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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아, 나 아니거든... 폭설과 추위로 마실 다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무도 걷지 않은 소복히 쌓인 눈길에 하나둘씩 발자국을 만들면서 영화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기저기 오래된 퇴비처럼 검게 굳어 버린 눈을 삽으로 깨는 소리와 미끄러질까봐 어정쩡 하게 엉덩이에 힘을 주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공원을 걷기로 합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전쟁같은 풍경이지만, 오후에는 그래도 한가로워 보입니다. # 1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세상이 온통 얼어 붙은 느낌입니다. 구석자리에 앉아서 표정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 봅니다. 서로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표정없는 얼굴을 짓고 있습니다. 이제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아직도 이런 풍경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너.. 2010. 1. 7.
2010년이 시작되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2010년입니다. 설마 2천년 이 올까 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벌써 2천년 하고도 10년이 더 흘렀네요. 세상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더벅머리 청년은 이제 더 이상 나이를 먹는 것이 반갑지 않게 되었습니다. 눈 오는 거리를 아이들은 신이 나서 뜀박질을 합니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덩이를 서로에게 던집니다. 옆에는 사력을 다해 눈을 치우는 아저씨의 삽질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새해의 눈은 길조라며 눈을 치우지도 말라고 했다는 각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각하는 늘 세상을 반듯하게 선을 갈라 통제하는 것이 흡족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하철의 사람들은 폭설에 몸살을 앓습니다. 똑같이 내리는 눈을 보면서도 이렇게 다른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 2010. 1. 4.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비오는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나니 매섭게 눈이 내렸습니다. 경비실 할아버지가 아침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했지만 내리는 눈은 금새 얼어 붙습니다. 도와드릴까 생각을 하다가 이사올때 무척 거만하게 사람을 쳐다보며 매정한 말을 내밀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그만두었습니다. 눈이 그치지 않고 얼어 붙자 할아버지는 삽으로 눈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삽질은 해가 저물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시절이 수상하니, 할아버지도 삽질을 해야 하나 봅니다. #1 보이는 풍경은 모두 눈꽃이 피었습니다. 하얗던 길바닥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난뒤에는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눈을 던지며 놀던 아이들도 더이상 눈을 뭉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이 지나간 길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것 같습니다. 눈을 맞으며 오랜만에.. 2009.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