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1 만추. 누군가와 보기로 약속했던 영화였지만 약속은 지켜지질 못했다. 꽤 긴 시간이 흘렀고 봄이 되어서야 혼자 볼 수 있었다. 절대적인 시간은 소멸을 가져올 뿐이지만, 상대적인 시간은 소멸만을 가져 오지 않는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도 함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소멸이 아닌 '영원함'을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여자에게 남자는 시계를 맡긴다. 그리고 그제서야 여자의 시간은 흐르기 시작한다. 비록 그것이 얼마 있어 소멸될 짧은 시간이지만 말이다. 여자에게 멈추어 있던 시간은 분노와 혼란. 안개처럼 보이지 않던 과거, 그리고 목적 없는 기다림. 여자는 남자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서 드디어 앞으로 나아갈 시간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그저 말랑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마음에 들었던 영화. 안개 자.. 2012.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