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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잊혀지지 않는 사랑의 기억들

by G_Gatsby 2008. 4. 18.

 잊으려 할수록 기억나는 사랑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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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ssed are the forgetful, for they get the better even of their blunders.
잊는 이들은 축복받았다. 자신의 실수조차 잊어버리니까 -니체-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의 [조엘]이 혼자 눈뜨는 아침. 이 영화의 메인테마가 잔잔하게 흐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매일 마주치는 일상, 그는 직장을 땡땡이 치고 몬톡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추운 겨울의 몬특해변, 그곳에서 파랑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클레멘타인]을 만난다. 어디서 본듯한 느낌의 두 사람. 서로가 뭔가에 끌리는 감정을 갖게 되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영화는 다시 과거속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에게 늘 희극적인 장면만 안겨다 주는 짐캐리. 그리고 타이타닉의 매력적인 여배우 케이트 윈슬릿이 나오는 이 영화는 사람의 기억과 추억속을 마음데로 넘나드는 독특한 화면을 보여준다. 시작과 끝부분에 나오는 메인테마는 물론이거니와, 게이트 윈슬릿의 눈에 띄는 머리색깔과 얼음위에 누워 있는 두사람의 모습은 영화와 함께 오래오래 남는다. 영화를 보면서 과거와 현재를 윈슬릿의 머리색으로 나는 구별을 했었는데, 활달하고 감정적인 [클레멘타인]을 표현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미쉘 공드리 감독이 프랑스에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감독이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영화속에서 순간순간 인식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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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얼음이 언 강위에 이렇게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있다. [조엘]은 얼음이 깨질것이 불안해서 머뭇거리지만 [클레멘타인]은 아무렇지 않게 얼음위로 간다.  그들이 별을 보면서 누웠을때, 옆으로는 얼음이 깨질듯 금이간 모습이 보인다. [클레멘타인]이 넘어져서 생긴 금인데, 이것은 언제 얼음이 깨질지도 모르는 것처럼 위태로운 그들의 사랑을 암시하고 있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정신치료 과학자 미어즈위크 박사의 실험 과정을 통해, 머리 속에서 모두 '제거'했음을 알고 깜짝 놀란다.  절박한 심정에 미어즈위크 박사를 찾은 [조엘]은 자신의 머리 속에서도 [클레멘타인]의 기억들을 지워줄 것을 요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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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기억들을  삭제 하고 있는 동안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나누었던 추억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고 필사적 노력을 하게 된다.
영화는 모든 기억을 삭제하고 잠을 깬 [조엘]을 비춘다. 영화의 처음과 똑같이 시작된 [조엘]이 눈뜨는 아침. 영화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러니까 모든 기억을 지운이후 다시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우연히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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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에서 [조엘]이 [클레멘타인]과 나누었던 추억을 쫓아 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다. 현재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하지만, 추억은 지워버리기엔 너무 아름답고 소중하다.
[조엘]이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클레멘타인]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들, 그리고 평소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을 떠올리며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소중하게 자신의 가슴속에 살아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사랑을 핑계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연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얼마나 그 사람을 잘아는지, 그사람의 존재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애정을 쏟고 있는지는 이 영화처럼 이별의 시간을 겪으면서 보여지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이성만으로 또는 감정만으로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불가사의 한 것이다.

그토록 아팠던 이별의 고통을 잊으려고 하지만, 생생하게 살아나는 추억의 아름다움. 윗 장면처럼 흰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바닷가에 둘만 누워 있어도 행복해 했던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랑은 니체의 말처럼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불행을 주는가 보다.

영화는 다시 시작된, 그리고 좀더 성숙된 [조엘]과 [클레멘타인]을 비춘다.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비난했던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말이다. 화가 나는 것도 잠시뿐, 이제 지난 시간처럼 되풀이 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웃으면서 다시 시작한다.

마음을 바꾸고, 주위를 둘러봐
마음을 바꾸면, 놀라게 될거야
네 사랑이 필요해. 햇살처럼
언젠간 배우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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