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5분전63 알을 깨고 나오다. 세상이 참 시끄럽습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나서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외로움을 깨쳐 나오지 못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시외버스가 추락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나라의 어른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우리 이웃이 흘리는 슬픈 눈물 뒤로 얼룩진 우리 시대의 주류들은 숨고,덮고,감추며 이리저리 용케 피해 다닙니다. 똥 누고 도망간 상수 녀석은 뻔뻔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닙니다. 진실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은 참 막막하고 어둡기만 합니다. # 1 좁은 골목길을 아주머니 다섯 분이 가로 막고 천천히 걷습니다. 배가 살살 아파서 빠르게 걷던 독거인은 거대한 아주머니 장벽에 가로 막혀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엇.. 2010. 3. 30. 상수야~ 어서 돌아와라 저처럼 만성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요즘 같은 황사가 힘겹습니다. 가뜩이나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말이죠. 이런걸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하나 봅니다. 봄은 올 듯 말 듯 오지 않고 황사 바람만 붑니다. 그래서 외출을 하고 오면 가벼운 두통이 있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집니다. 특별한 약이 없다니 이대로 평생 살아야 하나 봅니다. # 1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난리가 나 있습니다. 경비 아저씨하고 아주머니가 상기된 얼굴로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저를 보더니 다짜고짜 미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마침 아주머니는 세탁을 하느라 소리를 못들었나 봅니다. 근데 아이가 화장실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참다 못한 아이는 복도 계단에서 일.. 2010. 3. 24. 스님의 은혜와 이별의 아픔 어제 오후에 법정 스님이 입적을 하셨습니다. 한참 밥벌이에 집중하며 일을 하고 있는데 인터넷 속보로 뜨더군요. 얼마전 몸이 안좋아 입원하셨을 때부터 오래 계시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폐암으로 고통을 받고 계셨는데 그게 더 큰 고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최근에 샀던 스님의 책을 한번 쓰다듬어 봅니다. 몸이 아픈 와중에도 법회에 나와서 하셨던 말씀을 수록한 책이죠. 법문에 담긴 내용을 읽으면서 혼란한 마음을 다스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에 인색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세상을 보듬어 바라보던 시선은 결코 인색하지 않으셨습니다. 저에겐 늘 풍족한 마음을 안겨다 주셨죠. 책을 보고 있자니 스님의 숨결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 스님의 은혜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샀던 책이 법.. 2010. 3. 12. 뒷짐 지고 계단 오르기 오랜만에 전화를 한 친구가 안부를 묻습니다. 뻔한 안부 인사에 뻔한 답변을 합니다. 녀석이 느닷없이 아들은 잘 크냐고 묻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들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어떤 질문을 할지 잘 알기 때문에 아주 자알~ 큰다고 대답했습니다. 살면서 뻔한 질문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어찌 사느냐, 밥은 먹고 다니냐, 돈은 좀 벌었냐, 철 좀 들어라, 키는 좀 컸냐... 등등. 대답이 어려운 질문도 있습니다. 잘 사느냐, 행복하냐, 요즘 어찌 지내냐, 다가오는 FOMC 회의가 세종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등. 가끔은 스스로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져 봅니다.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궁색하고 변명은 늘어납니다. 질문을 하는 사람.. 2010. 3. 9.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