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싶은 인간의 욕망.
그것은 불가능에 대한 대담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지상에서 400미터 높이에서 외줄타기. 어떠한 보호장비도 없이 하나의 줄에 몸을 싣고 하늘을 걷는다.
영화는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건물사이에 줄을 매고 외줄타기에 성공한 한 젊은이의 실화를 이야기 한다.
지상에서 10미터만 올라가도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는 나에게 400미터의 높이는 가늠할수 조차 없는 수치다.
비행기가 하강하며 느껴지는 흔들림에도 진땀을 흘리고 고층건물을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현기증이 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그 아찔한 장면에 머리카락이 곤두서야만 했다.
1974년. 프랑스 젊은이인 필립 페팃(Philippe petit)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가 아찔하게 그려진다. 미국의 상징인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줄을 매고 건너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주는 묘미는 이러한 현장감과 긴장감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고소공포증 중증을 앓고 있는 나는 카메라의 장면이 빌딩의 높이에서 아래로 바뀔때마다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Wow~
영화속 주인공은 줄타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재능에 멈추지 않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불가능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노틀담 사원에 줄을 매고 건넜다. 모두가 놀랄만한 높이에서 그는 태평스럽게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 허공위에 놓여진 외줄 위에서 그는 무한한 자유로움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맘추질 않았다. 이번에는 호주로 달려갔다.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그곳에서 그는 또 외줄타기를 했다. 모두가 놀랐고 그가 도전하는 높이는 점점더 높아져 갔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을 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도전하겠다고 말이다.
상상이나 할수 있겠는가. 지상에서 400미터 높이에서 외줄을 타는 모습을 말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찔하다.
영화는 한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 긴박한 순간을 이야기 한다. 그가 도전을 위해서 감수해야 했던 치밀한 계획과 노력을 말해준다.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옥상에서 바라본 장면은 쉬워보이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불고,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을 속여야만 했다. 무모한 도전이었다.
why ?
요즘 시대같은 세대에는 그의 무모한 도전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왜 애써 목숨을 걸고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경제적 이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의 도전뒤에는 항상 경찰의 체포가 있기 때문이다. 왜 그가 그렇게 높은 곳에서 곡예를 해야만 할까.
주인공은 말한다. 일정한 높이에서 자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단 1센티의 실수만 있어도 줄에서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에게 집중한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며, 자신의 모든 감각에 집중한다.
외줄을 타는 동안, 자신의 모든 인생이 흘러간다. 순간의 실수는 자신의 삶을 종말로 이끈다. 흐트러짐은 실패를 만들고, 실패는 곧 죽음이다. 우리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늘 줄타기를 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에 집중해야 하고, 충분한 계획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그가 줄을 타는 이유가 된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모든 인생을 담아낼만큼 집중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영원한 자유로움을 느낀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서서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그는 영원한 자유인이다. 그만이 느낄수 있는 자유다.
영화속 주인공은 드디어 외줄에 발을 내딛는다. D-day가 되기전에 우울증과 회의감이 밀려왔다. 죽음에 대한 공포도 밀려왔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이겨낸다. 밤새 준비를 하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드디어 그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높이에 우뚝 서게 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감독 : 제임스 마쉬
출연 : 필립 패팃(Philippe petit), 폴 맥길리온
2008년 미국,영국 합작
911 테러로 사라져버린 월드트레이드 센터의 건물이 보인다. 건축 당시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리고 그 쌍둥이 건물은 프랑스의 젊은이에 의해서 정복되었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은,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끝없이 밀려오는 자신감과 실망감의 괴리감, 그리고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사는 여러가지 진실이 존재한다. 행복과 자유는 자신이 만들고 이루어내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의 거짓 행복에 휩쓸려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어 가는 사람도 많다. 영화속 주인공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유와 행복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집중할때 세상은 가능성으로 가득차게 된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스스로의 자유로움과 행복을 찾아야 할것 같다. 그것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자신을 발견하고 집중할때 느낄수 있는 영원한 자유로움. 그것은 스스로만이 느낄수 있는 자유로움이다. 영화는 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진실을 말해준다. 요즘처럼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때, 한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보면서 자신을 찾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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