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 흔적.3 죽음. 죽어가는 사람들 옆에서 잡아 주던 손을 이제 거두어야 했다. 꽤 긴 시간 그들의 죽음을 지켜 보았다. 소멸을 앞둔 육체는 절망적이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었고, 그 꿈이 사라져 버린 순간에 나는 매번 깊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노란 개나리가 올라오던 계절에, 나는 조용히 소멸을 기다리던 그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노화. 단지 흰머리가 부쩍 늘고 있을 뿐 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던 늦은 봄 어느 날, 아무런 예고 없이 쓰러졌다. 의식은 존재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마치 "잠수종과 나비"의 주인공 "보비"와 같은 기분이 살짝 들었다. 정밀 검사를 받고 이것 저것 살펴보던 젊은 의사는 내게 "특별한 이상 없음" 이라는 진단과 함께.. 2015. 1.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