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아저씨1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눈 속에 갇혀 있던 회색 도시가 본래의 색깔을 되찾기 시작 합니다. 종종 걸음 치던 아이의 걸음이 빨라지고, 대머리 아저씨의 웅크렸던 어깨가 펴집니다. 학원가는 아이들은 따뜻한 입김을 쏟으며 수다를 멈추지 않고, '도를 아십니까'를 포교하는 아주머니의 시선이 매섭게 저를 쳐다봅니다. '돈을 아십니까'로 컨셉을 바꾸면 사람들이 귀담아 들을텐데 말이죠. 얼마나 오랫동안 옷을 갈아 입지 않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아저씨가 지하철입구옆 양지에 앉아 있습니다. 아저씨가 위에 걸친 것은 본래의 색깔을 알수 없을 정도로 바랜 담요였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촛점없는 눈동자와 기름조차 흐르지 않고 엉켜버린 머리카락. 때가 타 까많게 변해버린 손과 발. 조그마.. 2010. 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