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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80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오랜 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도 잠시, 연말이 되니 울적한가 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이 슬퍼진다며 바쁜 나를 괴롭힙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녀석이 괜한 소릴 한다며 핀잔을 줍니다. 어제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외모만 보면 소도 때려 잡을 녀석에게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봅니다. 녀석은 내년에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끊기 전에 한마디 던집니다. “우리에게도 서른 살이 있었을까….” # 1 조용히 침대에 누워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어 봅니다. 물론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서른”. 그 시간의 무게.. 2010. 12. 20.
갇힌 시간의 변명. 첫 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출근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에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그림자에도 두꺼운 외투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겨울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따뜻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에게는 낭만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의 계절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똑 같이 시작된 계절의 변화 속에도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나 봅니다. 이렇게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 1 지하철 에서 한 청년이 열심히 책을 봅니다. 익숙한 표지가 눈에 띕니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버리기 연습’ 이라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반갑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 2010. 11. 29.
따로 또 같이, 그 담담함에 대한 이정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새벽거리를 걸어봅니다. 대단했던 낮의 열기는 식지 않고 아스팔트 위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고된 노동의 흔적이 베어있는 작은 공장을 지나고, 한숨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재래시장의 비릿한 사람냄새를 느껴봅니다. 한 잔의 커피로 피곤함을 달래보는 택시 기사님들의 퀭한 눈망울을 쳐다봅니다. 아무도 없는 허공에 삿대질을 하며 알 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 양복 입은 아저씨의 힘없는 다리를 쳐다봅니다. 일그러진 다리를 이끌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할아버지의 작은 뒷모습을 쳐다봅니다. 어디를 보아도 그들에게 가야 할 곳을 말해주는 이정표는 없습니다. 그 덤덤한 거리 위에 매섭게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 1 얼마 전 이웃 블로거인 깊은숲 님이 추천하셨던 ‘늑대토템’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초원.. 2010. 8. 19.
노장은 죽지 않았다. # 1 얼마 전에 박찬호 선수의 이적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승반지에 대한 갈망으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을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서 방출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팀을 옮겨 야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40을 바라보는 노장이 되었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야구에 대한 진지함과 애정이 더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하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그의 화려했던 과거에 비하면 현재의 위치는 한없이 작아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언젠가 박찬호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과 야구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었죠. 나이가 먹을수록 자신의 육체가 노쇠하고 주변의 반응이 차갑게 변하더라도 .. 201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