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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인생기출문제집 - 선배들의 따뜻한 조언

by G_Gatsby 2009. 11. 20.


흔들리는 청춘

유감스럽게도 나는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지 못했다.
뒤 돌아보면 대학시절의 모습에 특별한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화의 열풍을 주도했던 젊은 지성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신념과 행복의 잣대는 먹고 살기위한 투쟁의 시작점에 서있었다.

생업전선에 뛰어든 선배들의 조언은 변화했다.
현실과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고, 시대의 요구대로 직장생활의 성공에 대한 모범답안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거기에 적응 할때쯤 IMF가 터졌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우리 세대가 참으로 저주받은 세대 가 아닌가 하는 착각 속에 살기도 했다.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을 먼저 살고 있는 선배들의 조언은 갈수록 줄어들고, 마치 거대한 도시와 홀로 싸워야 하는 돈키호테 같은 오기와 망상에 시달려야 했다.

사회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인생 답안지에는 최고의 스펙과 최고의 인맥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것을 추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성공에서 몇 발자국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소외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잘못된 인생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성찰로 이어졌다. 행복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 결정 되었고, 거짓과 타협은 먹고 살기 위한 핑계가 되어갔다.

인생기출문제집 - 선배들의 따뜻한 조언



북하우스
에서 출판한 <인생기출문제집>은 우리 시대를 이끌어갈 20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선배들의 따뜻한 조언이다. 88개의 질문을 통해서 앞으로 그려 나가게될 인생의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책 문제를 풀기 위한 질문만을 제시한다. 거기에 맞는 정답은 없다. 책이 의도한 것처럼 우리 인생을 살아가는데 명확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는 22명의 인생 선배들이, 젊은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자신의 조언을 덧붙인다. 20대를 거쳐온 자신들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들의 말들은 대부분 솔직하다.

우리나라 최고 요리사인 에드워드 권, 변호사 송호창, 배우 최정원, 정치인 심상정,여행가 김남희, CEO 안철수씨등, 자신만의 삶을 알뜰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선배들이 조언에 나섰다. 그들이 말하는 조언의 공통점은 삶에 대한 주인의식이다. 삶의 주체는 타인의 잣대와 사회적 시선으로 만들어낸 공허한 성공이 아니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생각하고 움직이는 신념과 용기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 육 년간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지 않는 삶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 스스로 선택하고 가치를 부여한 일에 열정을 쏟으며 살아간다면 그 안에서 미래는 자연스럽게 준비된다는 것을 배웠다”                          
- 여행자 김남희씨의 글中 -

김남희 씨의 말처럼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하여 현재를 혹사 시킨다. 그렇다고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것도 아니다. 타인들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성공이라는 막연한 실체를 오늘도 찾아 고민하고 있다. 암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지식의 확장에만 관심이 있고, 깊이에는 관심이 없다.

“ 그렇다. 우리는 모른다. 자기 자신도 모르고, 살고 있는 공간도 시간도 모른다. 모르면서 그냥 아는 척 살고 있는 것이다. 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하루 빨리 이 안다고 생각하는 지식, 이 지식으로부터 비롯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안다고 하는 착각, 허위의 약속에 의한 앎을 버리면 버릴수록 진실에 다가갈 수 있고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명진 스님의 글中 -


명진 스님의 말처럼, 젊은이들은 지식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사회가 원하는 획일화된 틀만을 맹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의 자신감은, 이러한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날 때 만들어진다.

<인생기출문제집>에는 이렇게 사회의 선배로써, 인생의 선배로써 따뜻한 조언을 하고 있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 시대에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선배들의 따뜻한 경험담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생기출문제집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안철수 (북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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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Daum책과 TISTORY가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이제 마흔을 바로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선배들의 조언은 언제나 간절하다. 살면서 후회스러운 것은,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해서 세상에 이리저리 흔들릴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럴때마다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이해해 주던 선배들의 충고가 그립다.

그릇된 언론과 획일화된 사회가 떠들어대는 인생의 모범답안지는 오늘날에도 마치 최고의 정답인 것처럼 우리를 강요하고 있다. 그래서 젊은 청춘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자신이 아닌 그릇된 사회가 만들어낸 기계적인 사회적 성공을 맹목적으로 쫓아가고 있다.
 

행복의 기준은 이러한 사회적 척도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우리 시대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