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할아버지 분이 에스컬레이터 근처에서 서성거립니다. 1호선과 인천지하철의 교차하는 . 사람들은 환승을 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있는 같지만 젊은 사람들의 걸음이 빨라서인지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같습니다. 소심하게 느린 걸음걸이로 옆을 지나가며 할아버지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 봅니다. 혹시나 무언가 물어 보면 대답해줄 마음을 갖고 말이죠.

 

광택이 나는 구두에 멋스러운 통바지를 입으신 자그마한 할아버지였습니다. 자식들 집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길을 떠나오신 보였습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할아버지를 쳐다 봅니다. 할아버지는 눈이 마주치자 자그마한 손가방에 힘을 주면서 뒤로 살짝 물러섭니다. 인상이 험악한 사람이 웃으면서 다가오니까 순간 놀래셨나 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무얼 찾으시는지 여쭤 봅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말합니다. 할아버지도 저도 순간 얼굴이 빨갛게 익습니다.

 

# 1

 

요즘 '최갑수'씨의 사진집과 함께 '하루키' 여행집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최갑수' 씨의 사진집에는 알수 없는 따듯한 시선이 있습니다. '하루키' 여행집에는  알수 없는 묘한 흥분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표현하지 못한 특별한 느낌들을 작가는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특별한 감성에 빠져 있습니다.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다는 아닐 겁니다. '하루키' 여행지에서 느끼는 새로운 세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할때, 비로서 여행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현실을 살아갈 있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죠.

 

우리는 관념 얽매여 살아갑니다. 종교적인 관념. 사회적인 관념.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새로운 관념. 우리는 그러한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죠. 자신이 믿고 있는 관념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우리는 갑자기 불안 집니다. 그리고 불안감을 살면서 자기 행복에 대한 감각을 잃어 가는 것이죠. '하루키'는 이러한 관념에 대한 탈피와 자유를 위해서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우리의 삶은 많은 갈림길 있습니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언제나 선택을 강요받죠. 선택의 기준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원하고 우리의 관념이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길을 들어서는 순간, 선택의 기준이 되었던 관념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나의 관점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집중하게 됩니다. 아마도 여행지에서 만난 갈림길에서는 관념에 대한 선택을 강요 받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행복 맛보게 되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인생도, 여행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 2

 

걸음 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 할아버지를 봅니다. 어느 할아버지는 젊은 아가씨에게 길을 묻고 있었습니다. 환승역은 언제나 복잡한 것이어서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젊은 아가씨는 할아버지의 팔을 잡고 할아버지가 가야 곳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할아버지도 웃고 젊은 아가씨도 웃으며 헤어집니다. 할아버지가 살짝 서운하긴 했지만 요즘은 인상이 험한 사람의 미소가 얼마나 위험한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두진 않았습니다.


 

지하철 입구를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하늘을 가로 지릅니다. 정해진 길을 걸으며 생각해 봅니다. 내가 살아왔던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갈림길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 했는지 말이죠. 그리고 속에서 관념으로 부터 자유로운 선택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자유로운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이죠.

 

걷다 보니 다시 갈림길에 들어섰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평소에 가던 길이 나옵니다. 직선으로는 한번도 가보질 않은 길입니다. '하루키' 멕시코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직선으로 뻗은 길을 택합니다. 처음 보는 거리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처음 보는 빵집이 있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모든게 처음 보는 풍경입니다. 무심코 다시 뒤를 돌아 봅니다. 직선으로 알았는데 작은 골목길이 좌우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디로 가나 목적지는 할텐데 말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풍경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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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나름 인상도 험하고 한덩치 하는 입장에서 할아버지와의
    장면에서 무척 감정이입이 잘 되네요.. ^^
    그리구.연이은 포스팅에 앞으로 자주 개츠비님의 글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반갑네요. 맞나요?....


    • 낯선이의 친절이 어색하게 보이는게 요즘인것 같긴 합니다.^^ 할아버지 배바지가 무척 친근해 보였는데 말이죠.
      지나 보니 꽤 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며 살아온 것이 지금의 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지나온 삶의 갈림길,
    그곳에서 했던 하나하나의 선택,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요.

    하루키의 저 책에서 저는(저는 최근 하루키 안 빼고 읽기를 마친 상태라죠. ^^)
    하루키가 몽골지역에 갔을 때 했던 경험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개츠비님이 적으신대로 멕시코 지역의 여행도 그렇구요.

    가끔 저 역시 하는 일이
    다른 경로 택하기 그리고 전진하던 길 돌아보기, 라죠.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옵'디'다. (이런 말투는 나이들어보이게 하지만. ㅋ)
    삶의 과정도 다르지 않으리라 봅니다.
    평소와 다른 경로 택해보기, 전진만 하지 말고 돌아보기도 하기.

    • 유독 저는 하루키의 글들이 마음에 들더군요.뭔가 시간이 조금 지난후에 글들을 이해할수 있게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맞아요. 우리는 세상을 너무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자세히 들여다 보는것도 참 중요한데 말이에요. 최갑수씨의 사진집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 대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한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11.15 13:00

    매 시간 매 초가 갈림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 할까 저렇게 해야할까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정적 행동은 그동안 해 왔던데로를 반복하고 있네요.

    몸의 관성을 머리의 반작용으로 깨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몸이 머리를 좀 따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러게요. 몸이 머리를 좀 따라 간다면 제 몸도 지금 보다 훨씬 더 커지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날 문득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 몸이 관성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을때 절실히 들죠.^^ 아 이제 더이상 나이는 먹고 싶지 않은데 큰일이군요.^^

  • ㅋㅋㅋㅋㅋ 할아버지의 현명한 성차별에 공감 100배!
    역시 이런 일은 젊은 아가씨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개츠비님 입장에서의 경험입니다.
    호의를 알아주지 못하면 참 서운하죠. ㅜㅜ

    • 맞아요^^ 사실 친절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더군요. 선의로 이야기를 건네도 받는 사람 입장은 또 다르니까요.^^
      뭐 사실 그리 서운하진 않았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