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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언더 더 세임 문 (Under the same moon) - 가족의 사랑, 그 공평함에 대하여

by G_Gatsby 2008. 12. 9.


도시생활은 가끔 허전함을 안겨준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세대간에 모여살던 모습들이 점차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대화와 소통이 엉성하고,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들이 점차 부족한지도 모른다. 요즘 나오는 영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볼수 있는 영화들이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 그래서 Under the same moon 이 주는 의미가 더 각별한지도 모르겠다.

멕시코판 엄마찾아 삼만리를 다룬 영화 Under the same moon 은, 가족들이 함께 볼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내용이 다소 산파적이고 결과가 예측 될수 있기는 하지만, 영화속 장면과 음악은 결코 지루하진 않다. 더군다나 모성과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는 비록 같은 결과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지루한 이야기가 될순 없다. 아마도 도시생활이 우리에게 잊기를 강요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뜨거운 무언가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은 가난한 멕시칸 ]

그들은 가난한 멕시칸이다.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년은 늘 엄마가 그립다.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지 몇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아이에겐 하나의 꿈만이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싶다. 아이에겐 어머니만이 유일한 사랑의 공간이다. 아빠를 그리워 한적은 없다. 아이에겐 태어날때 부터 어머니의 사랑만이 존재했었다. 9살 아이에겐 엄마만이 유일한 사랑의 원천이다.

엄마와 아이가 유일하게 만날수 있는 시간은 일요일 오전 10시다.
엄마는 그 시간에 맞춰 공중전화로 전화를 한다. 아이는 그 시간에 맞춰서 전화를 받을수 있는 공중전화에서 기다린다.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그시간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일요일 오전 10시는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아이와 엄마는 곧 함께 살것을 약속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약속하지 못한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다. 그들이 함께 살지 못하는 이유는 가난한 멕시칸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쉽게 돈을 모으지 못한다. 엄마는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시선은 불안하게 엄마를 내려다 본다. 그래서 마음편히 지내는것 조차 쉽지 않다. 삶은 고단하고, 시간은 늘 긴장하게 만든다.




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말한다.

" 엄마가 보고 싶을땐 달을 보렴 엄마도 같은 달을 보고있을테니.... "

아이와 엄마가 함께 바라볼수 있는 것은 밤마다 떠오르는 달 뿐이다. 아이와 엄마는 그렇게 매일 밤 같은 달을 쳐다 보았다. 그러던 그들에게 시련이 닥친다. 아이를 돌봐주던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이제 아이는 혼자 멕시코에 남겨졌다. 아이는 결심한다. 엄마를 찾아 가겠다고. 이번주 일요일 오전 10시 이전에 엄마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아이는 그렇게 홀로 멕시코 국경을 넘는다.

[엄마를 찾아 국경을 넘다]

아이는 무척 똑똑하다. 그래서 온갖 어려움을 딛고 국경을 넘고 만다. 아이가 가는 길에는 힘겨운 불법체류자들의 삶이 묻어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가난하고 누추하고 불안하다. 아이의 시선은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고단한 어른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들은 가난한 멕시칸이다.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이의 긴 여정에서 여러명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 역시 한결같이 불안하고 배타적이다. 하지만 아이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씩씩하고 용감하다.


아이는 고민한다.

" 아빠와 엄마는 왜 나와 함께 살려고 하지 않지? 나를 싫어하는게 틀림없어"

하지만 아이는 그것이 투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엄마를 찾아 가는 그 길에 놓인 모습들이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갈수록 그리움은 더 커진다. 가는 길에 아빠를 만나기도 하지만 동행하지는 않는다. 아빠는 삶의 고단함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랄뿐, 아이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질 않았다. 그래도 아이는 울지 않는다.


아이는 결국, 엄마가 있는 도시로 찾아왔다. 하지만 어디에 엄마가 있는지는 모른다. 아이의 기억에 남은 것은 엄마가 전화로 이야기 해준 주변의 모습 뿐이었다. 아이는 그래도 포기 하지 않는다.  일요일 오전10시. 엄마는 늘 전화를 하던 그곳에 서 있고 아이는 그곳에서 엄마를 만난다.


감독 : 패트리시아 리젠
출연 : 아드리안 알론소, 케이트 델 까스틸로.
2007년 미국,멕시코 공동제작

영화는 다분히 산파적이고 우연적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현실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내내 울려퍼지는 멕시코 음악과 이타적인 풍경들은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여자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표현도 뛰어나다.

아이의 눈을 통해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불법체류자의 현실을 말해준다. 그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그들은 가난하고 불안하며 인정받지 못하고 대우받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들에게도 가족이 있으며, 그들이 속한 가족도 세상 어느누구와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가장 깊숙한 모성과 가족애를 보여준다. 이것은 그들이 처한 불공평한 현실속에서도 누구나 공평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영화는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모습과 흡사한 모습이기도 하다.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이의 모습은 그리움과 열정이 가득차 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헤어져 산다는 것은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아이는 사랑을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 한번쯤 우리도,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의미와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이영화를 통해서 느낄수 있는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는 모든 가족이 함께 보며 느껴야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