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청년1 회색 고추장 먹기. 신축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공사장 한켠에서 외국인 청년이 무언가를 마시고 있다. 회색거리에서 자리를 잡고 올라가는 회색 건물 공사장에 회색 작업복을 입은 청년의 모습이 인상 깊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조화로움인지 부자연스러운 풍경인지는 모르겠다. 청년이 마시는 것은 소주였다. 주변에 사람은 없지만 새참 시간 이었는지 여기저기 컵라면과 막걸리가 뒹굴고 있다. 잔도 없이 소주를 마시더니 마른 멸치를 한줌 쥐고 빨간 고추장을 찍어 입에 넣는다. 동남아 쪽에서 온 청년 같은데 우리나라 고추장이 맵지도 않은가 보다. 시원한 소주한잔에 매운 고추장을 입에 털어 넣더니 회색 거리를 멍한 눈으로 쳐다 본다. 노동이 힘들었는지 커다란 눈이 움푹 들어가 보인다. 정신 노동을 하고 난뒤 육체적인 몽롱함을 느끼며 걷고 있는 내.. 2010.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