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만1 일년만 친구 녀석이 느닷없이 결혼을 하겠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며 선언을 했던 녀석이기도 했고, 몇 해전 모임에서 보았을 때에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녀석이라 조금은 의아스러웠습니다. 꽤 오랜만에 결혼을 핑계로 녀석과 마주 앉아 술을 한잔 했습니다. 녀석은 결혼 소식을 전하느라 얼굴이 빨개졌고, 못 먹는 술을 먹느라 나도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 자기 선언 녀석에게는 꽤 오래 전부터 독특한 술버릇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말이 없는 비관주의자지만, 술만 먹으면 말이 많아지는 비관주의자가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어설프게 쇼펜하우어에 심취한 이후론 친구들과의 대화도 뜸해졌고, 군대에 다녀온 이후론 인도철학에 심취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씨 만은 착한.. 2012. 3.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