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1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주변 상가 점포에 휴가 안내 표지판이 등장하고 바닷가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의 소식이 방송의 첫머리에 등장합니다. 여행 전문 블로거인 비프리박님 역시 휴가를 떠났습니다. 일년에 단 한번, 많은 사람들이 노는 것과 쉬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공식적인 휴가시즌 입니다.


# 1

한 시민단체의 주관으로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정치인을 비롯해서 신문사 기자, 대학생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경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을 통해서 매일 체험한 사람들이 내놓는 다양한 경험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현실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면서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의 고통을 실감하며 먹는 것과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투쟁인지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7천원짜리 외식을 하면서 가족이 굶을 것을 걱정하니 울음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정부가 정한 최저 생계비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힘겨운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파란당의 모 의원처럼 거뜬히 버텨낼 수 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거기다가 천원을 기부하는 센스까지 봤습니다. 우리 시대의 정치인이 얼마나 서민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는지 실감하는 모습이었죠. 그들이 우리의 정치를 이끌어 가는 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없을 거라는 것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른 것이고, 체험하는 것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그 차이 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는 정치집단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참 걱정스러웠습니다.



# 2

한달에 8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19살 소녀가 자살을 했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한번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보지 못했습니다. 힘겨워도 이겨내리라는 다짐도, 성실하고 열심히 살면 된다는 희망도 결코 소녀에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일할 곳이 없어 힘겨워 하고 갈 곳이 없어 두려워 하던 소녀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차디찬 강물이었습니다. 버티기도 힘든 세상을 구원해 줄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나 봅니다.

마르크스 철학에 심취했던 한 경제학자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복지에 대한 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먹고 사는 작은 단위 경제에 대한 인간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가 잘 유지되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말이죠. 경제 규모의 크기로 잣대를 삼는 것이 아니라 경제 주체의 삶의 질이 우선시 되는 사회가 잘 사는 나라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적 약자를 인식하고 보호하는 국가의 복지에 대한 정책이 자본주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자유와 평화가 공존하는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의 척도를 청년실업률최저임금 보장으로 꼽았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의 진입을 앞두고 비교하는 규모의 경제학이나 평균 소득을 따지는 것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의 기준으로 볼 때 우리는 아직도 선진국의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했고,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행위도 미흡합니다. 그리고 그가 우려했던 '젊은이들의 자살'과 '부의 양극화' 현상만 남아있을 뿐이죠.

최저 생활비로 한 달을 사는 체험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한 기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봅니다. 스무살 인생을 한번도 피워보지 못하고 매정한 세상을 홀로 떠나간 한 소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니다. 그리고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눈물을 기억해 봅니다.

Comment +14

  • 아마도 그나마 여름이라 난방비는 포함안된 체험이겠죠..
    이런 체험은 겨울에 해야 제대로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째 먹고 살기 힘들어 목숨마저 던지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아무리 파란당 이지만 국회의원 이라는 사람이 그래선 안되겠죠. 아픈 곳에서 낭만을 찾고 있다니.. 아무튼 사회가 참 힘들어져 가는것 같습니다.

  • 슬프군요 ㅠㅠ
    아직은 더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나이라고 격려라고 해주고 싶지만...늦은 거군요
    패밀리 식당에서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이 고통스러웠을거에요

    • 저도 소녀가 일을 하며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오늘도 소녀의 죽음에 주는 슬픔이 가시질 않는군요.

  • 뉴스를 통해 이런 형태의 죽음과 관련한 내용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네요.

    소녀에게 한줄기 희망이라도 보였더라면 삶이 달라졌을까요?
    외형적 성장에 가리워진 그늘진 곳의 삶도 보듬어 볼 필요가 있는데 말이에요~

    휴~~~

    • 외형적인 성장속에 불편한 진실들을 잊고 사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너와 내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것 같구요. 우리 사회의 그늘이 갈수록 커지는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8.03 11:04

    생계유지가 어려워 창창한 젊음이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세상이지만 어쨌든 살긴 살아야겠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 또 말하겠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노라고...
    지겹습니다.

    • 소녀의 죽음은 꿈을 상실한 현실에 있는것 같습니다. 꿈꾸기 조차 버거운 세상. 우리는 이 치열한 시간 속에서 무엇을 꿈꾸며 살아야 할까요.

  • 의미 있는 체험이군요. 이런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지도 몰랐네요.
    진작 알았다면 저도 신청이나 해봤을 것을..

    요즘 들어 사람 사는 곳이 과연 사람 사는 곳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한 쪽에서는 재물을 쌓아두고 있는 판국에
    다른 한 쪽에서는 생계가 어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다니요.
    적어도 그런 일은 없어야 하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련지요.
    갑갑할 뿐입니다.

    • 모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도 나오더군요. 체험한 사람들중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세상 사는게 참 서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합디다. 사람 사는 세상이 힘겨워 지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봅니다.

  • 과연 재산 수십억 가진 자들이 최저 임금에 관한 법을 정하는 게 말이 되는지,
    과연 강남 땅부자당에 몸담고서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지,
    그러고서도 얼마가 남아서 기부를 하네 어쩌네 까부는 게 삶의 무게를 체험한 건지,

    참 웃기지도 않은 파란 1번의 세상입니다.


    덧) 초입에 제 닉네임을 불러주시다니, 영광이옵니다.
    다만 다른 이는 어느 누구도 여행전문블로그라는 데에 동의할지가 의문. ^^
    저부터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니까요. -.-;

    • 체험하고 나온 파란피의 그사람이 내놓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문화생활에 기부생활까지 했다고 자랑하는.. 할말이 없는 사람들이죠. 여행블로거는 미래지향적인 뜻에서 불러봤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8.10 00:10

    지난 주말 친구들과 피서를 다녀왔는데, 이 글을 읽자마자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겹쳐집니다. 비록 비싼돈을 들인 피서는 아닐지라도, 나눔에는 인색하면서 자신에게는 관용적이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네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의 방향을 서서히 바꾸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세상이 수상하다 보니 이런일이 많이 생기나 봅니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이런 슬픈 소식은 이제 멈추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