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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26

웃는 연습을 하다.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시간 참 빠르죠. 올 한해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도 하기 전에 벌써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며 몇 년째 하던 약속도 이젠 못하겠습니다. 갈수록 어딘가에 글을 남기는 것도 버거워 지네요. 이번에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묵묵히 한 해를 보내볼까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에게 미안한 감정이 없을 테니 말이죠. # 1 얼마 전에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대기실에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저도 그 사람들 틈에 끼어 환자 티를 내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아파 보입니다. 한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대기실로 들어옵니다. 의자에 앉아 덤덤하게 벽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핍니다. 그러더.. 2011. 1. 31.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오랜 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도 잠시, 연말이 되니 울적한가 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이 슬퍼진다며 바쁜 나를 괴롭힙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녀석이 괜한 소릴 한다며 핀잔을 줍니다. 어제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외모만 보면 소도 때려 잡을 녀석에게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봅니다. 녀석은 내년에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끊기 전에 한마디 던집니다. “우리에게도 서른 살이 있었을까….” # 1 조용히 침대에 누워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어 봅니다. 물론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서른”. 그 시간의 무게.. 2010. 12. 20.
길 잃은 강아지 사막을 건너다. 길을 잃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낑낑 거립니다. 긴 털은 비에 젖어 얼어 붙어 버릴 것 같고, 추운 거리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얼굴은 온갖 먼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사람이 무서운지, 차가 무서운지 기울어진 전봇대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잠시 숨을 고릅니다. 결코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큼 예쁘지 않은 작은 체격의 강아지입니다. 강아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 번 거립니다. 슬픈 눈망울 속에서 두려움과 공포가 느껴집니다. 매서운 바람에 몸서리가 쳐지는지 엉켜 붙은 털 속에서 떨림이 느껴집니다. 강아지와 눈이 마주칩니다. 사람이 무서운지 이내 꼬리를 내리고 몸을 움츠립니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어느 날, 절망에 떠는 한 생명을 보았습니다. # 1 스티브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 보면 인생의 목표와.. 2010. 12. 13.
갇힌 시간의 변명. 첫 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출근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에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그림자에도 두꺼운 외투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겨울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따뜻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에게는 낭만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의 계절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똑 같이 시작된 계절의 변화 속에도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나 봅니다. 이렇게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 1 지하철 에서 한 청년이 열심히 책을 봅니다. 익숙한 표지가 눈에 띕니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버리기 연습’ 이라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반갑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 2010.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