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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단상(段想)

벌써 1년, 그날이 오다.

by G_Gatsby 2010. 5. 9.

자전거를 타고 웃음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 본다.
권력의 거짓말에 익숙해 지다 보니 변덕스러운 날씨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이러다가 다시 눈이 오진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래도 계절의 여왕이 만들어 내는 5월의 햇살은 따사롭고 여유롭다.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던 아이들이 정치논쟁을 한다.
파란당과 노란당의 이야기가 오가고 ''와 '부엉이 바위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 나온다. 아이들의 조숙함은 나름대로 대단한 논리까지 갖추고 있다. 일단 서로 좋아하는 당이 갈리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아이들의 싸움은 언제나 그렇듯이 목소리 큰 녀석이 주도한다. 목소리 큰 아이는 ''가 물어죽인 누군가의 이야기와 쥐의 천적인 '부엉이'의 주술적 상관관계에 대해서 설명한다.



벌써 5월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기억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달이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부모를 존경하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그런 달이다. 5월은 기억해야할 날이 무척 많은 달이다.
1년전의 5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었다.
권력에서 물러난 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날이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자가 스스로를 포기하는 그런 날이 있었다. 벌써 그날이 다가온다.

사회적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란옷을 입은 사람들은 빨간 입술을 가진 사람들을 욕하고 있고, 단지 빨간 입술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빨갱이가 되어버리기 시작했다. 교활한자들은 파란색 립스틱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고 머리가 무거운 자들은 세상이 두려워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 진실은 침묵하고 파란색 날개를 단 거짓은 참이 되었다.
 
빨간스님 척결을 내세우며 종교인을 협박하는 파란색 주둥아리가 모르쇠로 침묵해도 이해하는 세상이 되었고, 약점을 이용해서 거짓을 덮고 회유를 하려는 파란색 간신모리배가 아직도 쫓겨나지 않고 큰소리 치는 세상이 되었다. 삽질은 우리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도 멈출줄 모르고 쪼인트를 맞으며 군기가 바짝든 파란피의 아저씨는 오늘도 얼굴에 철면피를 깔고 헛소리를 해댄다. 파란색으로 색칠한 국영방송은 스스로가 선거대책본부임을 자부하고 파랗게 빵긋 거린다.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와 비교하며 우리 경제가 망해가고 있다고 주장하던 생활유해쓰레기 신문들은 선진국의 성장율과 비교하며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교잣대가 다름은 애써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 불편한 쓰레기들의 외침을 진실로 알고 있다. 

보편적 진실이라는게 있다.
공평하다는 것은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선의의 경쟁은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해줄때 이루어 진다. 성장과 발전은 과거의 잘못과 그릇됨을 인정할때 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선제조건이 해결되지 않는 공허한 평등,경쟁,성장과 발전을 내세우고 있다.
벌써 5월. 우리는 한치 앞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본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권력자의 꿈과 희망을 생각해 본다. 그것을 이룰수 있는 힘은 우리들 밖에 없다. 정치인에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회, 차별받지 않는 사회, 사람이 가장 기본이 되는 사회. 이것을 이룰수 있는 힘도 우리들 밖에 없다.

정치논쟁을 벌이던 아이들이 물 한모금씩 나누어 마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 선다. 신경질 내며 싸우던 아이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빙그레 웃음짓는다. 그리고 다시 패달을 밟고 멀리 나아간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또다시 미소가 번지며 함께 어울린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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