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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블로거 야간비행

바쁜 일을 마치고 난뒤엔 생뚱맞은 현실만

by G_Gatsby 200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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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뭘 했는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바빳다" 라는 것이 어떤 건지 실감한다. 이번 한주는 나에게 저녁시간의 여유로움도 허락하질 않았다. 지인 에게서 뭣 좀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냉큼 오케이 사인을 냈었는데, 그게 일주일 내내 바쁘게 살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주말 새벽이 되어서야 마무리 하게 되었으니 노동의 강도가 아주 크다. 덕분에 내일 맛있는 저녁을 얻어 먹기로 되었고, 고맙다고 큰 소리로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아주 좋다.

" 산만함속에 체 게바라를 생각하다"

언제 부터인가 시간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면서, 중간에 남아 도는 시간들을 나름데로 알차게 보내게 되었는데 문제는 계획에 없던 이런 일들이 생기면 참 난감해 진다.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이 우유부단한 성격탓에 착하다 라는 말도 듣지만, 실속없다는 말도 함께 듣는다.
앞으로 과한 일들은 거절해야 겠다고 또 다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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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에 일을 하면서 책상 옆에 영화를 틀어 놓고 일을 한다.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과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의 절묘한 타협이었다. 좋게 말하면 멀티 플레이이고, 쉽게 말하면 무지 산만하다.
열심히 타이핑을 치던 나에게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의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일을 하면서  잠시 "체 게바라의 마지막일기" 라는 책을 꺼내서 본다. 그가 가졌던 이상적인 사회를 위하여 힘겨운 투쟁을 하는 도중에 꼬박 꼬박 적어 나갔던 그의 일기에서 치열한 삶의 투쟁을 본다.그는 죽기전까지도 세상의 불합리와 차별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 했었다. 한 때는 게바라의 책과 포스터를 너무도 사랑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가 가지고 있던 인간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본받고 싶어서 였다.

" 다시 돌아간 일상속엔 생뚱맞은 현실만"

일을 다 마치고 창문으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낯설지 않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 익숙한 풍경들. 그 익숙함 속에 특별한 애정을 가져 본다. 분위기가 좋아서 맥주라도 한잔하려고 냉장고를 열어 보니, 맥주는 없고 지난 겨울에 누군가가 선물로 준 복분자술 한병만 보인다. 나는 잠시 슬픔을 느낀다.

누구는 도시의 야경속에 재즈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고, 누구는 연인들과 와인을 마신다는데, 나는 왜 도시의 불빛들을 바라보며 홀로 복분자를 마셔야 한단 말인가.
그렇지만 못내 아쉬운 알콜의 향기에 이끌려 병마개를 열고 만다.

신이시여, 이 센티멘탈한 밤에 복준자를 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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