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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40

내가 사랑한 책들 - 법정 스님 언제 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늘 곁에 있었다. 때로는 산문집이 있었고, 때로는 법문집이 있었다. 스님이 입적 하실때쯤 나온 '법정 스님의 내가사랑한 책들'을 보면서 또 한번 스님이 떠난 구도의 길을 생각해 본다. 얼마전 아는 지인에게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선물했다가 단번에 거절당했다. 어렵게 구한 문고판을 선물했던 것인데 중이 쓴 책은 보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며 고개를 저었다. 종교적인 책이 아니니 시간 날때 보시라고 재차 권했지만 오히려 꾸지람만 들었다. 서운하다는게 이런 감정인가 싶었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는 스님이 평소에 즐겨 보았던 책에 관한 내용이다. 스님이 직접 쓰진 않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구절들은 스님이 쓰신 책 여기저기에 인용이 되어 있다. 스.. 2010. 6. 7.
천하를 얻은 글재주 - 삶을 살찌우는 천재들 지난 역사를 통해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하곤 한다. 붓은 칼보다 강하고, 부드러움은 강한 것을 이긴다는 것이다. 힘이 지배하던 세상도 존재했지만 적어도 문명의 역사에서는 이러한 칼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의 생각이 만들어낸 사상과 철학은 문명의 역사를 바꾸어 왔고 파멸을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왔다. 수천년동안 우리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왔다. 지금은 서양의 문물과 사상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문화와 유교에 대한 사회적 습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외국의 문물과 문화를 분별없이 받아 들이다 보니, 가끔은 우리가 5천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민족인지 헷갈릴때도 있다. 자신들의 독특한 삶의 문화를 소중히 생각하고 그러한 문화적 유대의식속에서 사회.. 2009. 12. 14.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 희망의 노래를 부르다. 한때는 고난을 이겨내고 시대의 영웅이 된 사람들의 전기나 일기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강한 의지를 가진 시대의 영웅들은 배고픈 가난의 고통도, 주변의 차가운 시선도, 불평등의 서글픈 무게도 이겨내고 으뜸이 되었다. 영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그 강렬함 속에 인생은 스스로 쟁취해 나가는 것이라며 알수 없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시대의 영웅을 이야기한 책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그들이 말하는 강렬한 인생은 선택 받은 자의 특권이거나, 너무도 멀어서 도저히 다가갈수 없는 거대한 절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패배주의에 젖은 인생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고, 혹자는 인생을 너무 비관적이고 비판적으로 사는게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적절히 현실과 타협 하면서 스스로.. 2009. 12. 10.
[리뷰] 광기 - 미치지 않은자가 누구인가? 쥐스킨트의 소설 ‘콘트라베이스’를 보면 소설의 주인공이 독자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마치 한 사람의 심각한 고민을 옆에서 들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독백 형식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을 확실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소설 ‘광기’도 나에게는 그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쉴새 없이 지껄이는 듯한 자유로운 인칭의 활용은 그들의 이야기속에 빠져들어가기 충분했다. 다만 현실과 생각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때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정말로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듣는 듯 한 느낌도 함께 받는다. 그럼에도 소설 ‘광기’의 몰입도는 대단하며, 분산되어 있던 이야기들이 나중에는 하나로 모여진다. 소설 ‘광기’는 평소에.. 2009.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