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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의미있는 시간의 만남 - "TV 책을 말하다"

by G_Gatsby 2008. 4. 2.


매주 월요일밤 KBS 1TV 에서 방송되는 "TV 책을 말하다"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평소에 TV는 잘 보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 만큼은 꼼꼼히 챙겨 보는 편이다.
일주일에 두어권의 책을 선정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서 이해하기 쉽게 영상으로 이야기 해준다는 것은, 나처럼 책읽기에 게으른 사람에게는 아주 유익하고 신선하다.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는 "책"은 주변에 너무 흔하게 있으면서도 가까이 하기엔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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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굳이 문학소년 이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어릴적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며 밤을 지새웠고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위인전을 읽을 때면 주먹을 불끈 쥐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지적 호기심으로, 그리고 세상에 때묻지 않은 순수한 감수성으로 바라보던 시절에는 "책"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지식과 상상력을 던져 주었는지 모른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조금 안다는 자만과 독선이 생기고 순수함과 열정만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아니란걸 깨닫기 시작하면서 부터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한다.
자기계발을 한답시고 선택한 책들은, 모두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들의 자발적 지침서 였고 그것에 동의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미워지기도 한다. 순수 소설은 어렵기만 하고 잘 팔리는 소설만 구해서 읽어 보지만 끝까지 읽기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메뉴얼에 불과한 책들을 보면서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바둥바둥 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한권의 책만 읽으면 마치 모든게 바뀔것 같은 호들갑을 떨어 대기도 한다.

서점에 가보면 소위 베스트 셀러라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리고 그러한 베스트셀러들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것 보다 못한 마음에  아쉬운적도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베스트 셀러라는 것이 출판사가 만들어낸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책을 고르는 안목조차 가지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러울 때도 없지 않다.
그리고 무수히 쏟아지는 자극적인 제목의 재테크에 관한 메뉴얼과, 자기계발서적들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이 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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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말하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잃어 가는 진정한 책의 의미와 가치를 되찾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벌써 몇년째 방송이 되고 있지만 보면 볼수록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책을 보는 관점과 의미, 그리고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동기들을 부여해 준다.
현재는 왕상한 교수가 진행을 하고 있고 정리된 영상과 다양한 패널들의 토론이 볼만 하다.
월요일 늦은밤 11시 30분에 방송이 되기 때문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몇년만에 편성시간이 한시간 앞당겨 졌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법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책"이라는 것은 우리가 좀 더 나은 소통의 방법들을 알게 만들고, 타인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융통성을 만들어 준다. 작가가 써놓은 글은 "나"라고 하는 인간의 생각이 더해져서 또 다른 나의 생각들을 만들어 간다.

어떠한 책을 읽을 것인가.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지 돈버는 방법이나, 자기를 계발하는 10가지 방법류의 책들은 오래 읽히지 못한다.
보고 싶은 아무것이나 보되, 이러한 메뉴얼만큼은 피하자.
개성의 시대라고 말은 하는데, 정작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우리들은 개성적이지 않고 일률적이다.
책을 보는 관점은 작가의 생각에 나의 비판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또 다른 내가 만들어 진다.
이것은 아주 느린 속도로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영양분처럼 또 다른 나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없으면, 서점에 실린 베스트 셀러 보다도 이 프로그램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인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년계획에 독서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적어도 올해에는 개성이 넘치는 신인 작가들의 소설과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주장을 실은 책들을 읽어 보리라고 마음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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