 참 더럽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희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사람이 점점 늘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 고갈 이라는 영화에는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기분 나쁘게 들리는 기계음소리가 다죠. 우리가 사는곳도 별반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 고갈이란 영화 한 번 보고 싶습니다.
    그 마음 속의 불쾌함을 느껴보고 싶군요.

    • 아, 사실 권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정말로. 우리가 느끼던 불쾌감과는 좀 많이 다른 불쾌감이 엄습해 오더군요


요즘 한 국회의원의 발언파문으로 말이 많습니다.
누굴까 하고 찾아 보니 지난 선거때 문화일보의 테러로 아깝게 떨어진 정청래 전의원의 지역구더군요. 테러로 선거에서 어렵게 이겼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네요. 강용석 의원의 사건을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MB를 좋아하지 않고 비판하지만, 70대 노인을 들먹이면서 할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같은 편인데 말이죠. 더군다가 여성의 외모와 연결되는 부연 설명은 기가 찰 노릇 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에게 과연 그런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도 우습구요.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부끄러워 집니다.

# 1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스무살 인생에게 더이상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혹독한 학습 기간을 거치고 또 다시 경쟁사회로 내몰리는 젊은 청춘에게 꿈과 이상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죠. 이름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가문을 빛내는 것이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진 것이 인격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진지하게 하는 인생에 대한 고민은 대부분 돈과 직장의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에게는 그런 고민조차 사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소수의 청춘만이 부의 세습과 경쟁에서 이긴 보상으로 꿈을 꿀수 있는 것이죠. 대다수의 청춘은 영양가 없는 인스턴트에 중독되어 삶의 시간을 버려가고 있습니다.



시급 4천5백원에 고용이 되고 식상하면 다시 버려집니다. 다시 쓰여지기 위한 시간동안 갚아야 할 빚들만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20대의 끝자락에 서게 됩니다. 갈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어 방향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서 가슴 속에 품어 두었던 꿈과 열정을 하나 둘씩 꺼내서 버리게 됩니다. 현실과의 타협뒤에 찾아오는 것은 하루를 걱정해야 하는 인스턴트 인생입니다.

# 2

파란눈의 한국인 교수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책임을 정경유착을 묵인하는 위정자의 위선에서 찾았습니다. 계급을 나누는 것이 다스리기 편했으니까요. 그러면서 도덕과 인격이 상실되고 경제적 힘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찾아왔습니다. 계급을 지키는 것도 힘겨워 지는 시대가 온 것이죠.

80년대 취루탄을 온몸으로 맞으며 노동운동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있었습니다. 차별받지 않는 세상,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세상을 위해서 투쟁을 했던 것이죠. 노조가 만들어지고 불합리한 처우가 개선되었습니다. 이제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 온다고 믿었죠.

거대한 기업의 노동자는 자신들의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못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상대적인 박탈감과 부당함을 호소하지만 그저 메아리로 돌아올 뿐입니다. 더 이상 이상과 정의를 위해서 싸우지 않습니다. 인정된 계급은 거기서 머무르는데 만족할 뿐이죠. 더이상 젊은 청춘을 위하여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강용석 의원의 토론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어떤 자괴감이 들었는지 상상할순 없습니다. 어쩌면 부조리한 현실에 낙담했을지도 모르고, 이런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릅니다. 인스턴트 식품처럼 취급되는 청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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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나마 젊은 의원이 저런 생각을 하고 살 정도면...
    미래를 더 걱정해야 하는 건가요 ㅠㅠ

  •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게 참 답답하네요~
    인격수양부터 다시해야할 듯...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이 사람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지게 된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책임 질 수 있는 말만 하려고요.
    아니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던가...

  • 이런 발언이 너무도 아무렇지않게 입밖으로 나오고 있다는 자체가
    참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역시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사회지도층에는
    속하지 않나 봅니다. ㅡㅡ;

    • 사회지도층의 자질이라고 하기엔 너무 천박하죠..사석도 아니라 공석에서 말이죠. 인격적으로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좋겠네요

  • 강 머시기가 그런 소리 떠들던 자리가 어떤 이름을 내걸고 있었는지,
    명실상부하게 좀 적나라한 이름을 내건 모임이었음 좋겠단 생각하고요.

    못 생겨도 서비스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떠들던
    쥐닮은 자가 대통령을 해먹고 있는 나라이니,
    이런 꼬락서니는 상식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젊음은 있되 꿈은 없는 세상,
    정규직 노동자는 있되 배려는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요즘 보고 있는 책을 보면, 우리사회의 노동의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것을 느낍니다. 생존본능을 위한 힘겨운 투쟁에서 벗어나질 못하죠, 나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것도 참 아이러니하죠.^^ 비프리박님을 국회로!


어느 곳에는 물난리가 나고 또 어느 곳에는 하루종일 햇빛이 따갑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날씨 차이가 많이 나는게 조금은 신기 합니다. 휴가철이 다가오는가 봅니다. 여기 저기서 휴가에 대한 이야기가 꽃을 피웁니다. 주머니는 얇아 졌어도 멋진 휴가에 대한 소망은 커져만 갑니다. 일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을 주고, 매일 반복되는 긴휴가에 힘들어 하던 사람들에게는 내일을 꿈꾸는 보람있는 휴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 보이는 것

동네 골목에 작은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이름은 슈퍼마켓 이지만 물건 고르기도 버거울 정도로 작고 협소합니다. 그곳에는 나이든 할머니늙은개가 있습니다. 가끔 물건을 사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 서면 늙은 개가 힐끗 한번 쳐다보고 꼬리르 흔듭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봅니다. 매번 같은 풍경 입니다.

월드컵이 동네의 치킨 가게를 습격하던날 새벽에 편의점을 가기 위해서 밖을 나갔습니다. 가는 길에 작은 슈퍼마켓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졸고 있던 늙은개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보고 꼬리를 흔듭니다. 책상에 머리를 숙인 할머니는 그래도 고개를 들지 않습니다.

과자 몇개와 음료수를 고르고 계산대로 가자 늙은개가 갑자기 낑낑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졸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밤에도 장사하냐고 묻는 말에 장사가 안되서 밤에 담배라도 팔아야 된다고 대답합니다. 낯선이가 가게 문을 나서자 늙은 개는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슈퍼마켓을 밝히는 백열등의 불빛이 덥게 느껴집니다.


다음날 오후에도 슈퍼마켓의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졸린눈의 늙은 개와 할머니의 모습이 유리문 너머로 얼핏 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할인마트와 편의점이 참 많습니다. 몇발자국 걸어가면 편의점 간판이 보입니다. 할머니의 삶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 2 사라지는 것

대형 전자마트가 들어서자 옆 건물의 컴퓨터 가게가 점포세를 붙입니다.
재개발이 확정된 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소개 업소가 개업을 합니다.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용달 트럭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도로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음식점과 점포들이 늘어 갑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스산한 풍경을 만듭니다.

할머니가 계시는 슈퍼마켓에서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형 편의점이 오픈 준비를 합니다. 노란색 간판이 달리고 밝은 형광등이 설치가 되고 은행의 ATM기가 설치가 됩니다. 이 좁은 도로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몇개인지 모르겠습니다.

며칠이 지난후부터 할머니의 슈퍼마켓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희미한 백열등으로 환하게 불을 밝히던 가게에는 초록색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습니다. 할머니의 모습도 늙은개의 모습도 더이상 볼수가 없습니다. 초라해 보이는 건물이 할머니의 얼굴에 그려있던 주름의 깊이만큼 스산하고 우울해 보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비슷한 풍경인것 같지만 너무도 다른 풍경입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모습을 발전과 번영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픈 모습이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지키고 있던 슈퍼마켓의 셔터앞에 점포세 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에 희망을 심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또다른 좌절을 맛볼지도 모르죠. 하지만 더이상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은 볼수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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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1

  • 정말 신기합니다. 저는 비를 싫어해서 좋긴한데 무더운 여름 날씨를 식혀주기에 장맛비 만큼 좋은 것도 없죠. ㅎㅎ

    대형마트가 슈퍼마켓 수준으로 동네 곳곳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또 얼마나 많나요.
    구멍가게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 어릴 적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ㅜㅜ

    •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ㅎㅎ 그래서 요즘 죽을 맛입니다. 햇빛이 너무 강렬하더군요^^ 동네 편의점도 그리 잘되진 않나 봅니다. 삶이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갈곳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 거대자본의 위력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서민들입니다. -.-;;;
    경제권력에 대한 제어가 되지 못하는 정치권력.
    아니, 오히려 경제권력과 한통속인 정치권력.
    그들의 팀플에 의해 서민들의 생계 기반 붕괴는 가속화되네요.
    어쩌면 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자본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늙은 개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ㅜ.ㅜ

    • 늙은개의 신통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주인의 일상에 따라서 밤을 지새우다 보니 개도 많이 늙어 보이더군요. 말씀 하신대로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주인과 함께 주름살만 깊어가는 늙은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밀려 사라져버리는 느낌이랄까...
    지금쯤 할머니는 어디서 어떤모습으로 계실까요...
    씁쓸한 장면같습니다. ㅠㅠ

    •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을 볼수 없어서 마음이 짠 해지더군요. 때로는 흑백 풍경속에서 세상의 흐름을 찾곤 합니다.^^

  • 동네 슈퍼들이 정말 슈퍼마켓에 사라지고
    헌책방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그렇게 어느덧 .. 주변에 스며드는 군요.

    •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새롭게 나타나는것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바뀌는 풍경속에 사라지는 것들이 그리워 지는 날이죠^^

  • 이제는 삶에서 조차 흑백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만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정말 사라지는 것만을 회상만 하는 미래가 될까요?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좋은 수필 고맙습니다.


    저희 빛창 블로그에서

    빛창 130만돌파기념 퀴즈 이벤트를 합니다.
    방문하셔서 퀴즈 이벤트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www.saygj.com/notice/720

  • 새로 생겨나는 것들보다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부척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저도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ㅎㅎㅎㅎ

    • 가끔 문득 생각나는 풍경들이 바로 이런 풍경이더군요. 나이를 먹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억이 또렷합니다.^^ 쥐도 모르게 민간인을 사찰하는 사건이 생겼죠. 설마 쥐도 몰랐을까 의심하고 있습니다만. ^^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 집니다.
특히 한낮에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안쓰러울 정도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행상을 하는 아주머니의 얼굴에도,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의 이마에도, 학원을 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에도 짜증스러운 표정이 머물러 있습니다. 더운 여름이 되면 겨울을 그리워지고, 추운 겨울이 되면 여름이 그리워지는것 같습니다.

# 1

폭력과 폭행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미래를 꿈꾸어야 할 아이들이 성추행을 당하고 성폭행을 당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비명을 지르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낯선이가 전혀 반갑지 않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가 두려워 지는 세상입니다.

물리적인 폭력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민간인을 사찰하고 권력이 국민을 협박하는 시대 입니다.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박탈 당하는 이상한 세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의문을 제기 하면 고소고발이 뒤따르고, 권력에 항변하는 연예인과 공인들이 하나둘씩 잊혀져 갑니다. 말하기가 두렵고 토론이 무의미해지는 세상입니다.

경제적 폭력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가진자가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경제적 폭력을 휘두릅니다. 사회적 약자는 강자가 정해놓은 노동의 댓가만으로 힘들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돈의 가치가 이미 인간의 가치를 넘어서서 가지지 못한 자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려야 하는 세상입니다.



# 2

미래를 예측하던 한 미래학자는 산업의 발달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순방향과 역방향을 예측 했습니다. 이미 반세기 전에 엄숙한 경고를 했습니다. 자본의 생산성이 인간의 가치를 존중할때에는 생산과 소비가 적정 수준에 머물면서 올바른 사회로 발전한다고 합니다.

자본의 생산성이 인간의 가치를 무시할때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이 일어 나면서 부와 권력에 따른 계급 차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쟁과 폭동, 사회적 불안과 범죄의 발생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이 자본의 역방향으로 가곤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가진자의 횡포가 당연시 되고 사회저 폭력과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노동의 가치가 천대받는 세상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잘 사는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이 만드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미처 인정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권력의 폭력과 폭행이 되풀이 된다면 사회는 부정과 부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이 가하는 폭력과 폭행이 더 심해진다며 우리 사회는 의심과 감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경제적 폭력이 당연시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아무것도 보장할수 없는 어두운 터널이 될것입니다.

우리의 짧은 역사를 더듬어 봅니다. 그리고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살아왔던 기억과 두려움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땀흘리며 돌아와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합니다. 온몸을 달구었던 열기가 한순간에 씼겨 내려갑니다. 찬물을 벌컥 벌컥 들이마셔 봅니다. 더위를 잠시 잊었다고 생각이 들 무렵, 코에서 콧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재채기가 나기 시작하구요. 얼굴에 살짝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 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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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권력의 횡포가 날이갈수록 심해지니, 소시민들 어디 숨이나 제대로 쉬며 살수 있을까 싶어요~~
    천지개벽할 일들이 좀 생겨서 확~~ 바뀌어(정권) 져버렸으면 하네요. ㅎㅎ

    • 권력이 오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낍니다. 정말 선량하게 사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더군요.^^ 진정 국민에 겸손한 사람들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요즘 날씨가 참 덥죠.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받는 소식들을 접하면 더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샤워를 해도 그때 뿐... 선풍기나 에어컨을 마음껏 돌릴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원한 수박화채 한그릇 먹고 싶네요.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리셨다니 유감입니다.
    얼른 나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야구장 가셔야죠.

    • 개보다 못한 놈이 된것이지요^^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콧물은 더이상 나지 않네요. 시원한 화채 좋죠.^^ 생각만 해도 시원해 지네요. 요즘 날씨가 좀 수상합니다. 오늘은 살짝 비가 보이더군요.^^

  • 늘어나는 범죄들의 배후에 정부가 있다는 음모이론을 흘려 들었습니다
    그래그래, 하고 대충 넘어갔는데...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폭력도 여러 종류가 있지요
    요즘은 물리적 폭력보다도 더 무서운 폭력들을 자주 목격하는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합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폭력이 당연시 되는 사회인것 같습니다. 이젠 무덤덤해지기도 하네요. 물리적 폭력보다 더 무서운 폭력이 바로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돈이 행복과 동일시되는 사회.
    경제가 모든 걸 우선하는 사회.
    참 거꾸로 가는 사회입니다.
    인간, 인간의 노동, 인간의 가치, 인간의 행복, ...
    그런 걸 생각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지금 사회를 만든 자들에게 조금은 감사를 해야하는 걸까요. ㅜ.ㅜ

    • 노동의 가치를 잃어 버린 사회의 미래가 불행하다는 것은 확실한 팩트지요. 그건 인간을 잃어버린 사회가 되니까요^^ 지금도 늦지는 않았죠. 부의 분배와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봐야할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에 지친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 집니다.
회색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 넥타이를 맨 사람들, 뾰족 구두를 신은 사람들..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쏟아 집니다. 하루를 마쳤다는 안도의 목소리와 노동을 마친 힘겨운 한숨소리가 섞여서 복잡해 집니다. 회색 거리에 사람들의 정겨운 땀냄새가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양복을 입고 길을 걷는 젊은이의 걸음걸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엇을 깊이 생각하는지 알수 없지만 크게 낙담한듯 어깨가 축 쳐져서 걷습니다. 앞을 보고 걷는지 땅만 보고 걷는지 알수 없습니다. 젊은이와 함께 걷는 그림자조차 힘에 겨워 보입니다.

# 1

얼마전 예전에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를 만났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인데 참 성실한 분입니다. 직급은 낮아도 부지런히 뛰어 다니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참 사연이 많은 분입니다. 다니는 직장이 3년도 못가서 다 부도가 나버리고 말았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직을 많이 한 분입니다.

가족을 두고 장기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던 분입니다.
공부 잘 하는 아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분이었죠. 언젠가 한번은 이렇게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함께 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견뎌야 한다는 것이 대답이었죠. 힘겨워 하거나 힘들어 하지 않고 당당한 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분이 저에게 던진 말은 일을 할만한 직장을 구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석달째 쉬고 있다는 겁니다. 마흔 다섯을 넘긴 나이. 웬만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낙담하고 돌아가는 그 분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예전에 그 당당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축 늘어진 어꺠에는 무거운 짐을 가득 메고 있었습니다. 뚜벅 뚜벅 걷던 발걸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흰머리가 늘어가는 그분의 뒷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2

세상살이가 참 쉽지 않습니다.
한번 뒤쳐진 사람은 재기하기 조차 어려운 잔인한 세상입니다. 능력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어긋난 세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참 힘겨워 합니다.

한번 좌절을 겪은 사람은 갈수록 자신감을 잃어 갑니다
성공에 대한 열정 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져 갑니다. 어두운 도시에서 쉴곳을 찾지 못해 헤매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더 자신감을 잃게 되지요. 어깨를 펴고 걷는 날보다 땅을 보며 걷는 날이 늘어납니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지는것이 되지요. 그렇게 패배를 거듭하다 보면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를 이야기하던 어느 작가는 우리에게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세상이 힘들게 다가오더라도 어깨만큼은 활짝 펴고 걷자는 것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어깨를 활짝 펴고 걷는 것이 세상이 주는 우울함을 극복할수 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당당한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머피의 법칙으로 유명한 심리학자는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긍정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죠. 우주의 법칙은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뛰는 생각만 하는지도 모릅니다. 분에 넘치는 욕심과 타인에 대한 부러움이 우리를 무작정 뛰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충분히 걷는 연습을 한후에 뛰어도 늦지 않습니다.



풀린 다리로 힘들게 걷던 젊은이가 몸을 추스립니다. 무슨 생각을 했느니 안경을 똑바로 쓰고 가방을 다시 둘러 맵니다. 굳게 다문 입술을 보니 아까와는 많이 다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젊은이의 어깨가 펴지자 함께 걷던 그림자도 당당해 집니다.


실패와 두려움 때문에 어깨를 펴고 걷는걷이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나를 이렇게 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나의 열등감을 들키진 않을까 생각하면서 위축되기 쉽죠. 그럴수록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걷는 연습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해결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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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만으로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고 ... 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일도 알고 보면 생각, 마음가짐에서 출발하지요.

    웃으면 세상이 함께 웃고, 울면 너 혼자 울거다, 라는 말도 떠오르네요.
    긍정의 힘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역시 울림 있는 글은 강렬하단!

    • 세상살이가 마음먹은대로되진 않지만 마음 먹은대로 바라볼수는 있겠죠.^^ 긍정의 힘이 가장 큰 힘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어깨가 축 쳐지신 분들이 많더군요. 고되고 힘든 시간이지만 당당해 지는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 자신을 사랑할줄도 알아야, 세상에 더 당당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
    자아존중~^^ 문득 이말이 떠올랐습니다.

    • 그렇죠. 자기애가 없으면 타인에 대한 사랑도 없다고 하죠.^^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자신의 어깨를 당당하게 펼수 있따고 봅니다.^^

  • 능력보다 샤바샤바가 더 중요한 세상인가요.
    암튼 저도 어깨를 활짝 펴고 걷는 연습을 좀 해야겠습니다.
    땅을 보고 걷던 시선도 위로 좀 올리고 말이죠.
    아무리 바라고 바라도 세상은 잘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변하는 것이 곧 세상이 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니폼을 좋아하는 개츠비님의 취향도 좀 바꿔 보세요.

    • 땅을 보고 걸어도 500원 줍기 힘든세상이죠^^ 그럴바엔 차라리 하늘을 보면서 걸어야 할것 같네요. 요즘 시선을 서로 마주보는 경우가 거의 없죠. 당당한 사람이라면 남을 의식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저는 유니폼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다만 1,500장이라는 말에 Reignman님의 취향을 짐작했을 뿐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07 16:45

    서른도 안된 나이에 회사에서 한 번 당해보니 참 어깨가 많이 움츠러 들었습니다. 다행이 어린 나이에 겪어서 금방 극복을 하고 지금은 오히려 어깨가 뒤로 졋혀지는 기묘한 일이 발생했지만요..

    사람들은 5년 10년 후를 내다보라는데, 한치 앞을 보기가 힘든게 요즘입니다.

    • 네. 이른 나이에 경험을 했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좋은 본보기가 될것 같습니다. 어깨가 뒤로 너무 젖혀지시면 어깨죽지 아래가 막간지러워집니다. 좀있으면 날개가 생기죠. 그러다가 훨훨 날아 다닐수도 있습니다. 다만 추락하면 힘들죠^^

  • 2010.07.09 17:07

    비밀댓글입니다

    • 그래서 저는 아직은 홀가분한가 봅니다.^^ 세상이 힘들지라도 어깨만큼은 펴고 살아야할것 같습니다. 한번 사는 세상인데요. 좋은것만 생각해야 할것 같습니다.^^

  • 분명히 읽은 글이고, 분명히 답글도 적은 것 같은데,
    왜 내 답글은 없을까, 라며
    답글란을 유심히 보니 일빠 답글로 적혀있군요. 그럼 그렇지! ^^


길가의 건물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황급히 뛰어나오더니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사람들이 길을 멈추고 아주머니를 쳐다 봅니다. 고개를 숙이고 울던 아주머니가 일어나더기 하염없이 길을 걷습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립니다. 다리가 풀린 걸음걸이가 슬프게 느껴집니다. 고개를 들어 아주머니가 나온 건물을 쳐다 봅니다. 병원 응급실 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살 소식이 들려옵니다.
유명한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저 이미지로만 짐작했던 배우의 숨겨진 이야기가 흘러 나옵니다. 힘들어 했던 번뇌와 고민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무수한 자살을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슬픈 사회인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외롭고 힘든 사회인것 같습니다.



어느 심리학자는 우리 사회의 자살을 '외로운 시대'가 만들어낸 아픔 이라고 말합니다.
이전 세대에게 충분한 교훈을 얻고, 같은 세대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세대의 희망을 말해주던 사회가 아니라는 겁니다. 삶의 지혜보다는 머리에 든 지식이 대우를 받고, 사회의 잣대를 통해서 스스로의 점수가 매겨지는 냉혹한 사회라는 것이죠.

나이도 상관이 없고, 그 사람의 의견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일률적인 점수에 의해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남자, 좋은 여자가 나뉜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신의 상대적 열등감에 집중하다 보면 세상이 한없이 외로워집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남과 비교해서 얻는 가치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절대적인 가치는 고전적인 유치한 사상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회는 비교우위에서 얻는 즐거움을 향유할것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러한 사회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게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스스로의 세상에서는 치열한 경쟁과 긴장감에 살아야 합니다.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숨을 죽이게 되고 괴로워 하게 되는 것이죠. 나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느끼는 괴로움은 치명적인 것이 됩니다. 결국 '슬픈 안녕'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인간의 가치가 상대적인 점수로 매겨진다면 정말 잔인한 사회 입니다. 나의 가치와 상대의 가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삶을 이해하고 즐길 충분한 권리와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뛰쳐나간 건물에서 중년의 아저씨가 나옵니다.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하는 아저씨의 얼굴에도 슬픈 눈물이 가득합니다. 떨리는 목소리라 자식의 자살 소식을 지인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 복잡한 거리를 텅비게 만듭니다. '슬픈 안녕'이 당연시 되는 거리가 참 슬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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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8

  • 6월의 마지막 날에 들여온 비보에 가슴이 시려옵니다.
    7월의 시작, 이 달엔 좋은 소식만 들려 오기를.... ^^;

  • 정말..이런 소식은 제발 좀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소식만으로도 모두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씁쓸한 뉴스였어요...
    삶의 무게를 혼자서 감당하기 무척이나 힘들었던가 봅니다.

    • 삶의 무게가 무거워 지는 세상이 되어버렸네요. 어쩌면 우리가 너무도 나약해 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소식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도 이런 소식은 안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아하는 배우도 아니었고, 관심갖고 지켜보던 배우도 아니었지만
    참 안타깝고 슬프고 우울하고 그렇습니다.
    너무 뜬금 없는 소식이라 아직도 잘 믿기질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연예인의 자살 소식은 듣고 싶지 않네요. ㅜㅜ

    • 그러네요. '작전' 이라는 영화를 얼마전에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참 잘생긴 배우였는데 말이죠. 앞으로는 좋은 소식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0.07.03 00:43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04 17:24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서 정작 '사람'은 없고 그 사람의 외면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요즘 세상입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요...

    •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무언가가 그리운 세상이 되어 버렸죠. 나이가 들수록 욕심만 늘어가는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주변을 둘러보게 되네요^^

  • 무언가가 그리운 세상이 되어 버렸죠. 나이가 들수록

  • 곳곳에서 자살 소식이 들려 옵니다.
    아직 제 주변 아는 사람 혹은 친척들한테서는
    들려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사회적으로 자살이 너무 많습니다.
    어쩌면 사회적으로-경제적으로-정치적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너무 살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물론,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야한다(!)라고 말해야하지만요.
    상대적 비교 가치에 눈을 고정하지 말고
    나만의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좀 가져야 하는데,
    이럴려면 사회가 근본적으로 뒤집혀야 하는 것이겠죠? ㅠ.ㅠ

    • 자살에 대한 소식이 참 많죠. 연예인들의 자살이 부각이 되어서 그렇지 이름없는 자들의 자살은 너무도 많습니다. 마음 둘곳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할 이유를 못찾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갇힌 사회인것 같네요.^^


오늘 충격적인 뉴스를 봤습니다.
고양이를 학대하고 창문 너머로 던진 사건이었죠. 술에 취했건 이성을 잃었건 간에 아무런 죄가 없는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것 자체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젠가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깨어지는 고통 속에서 슬픈 표정 하나 짓지 못하고 힘든 울음 소리를 내던 모습을 말이죠. 울음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끝까지 눈을 감지 못하고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중요한 것처럼 모든 살아있는 동물들의 목숨도 중요한 것인데 말입니다.

# 고양이를 부탁해

꽤 오래전에 보았던 "고양이를 부탁해"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요원배두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죠. 거기에는 버림받은 길고양이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던 여자가 그 고양이를 친구의 생일 선물로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키울수 없는 처지가 되자 다시 여자에게 돌아오죠. 하지만 여자의 집이 무너져 버리고 여자는 고양이와 함께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가 됩니다.


IMF로 힘들어 했던 청춘들의 이야기 입니다.
꿈이 있고 희망이 있지만 현실은 어둡기만 합니다. 그 어둡고 힘든 현실에 버려진 길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이리저리 현실에 치여 몸둘곳이 없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이 길고양이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길고양이는 누군가의 손에 길러지기도 하고,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사람들의 완력에 죽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죠.

세상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굴복하기도 하고, 무언가에 힘들어하기도 하며, 또 다른 무언가에 미쳐 청춘을 쏟아내기도 하지요. 결국 그러한 삶의 시간을 통해서 좀 더 강해지고 또렷한 스스로를 만든는것 같습니다.

불현듯 고양이에 대한 끔찍한 사건을 보면서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고양이가 사는 모습이나 우리가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비록 애완동물이지만 고양이에게도 선택되어진 시간이니까요. 동물을 학대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세상이라면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늘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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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길고양이의 삶과 우리의 삶이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학대 당하는 고양이와 유린 당하는 우리,
    역시 다르지 않겠군요.
    고양이 학대녀는 그러면 어떤 자와 다르지 않다,
    라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 영화가 보여주는 것도 그러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보다는, 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양이 사건은 참 끔찍합니다.

  • 하 소란스러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음..

    이참에 저도 양심고백합니다.
    예전에 키우던 복실이와 누렁이(개)를 저도 괴롭혔습니다.
    반성합니다. 목덜미를 물었거든요. 얼룩이(야옹이)도 물었습니다.
    얼룩이는 결국 집을 나가 도시의 낭만 고양이가 되더군요.
    어른들은 발정나서 나갔다고 하지만
    실은 제가 녀석을 자주 물어서 녀석이 가출한 겁니다.
    이를 어쩌면 좋나요. 대봉이 녀석을 볼 때마다 목덜미를 깨물고 싶어 환장할 지경입니다. 저 정신과 치료 받아야 할까요? 아흐흑흑..
    설마 대봉이가 배밀이하며 가출하진 않겠죠? -.,-;;

    • 음...저는 고양이를 키운적은 없지만 작은 강아지를 몇마리 키운적이 있었죠. 어릴때부터 집에서 키우던 것들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죽어갈때 마음이 참 아프더군요. 마지막 호흡을 하면서 주인을 바라보던 강아지의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대봉이야 가출을 할리가 있나요. 발가락이 닮은 아버지를 두고 말이죠.^^

  • 휴~ 이번 사건은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한숨만 나오는...

    • 막장이라는게 유행이라고 하던데 이런게 바로 막장이 아닌가 싶네요. 난장 같은 세상에서 추악한 것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 저도 소식은 들었는데..참 끔찍합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약자를 학대하는 건 죄악이긴 마찬가지죠.
    참 씁쓸하네요..

    • 그렇죠. 약자를 학대하는 것이 인정되는 사회는 아닌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보편적인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겠죠. 우리 사회도 그래야 되겠습니다.

  • 고양이학대라는 검색어를 본 것 같은데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
    얼마전에는 햄스터를 믹서기에 넣고 스위치를 누른 사건이 있었죠.
    귀여운 햄스터를.... 그런데 쥐는 믹서기에 넣고 갈아도 될까요?

    • 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죠. 끔찍한 사건이 참 많은것 같네요. 쥐를 믹서기에 갈면 안되죠^^ 쥐는 거세한 후 넓은 광야에 풀어주는게 좋을것 같네요.^^

  •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길거리의 고양이들 싹 모아서 묻어버리고 싶다고
    그게 고양이들 위해서도 나은게 아니냐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꼭 굳이 그렇게 따져야한다면
    우리가 고양이가 원래부터 살던 동네를 빼았고 환경을 바꾸어 놓았으니
    우리가 싹 묻혀버리는게 순서에 맞는 거라고요

    늘 빼앗은 자들이 더 성내기 마련인가 봅니다

    • 일본 소설을 보면 고양이가 참 자주 등장하는데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소설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지가 별로 좋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래요. 우리가 빼앗은 동물들의 세상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쥐의 박멸을 위해서도 고양이가 필요하긴 합니다. ^^


뜨거운 날씨 때문에 길을 걷는게 버거워 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팽창하고 있는 허벅지 때문에 바지가 갈수록 작아집니다.
물론 운동으로 허벅지가 팽창한것은 아닙니다. 그저 앉아서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니까 그런것 같습니다. 허벅지만 팽창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랫배와 윗배가 서로 경쟁을 하며 작은 언덕을 만들어 냅니다. 인체의 아름다움은 유유히 흐르는 곡선에 있다고 하지만 모든 곡선이 아름다운건아닌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 1

한 아이가 공원 벤취에 앉아서 책을 봅니다.
학교를 마치고 왔는지 옆에는 책가방과 자전거가 놓여 있습니다. 독거인이 옆을 지나가도 알아채지 못할만큼 책에 열중합니다. 책 제목을 보니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 입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만드는 소설 입니다.


돈키호테 산초가 공허한 진실을 위하여 싸우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책 읽는 아이의 눈에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 2

한때는 돈키호테와 같은 꿈꾸는 인간을 동경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뚱뚱한 친구를 '산초'라 부르고 마른 아이를 '로시난떼'라 부르며 학교 뒷산을 거침없이 올라가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의감에 넘치던 돈키호테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생각해 보면 나이가 들면서 기억속의 '돈키호테'는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이상을 향해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무모하지만 가장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었던 '돈키호테'가 사라져 버린것이죠. 세상은, 꿈꾸는 돈키호테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문득 문득 '돈키호테'를 그리워 하기도 합니다.
힘든 현실의 벽에 스스로가 무너질때, 포악한 인간들의 잔인한 배신에 치를 떨때, 노력해도 되지 않는 삶의 무게에 지켜 쓰러질때 마다 '돈키호테'의 꿈을 꾸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항상 다시 일어서서 적을 향해 돌진하는 용기를 얻곤 하죠.





세르반데스의 소설 돈키호테가 일깨워 주는 것은 모순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읽는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해 봅니다.
소설속에 나오는 돈키호테가 꿈꾸었던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이룰수 없는 꿈을 꾸는것,이룰수 없는 사랑을 하는것, 이길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 견딜수 없는 고통을 견디는것. 이것이야 말로 돈키호테가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을 이겨내는 용기와 내일을 꿈꾸는 다짐을 만드는 것이겠죠.

책을 읽던 아이가 일어나 책을 가방에 넣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떠납니다. 돈키호테의 모습을 보면서 험난한 세상을 이겨내는 용기와 지혜를 얻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지 아이가 패달을 밟는 모습이 힘차 보입니다. 로시난테를 타고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처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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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4

  • 돈키호테란 이름은 정말 익숙한데
    가만 보면 돈키호테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칼들고 말을 탄 기사라는 이미지 정도...
    여튼 고민만 하지 마시고 운동도 좀 같이 하세요. ㅎㅎ
    운동을 하면서 고민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 위장운동과 숨쉬기 운동은 거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원심력을 잃어 버린 삶의 모습이 아마도 이런게 아닐까 반성하고 있네요. 돈키호테에 대해서 요즘 많은 애착을 가지네요. 소설속에 그는 언제나 무모했기 때문에 좋아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얼마전 잃어버린 아내의 자전거의 애칭이 로시난테였었죠. 망토 종류의 외투를 입으면 산초라고 놀리기도 했었는데..^^..
    언덕을 좀 깍자면..역시 육체 노동이 제격입니다.
    전 다시 산을 다녀볼 생각입니다.

    • 봉긋한 언덕을 보면서 참 아름답구나..라는 생각이 들때쯤이면 이미 생의마지막 단계에 머물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자전거 이름이 로시난테 였다니.ㅎㅎ 좋군요. 왜 집을 나갔을까요.^^

  • 2010.06.23 22:42

    비밀댓글입니다

    • 얼떨결에 잠에 취해서 정신 없이 수면을 했네요.^^얼마 만에 기절하듯이 자봤는지 기억도 나질 않아요. 역시 적절한 수면이 사람의 머리를 맑게 만드는군요. 덕분에 이렇게 늦은밤에 깨어있긴 하지만 뭔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 글 잘읽고 갑니다.
    철학적인 면 이있으신거 같아요 예술가 처럼^^

  • 어딜 그렇게 매일 돌아다니시나요.
    봄을 주관하는 슈퍼집 아저씨에,
    과일 행상 하시는 성경 읽는 아저씨에,
    이제는 돈키호테를 읽는 소년이군요.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다니시는 독거인? ㅎㅎㅎ

    (저, 돈키호테 못 읽었는데, 요거 재밌는 소설 맞겠지요?)

    • 길을 걷다 보면 그런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뭐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일이 있겠습니까. 누구 처럼 떡과 라면으로 만든 볶음을 먹거나,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는 맛이 있는것도 아니고요.ㅎㅎ 돈키호테...어린왕자처럼 시간에 기대어 읽으면 좋을것 같아요.^^

    • 법정 스님께서 극찬하신, 어린왕자와 비견될 만한 소설이라면 내공이 장난 아니겠습니다? 오호호~

    • 네 꼭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 인간이기에 이룰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꿈꾸고
    그것을 꿈꾸지 않는다면 인간이 될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는 그런 꿈을 꿈으로써 지금까지 존재하고 발전해왔건만
    언젠가부터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자를 바보라 부릅니다.
    어쩌면 그런 이상 우리는 바보를 자처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보, 라고 하니까 그 떠나가신 분이 떠오릅니다. -.-;

    • 요즘 우리들은 더 가지기 위한 꿈과 희망을 꿈꾸죠. 무언가를 더 소유하고자 하는 꿈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돈키호테의 모습이 더 와닿는게 아닐까 싶네요. 더 가진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것. 그것을 깨달았다는 것만 해도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는 대단한 인물이 틀림없네요^^


저녁 무렵이 되면 사거리 큰 길가에는 과일 파는 트럭 두 대가 어김없이 서 있다.
모퉁이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서 있는데 영업에 부담을 느끼는지 서로의 시선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있다. 이쪽에서 걸어 오면 과일 파는 트럭이 하나만 보이고 저쪽에서 걸어와도 마찬가지다. 불법 노점이 분명한 것이지만 휴일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는 풍경이라서 꽤 익숙하다.

한쪽 트럭에는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장사를 하고, 또 다른 트럭에서는 등산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장사를 한다. 투박한 아저씨의 영업 방법은 간단하다. 가격을 물어보고 사는 손님에게 아무말 없이 덤을 몇개 더 얹어 준다. 더 준다는 말도 없이 습관적으로 몇개를 더 넣는다.

등산복 아주머니의 영업방법은 조금 다르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는 손님에게 과일을 권한다. 그러다가 한 봉지를 사려는 손님이 있으면 두봉지에 얼마라며 좀 더 싼 가격을 내놓는다. 그래서 결국 두개를 판다. 아저씨의 트럭에는 아주머니의 손님이 많고, 아주머니의 트럭에는 아저씨 손님이 많다. 

서로 다른 풍경이긴 하지만 비슷한 풍경도 있다.
손님이 뜸해지는 밤이 오면 트럭 의자에 앉아 책을 보는 모습이다.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책을 보는 모습은 똑같다. 아저씨는 자그마한 성경책을 꺼내서 읽고, 아주머니는 커다란 소설책을 꺼내어 본다. 책을 보다가 손님이 오면 반갑게 나가 과일을 팔곤 한다.



비가 올듯 말듯 흐린 어느 저녁날 아저씨의 트럭 앞을 지나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 때문인지 길을 걷는 손님도 뜸해지고 있었고, 아저씨는 어김없이 트럭의 조수석에 앉아 성경책을 보고 있었다. 성경책을 보는 아저씨의 모습은 정말 진지했다. 고단한 일상에서 힘을 얻기 위해서 읽는 것인지, 다음 세상의 희망을 꿈꾸며 읽는 것인지는 알수 없다. 무표정한 표정이었지만 눈가에 서려 있는 총기를 느낄수 있었다.

서점에 들러 책을 몇권 샀다. 
서점의 가판대에는 돈과 재테크에 관한 책들이 즐비했고, 남자와 여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잡지들이 많았다. 곱상한 아주머니가 부동산 투자에 관한 책을 골라서 계산을 한다. 말끔한 청년이 경제잡지와 만화책을 골라서 계산을 한다. 책들은 화려한 문구와 어휘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책을 사고 나가는 사람들은 어쩌면 돈을 많이 벌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아저씨의 트럭앞을 지나간다.
성경책을 읽던 아저씨는 누군가와 함께 비가 흐르지 않는 상점 처마밑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트럭을 바라보는 아저씨의 담배 연기가 독하고 심란스럽다. 옆을 지나가는데 아저씨가 내뱉는 말소리가 들린다. 

"우리같은 트럭커가 갈곳이 뻔한데..."

트럭커가 무얼까 잠시 생각해 본다. 트럭과 리어커의 합성어일까..아니면 트럭으로 노점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일까. 생각을 해봐도 답을 찾을순 없다. 아저씨의 트럭으로 다시 돌아가 참외를 골라 본다. 담배를 태우던 아저씨가 재빨리 뛰어와서 옆에 선다.

까만색 양복에 노란색 참외봉지를 양쪽에 들고 터벅터벅 걷는다. 아저씨가 덤으로 몇개를 더 주는 바람에 제법 무겁다.

책 읽는 트럭커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넣어 본다.
누군가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으려 책을 읽고, 누군가는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책을 읽는다. 또 누군가는 현실의 고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 책을 읽고, 또 누군가는 갈 곳없는 세상에 홀로 남아 책을 읽는다. 어떤 이유에서 책을 읽더라도 우리 역시 갈 곳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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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4

  • 2010.06.12 00:38

    비밀댓글입니다

  • 2010.06.12 00:47

    비밀댓글입니다

    • 영화 '시'는 꼭 한번 봐야겠군요.ㅎㅎ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참 좋네요. 비가 오고 월드컵이 열리니 윗층에서는 실내축구를 하나봅니다. 드리볼 하는 소리가 쿵쿵 하고 들리네요.^^

  • 늦잠을 자고, 그리스전을 할 때까지 집에서 밍기적 댈 까 하다가... 오늘 해야겠다고 미뤄둔 일이 있어, 우산을 쓰고 저벅저벅 도서관에 왔습니다.
    오는 내내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지만, 일단 일을 시작하면 모두 잊고 집중할 수 있을 거라, 그렇게 제 몸을 믿었는데... 이 몸둥아리가 저의 믿음과 다릅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 하면 되지,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일까지만 끝내면 되니까.. 그런 생각과, 그래도 오늘 어느 정도 마무리를 해놔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더랬습니다.
    혹시 일을 빨리 끝낼까 싶어, 가방에 책 한권을 넣어 왔는데, 아마도 이 책이 발단이 된 것 같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가방에 넣어 두고, 다른 것을 하려니까 몸이 반항을 하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몸이 원하는데로 해야 겠습니다.
    저 아저씨나, 저 아줌마. 장사가 잘 되면 좋겠네요.^^

    • 책에 빠지면 다른게 손에 잘 안잡히죠^^ 저도 그런 경우가 참 많았었습니다. 트럭커가 책을 보는 모습은 저에게 작은 감동이었네요. 어쩌면 아저씨의 손에 든 작은 성경책이 아저씨의 삶을 지탱하고 있지는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좀 있으면 축구를 하는군요.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오늘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 채식하는 영혼을 꿈꾸는 트럭커의 주종목은 역시 과일이군요. 과일은 채식인가요? 으으흐흐흐~

    • 과일을 많이 먹긴 먹어야 하는데, 사실 잘 먹진 못합니다.^^ 어디엔가 자리잡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트럭커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 K. 2010.06.12 14:46

    늘어만 가는 책들을 주체할 수 없어서 주문한 책장이 도착했네요.
    이사짐으로 들어 온 박스 속의 책들을 정리하면서 듣는 빗줄기 소리가 유난히 더 시원스레 들립니다.
    사실, 이 박스들을 쳐다 볼 때마다 갖고 들어 온 걸 후회하곤 했거든요.ㅎㅎ
    책욕심에 오늘도 중노동중입니다.^^

    • 책장 정리할때는 흐뭇하죠.^^ 더군다나 빗줄기가 졸졸 흐르는 날이면 더 좋은것 같습니다. 깜끔하게 정리하고 나면 머릿속이 정리된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독거인들이 잘 먹지 못하는 음식이 과일이죠.
    특히 수박의 경우 집에서 먹는 일이 거의 없자나요. ㅎㅎ
    그래도 과일 잘 챙겨서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익은 과일을 보는 것처럼 책이 익어 가는 풍경 역시 왠지 흐뭇해지는군요.
    트럭 몰고 다니며 장사하는 분들 보통은 라디오를 듣더라고요. ㅎㅎ
    아무튼 즐거운 주말도 지나갔습니다.
    새로운 주말까지 활기찬 하루하루 보내세요.
    주중에 아르헨티나전도 재미있게 즐기시고요. ^^

    • 역시..같은 독거인이라 수박을 먹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하시는군요.ㅎㅎ 책이 익는 풍경이 무언가 묘한 느낌이 드네요. 우리가 갈곳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하네스 버그로 출발하셨겠군요. 아무튼 화이팅 입니다.^^

  • 아저씨 트럭에서 과일을 사셨군요.
    역시 두 봉지 주는 아주머니 트럭에선 살 수가 음따는.
    혼자 다 먹어치워야 하는 '독거 청년'이라 하실 듯.

    트럭커라고 하면 그냥 트럭 모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리어카와의 결합일 수도 있겠단 슬픈 생각이 드네요.
    트럭으로 바뀌었을 뿐 예전 리어카로 장사하시는 분들과 다르지 않은. -_-;

    책을 읽는 건 왜일까 라는 물음을 갖게 되네요.
    성경 읽는 트럭 아저씨, 소설 읽는 트럭 아주머니가 더 와닿네요.
    책의 주제 마저 돈에 매몰되어 가는 출판 풍토나
    책의 선정 마저 돈에 함락되는 독자 풍토를 봐도 그렇습니다.

    어쨌든, 힘찬 한주 시작!

    • 예전에 아주머니가 딸기 두봉지를 아주 싸게 주셨는데..2/3이 썩어 가더군요.. 그 뒤로는 잘 가질 않습니다.^^ 저도 책을 왜 읽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취미일수도 있고, 절박한 심경에서볼수도 있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볼수도 있고 말이죠. 가끔은 지적인 배고픔을 책속에서 찾는것도 좋지만, 세상속에서 배고픈 정을 채우는것도 좋은것 같네요.ㅋ^^

  • 하루 종일 책을 읽을 수 있는 직업이 있나 잠시 생각해 봅니다
    언듯 그럴 듯해 보이는 그런 직업이 실상 제가 원하는 것인지는 또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네요
    하루 종일 그녀를 바라볼 수 있는 직업이 없나 고민하던 옛 유행가도 생각이 나지만
    무엇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결국 궁극적인 질문이겠죠

    • 소설에 빠져있을때 그런 생각 참 많이 했어요. 하루종일 책만 보면 얼마나 좋을까..하루종일 그녀를 바라 보는 직업은 스토커나 파라라치 정도가 있겠군요. 모두가 적성에 맞는 직업은 아니군요.ㅎㅎ 삶에 대한 질문은 결국 돌고 돌아 원론적인 것에 도달하는것 같습니다. 10대의 삶, 20대의 삶, 30대의 삶...

  •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군요. 저는 초등 4학년 이후로 코 박고 읽은 책이 없어서리...
    저 같이 게으른 부류들은 이런 세상을 꿈꿉니다.
    '책이 익'으면 종이 위 노릇노릇해진 글자들이 종이에서 하나씩 떨어져나오고 그걸 숟가락으로 떠먹을 때마다 책에 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뇌에 저장되는.. 딸기맛 책이 나오는 세상.

    • 코를 박고 책을 읽기엔 코가 너무 크지 않을까 싶네요. 책이 익는 풍경을 바라보며 집안 요리사의 관점에서 바라보시는 보면 역시 무언가 다른 포스가 느껴지는군요. 그렇다면 깡마른 사람과 비만인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 아주 쉬울수도 있겠네요.^^

  • 2010.06.15 00:05

    비밀댓글입니다

  • 아버지가 한때 전국을 다니며 트럭에 과일을 싣고 팔러 다니셨죠.
    몇번 따라 나선 적이 있었는데..역시 쉽지 않더군요.
    조금은 약아야 장사도 하는데..아버진...늘..어색해하셨다는..^^.

    • 성격이 맞는 분들이 있는것 같아요. 결코 쉬운일은 아니더군요.^^ 트럭에서 바라보는 비오는 풍경이 그려지네요.^^

  • 2010.06.18 00:33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