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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소중함2

너의 왼발이 되어줄께 아이를 만난것은 작년 여름이었다. 밤이 되면 광화문에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촛불은 활활 타올랐다. 사람들의 인파와 구호는 세상을 날려버릴것만 같았다. 명박산성이 등장하고, 그곳에 구리스가 아름답게 빛을 내던 날, 차가운 아스팔트위에서 아이를 처음 만났다. 인연 하나. 살다 보면 특별히 아는 것도 아닌데 유독 인상이 깊게 남거나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끈일수도 있고, 인간과 인간이 느끼는 설명하기 힘든 끌림일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우연히 아이와 마주쳤고, 아스팔트를 따라 걸으면서도 묘한 끌림은 지워지질 않았다. 그리고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는 이내 친해졌다. 아이는 왼쪽 다리를 약간 저는 젊은 청년이었다. 때가 묻은 모자와 낡은 스포츠가방을 매.. 2009. 3. 19.
비가오는 길에 마흔아홉살 고아를 만나다. 지방의 한 도시. 비가 오는 낯선 곳에서 택시를 탔다. 습기 머금고 달려가는 장거리 택시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낯설기만 한데,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돌아오는 운전 기사 아저씨의 인삿말이 친근하다. 네박자 정겨운 트로트 리듬이 울려 퍼지던 택시안. 점잖은척 앉아 있는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라디오 채널을 딴 곳으로 돌린다.가끔 장거리 택시를 타면 무료함을 달래려고 기사 아저씨에게 똑같은 레퍼토리로 말을 건다. " 요즘 경기 안좋아서 힘드시죠? " 인상좋은 아저씨의 입에서는 전문가 못지 않은 비판과 불만이 터져 나온다. 세상 살기 좋아졌다는 말은 갈수록 듣기 힘들다. 차림새가 좀 수상했던지 무슨일을 하냐고 나한테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십여분이 흘러가니 어느새 가까운 이웃처럼 주고 받는 대화가 따뜻해 .. 2008.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