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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토리3

떡파는 할머니와 경상도 아저씨. 더위는 저녁이 되어서도 사라지질 않는다. 밤거리의 풍경은 멀리 보이진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특별한 냄새가 전해져 온다.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냄새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땀냄새도 밤이 되면 더욱 더 선명하게 전해져 온다. 가끔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곳의 풍경을 맡아 보는것도 좋은것 같다. 시선 #1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떠들더니, 온동네가 시끄럽다. 밤이 늦도록 도로의 공사는 멈추질 않는다. 사거리의 한모퉁이에는 늦은 시간에도 용접을 하고 자재를 옮기는 아저씨들이 분주하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음식점에서는 하나둘씩 거리에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손님들을 맞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분주함과 공사하는 소리가 시끄럽기도 하지만, 음식점에서 나오는 왁자지껄한 소리도 만만치 않다. 옆에 편의점에서 생수 한병을.. 2009. 8. 10.
낮은음자리 사랑.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늘 바뀝니다. 그저 나만의 세상에 갖혀 있을때에는 모든게 되풀이 되는 지루한 일상이 되지만, 세상 사람들과 부딪치고 이야기 할때에는 늘 새로운 시간이 되는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무언가 하나씩 배우게 되는것 같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어느 병원 앞에서 부부인것 처럼 보이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환자복을 입은 아내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고, 남편은 뒤에서 휠체어를 밀고 있었습니다. 한 눈에도 아내의 모습은 병색이 짙어 보입니다. 창백한 얼굴에 바싹 말라서 어깨뼈가 유독 커보입니다. 고개를 들어 병원의 이름을 쳐다 보니 요양병원 입니다. 의학적으로 치료가 힘들때 사람들이 찾아 오는 병원인것 같습니다. 시선 #1 건물이 만들어주는 그림자.. 2009. 7. 23.
슬픈 노래를 듣다. 지하철역앞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차를 타러 뛰어가는 사람,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전화를 하는 사람, 화장실이 급해서 뛰어가는 사람... 그리고 가끔은 벤취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쳐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차가운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안쓰러운 마음에 한번더 시선을 두게 됩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아래 왠 아저씨가 기타를 목에 걸고 있었습니다. 거리의 악사라고 보기엔 아저씨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습니다. 수백년전에 유행이 지나버린 다듬지 않은 장발머리, 꼬지꼬질한 겨울용 외투, 그리고 뒷굽이 보이지도 않는 낡은 구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아저씨가 손에 잡고 있는 것은 분명히 기타였습니다. 아저씨의 모습과 대비해서 기타의 모습이 너무도 선명해 보입니다. 예술가는 늘 가.. 2009.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