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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PD수첩, MBC 길들이기의 종착역은?

by G_Gatsby 2008. 7. 30.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촉발한 촛불집회에 대한 책임 공방이 치열하다.
국회에서는 “노무현 정부 설거지론”을 비롯하여 “PD수첩 선동론” 까지 나왔다. 마치 노무현 정부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촛불 집회가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어디에도 이명박 정부의 책임은 없다.
적어도 한나라당과 검찰,경찰의 논리는 남의 탓임에 분명 하다. 마치 예상된 시나리오처럼 일부 언론이 선동한 탓이고 좌파세력의 정치적 음모인 것처럼 몰아 간다. 설마설마 했던 것이 현실로 이어질때 우리는 참 혼란스럽다.

" 검찰은 당당한가? "

PD 수첩을 조사한 검찰의 중간 발표가 있었다. 무려 6명의 검사가 배정되어서 무엇을 수사했는지는 검찰이 발표한 한마디로 요약이 된다.

MBC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보도'의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임수빈 형사2부장)은 29일 자체적으로 재구성한 PD수첩의 취재 원본 파일을 공개하는 식으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PD수첩 제작진에 해명을 요구하는 140쪽 분량의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 연합뉴스 보도 -

아마 검찰이 이제는 사건을 자체적으로 재구성 하는 소설까지 쓰는것 같다. 역시 후속방송된 PD수첩부분은 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중간발표를 보면, 철저하게 조중동 언론이 주장한 내용과 번역가 정지민씨의 일방적 주장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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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법 위에 오만하지 않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 전에 이미 해외공관에 유사사례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했다.  해외에서도 PD수첩과 관련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명예훼손에 대한 성립이 불투명 하고, 언론을 상대로 검찰이 수사한 것은 없다고 한다. 이것은 PD수첩에 대한 표적 수사임에 분명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수사가 발생하는 것은, 국정조사에 대한 책임회피언론에 대한 엄중한 경고임에 분명 하다. 언론사를 압수수색 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검찰이 말한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법의 형평성에 근거를 해야 한다. 과연 PD수첩이 말한 광우병의 위험성에 관한 보도가 문제가 있느냐의 문제를 따져야 한다. 왜곡보도라고 한다면 그것을 판단할 객관적 기준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상식적인 선에서 납득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아레사 빈슨씨에 대한 광우병 의심이 MBC PD수첩에서만 주장을 했는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100% 안전한지를 입증해야 한다. 그게 입증이 된다면 PD수첩이 사실을 왜곡한 것이 맞다. 아레사 빈슨씨의 인터뷰는 이미 PD수첩 후속편에서 방송이 되었으니,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100%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면 된다.

검찰은 어떤 기준으로 사실왜곡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광우병의 위험을 보도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한 대부분의 언론도 수사해야 한다. 그게 공평한 법치주의의 관점이다.

공권력은 의지만 보임으로서 사실처럼 믿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정 기업에 수사를 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수사를 함으로써 나중에 무죄가 밝혀 짐에도 불구하고 타격은 걷잡을 수 없다. 이미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죄가 있다라는 식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권력은 신중해야 한다.

검찰이 PD 수첩을 조사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촛불에 대한 강경진압의 한 방법이며, 정부의 논리가 무조건 옳다라는 것을 주장하는 힘의 과시다. 사실왜곡의 입장이라면 청문회 과정에서 오역을 범한 농림부와 검역이 강화되었다고 주장한 정부의 각료들 역시 수사를 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시작된 언론 장악, 그리고 MBC

이제 YTN에 대한 회유책이 맞아 들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명박 후보의 정치특보 출신이 경영에만 참가를 하겠다는 소리에 믿어 보자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다. 그럴 것 같으면 상대가 어떤 정치인이건 간에 타협점을 찾아 협상 테이블에 앉은 편이 옳다. YTN은 이제 특정 정치인 출신이 대표로 앉아도 언론의 독립과 자율성을 믿어 달라는 이야기다. 그런 논리라면 KBS 정연주 사장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떤 근거로 KBS가 공영성을 훼손하고, 보도의 형평성이 문제라고 비난할 수 있는가.

이제 YTN을 시작으로, KBS는 90프로 이상 장악이 가능해 졌다. 남은 것은 MBC 뿐이다. 이번 검찰의 PD수첩 수사는 MBC의 공영성을 문제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왜곡을 했다는 근거로 MBC에 대한 민영화의 문제점을 들고 나올 것이다. 이것은 조중동이 꿈이 그리던 MBC방송국으로의 진출이 손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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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민영화에 대한 입장]

검찰이 PD수첩을 수사하는 이유는 이처럼 큰 복선이 깔려 있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며 흠집을 내야 한다. 촛불집회는 MBC PD 수첩의 탓이고, 잘못된 언론의 선동 탓이다. 그래서 KBS 정연주 사장은 사임해야 하고, MBC는 문제가 있는 언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MBC 민영화에 대한 여론형성이 가능하다. 이미 장악된 언론을 통해 MBC 민영화 문제는 손쉽게 가져 나올수 있다.

2008/07/01 - [세상 이야기/시대유감] - MB정부, 오판인가 오만인가
2008/06/06 - [세상 이야기/시대유감] - 언론장악 폭격, 브레이크 없는 MB식 소통
2008/05/30 - [세상 이야기/시대유감] - YTN 접수 완료, 다음엔 KBS.

이명박 정부의 특징은, 설마 설마 했던 것이 대부분 사실로 이어진다는데 있다. 권력은 힘의 논리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힘이 가지고 있는 회유의 논리도 함께 내세운다.  언론의 본질적 문제를 희석시키고 국지적인 논리로 문제를 끌고 나간다. 문제는 예정된 시나리오 대로 흘러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몇 달전에 나온 시나리오처럼 지금도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