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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못하는 100만가지 이유.

by G_Gatsby 2008. 4. 2.

4.9 총선이 한걸음 다가왔다.
돈봉투가 10년만에 부활했고, 지역주의 구호가 다시 튀어 나왔으며, 비방과 흑색선전이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군사 독재정권에서 부터 시작된 한나라당이 대권을 잡은 후 거듭되는 이명박 정부의 실책성 발언들이 문제가 되고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가 계속 되지만 거기에 따른 민주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투표 포기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지난 10년간 정권의 뿌리를 민주당으로 볼때 그들이 왜 선택받지 못하고 한나라당의 대안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이미 해답은 여러군데 나와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치루기 전에 큰 홍역을 치루었다.
노무현 정권에 배타적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분당과 괴멸의 과정을 거쳤다.
이것은 노무현 정권의 고정적인 지지 기반으로 부터 이탈을 초래했고 그것으로써 고정표를 대폭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권력의 모태인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함으로써, 소위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노무현이 가지고 있는 핸디캡, 즉 학연과 지연이라는 우리나라 사회의 보편적 유대를 거부한 노무현은 기존의 기득권과 언론으로 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것으로 인해서 그의 정치적인 창의성과 철학은 "경제 파탄의 주범" 이라는 구체적 수치계산도 불명확한 이미지로 낙인 찍혀 버렸다. 노무현 정부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히 구별되는데도 불구하고 단점만 강조되는 데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차떼기당, 탄핵사태 등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노련하게 커버하는 한나라당과는 대조적인 면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통성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여당을 거치면서 정권의 실정들에 대하여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 그것으로 부터 탈피하여 또다른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한 것이다.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를 선택함으로써 고정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이탈까지 초래했다.야당이면서도 최저 지지기반 만큼은 확고히 가지고 있었던 한나라당과는 대조된 모습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때 선거전략에서 실패했다. 지난 대선을 보면 이명박 후보는 꾸준하게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도 "무엇을 하겠다" 라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은 반면, 정동영 후보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과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세웠었다. 이것은 부동층 성향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결과는 참패였다. 이제 국민은 비판하는 사람보다 무엇을 하겠다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있다.
이번 총선도 대선의 연장선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행이 되고 있다. 무엇을 하겠다라는 말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견제 심리에만 호소하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지난 선거를 통해서 입증되었다.

민주당은  17대 국회에서 오만했다. 대통령 탄핵사태 덕분에 새롭게 국회에 등원한 열린우리당의 의원들은 그 참신성과 여당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많은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그들은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가지지 못했고 기존 정치판과 마찬가지의 권위와 권력의 즐거움만 찾았다. 386세대들이 줄기차게 외쳤던 합리적인 말들은 실천되지 못했고 오히려 기존 정치판의 기조와 분위기를 확실하게 학습했다.
그 결과 국민들은 참신하다, 개혁적이다 라는 말에 피로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100만 가지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가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국민들은 결코 그들이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수 있는 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선거판을 한번 보라. 한나라당의 계파 싸움이나 다름없다.
지역은 다시 쪼개어 졌고, 내부 문제로 나온 한나라당 사람들은 무소속, 친박연대, 자유선진당등으로 나뉘어서 뛰고 있다. 총선 이후 이들 세력들이 재집결 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이 있겠는가.
호남지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전국을 대표하는 정당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면서 조금씩 희석시켜가던 지역주의, 상향식 공천을 비롯한 민주적 분위기는 다시 사라졌다.


지난 총선을 한번 보자.
기존의 집권세력인 한나라당,정권을 잡은 민주당의 양당구조가 나름데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기존 정당에 대한 고정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고, 이러한 양당 구조에서 민주노동당이 전국 10프로가 넘는 지지율로 약진했다. 새로운 사회를 요구하는 진보세력은 이렇게 기존 정당 구조가 나름데로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을때 건전하게 사회로 진입했다. 민주당이 그들의 정치철학을 최소한만이라도 지켜나갔다면 대선의 결과에 상관없이 한나라당에 대적할만한 정치 세력들이 성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양극화 되어 가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충분한 목소리를 내는 진보세력들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론에 휘둘리고 기존정치판의 구태에 휩쓸리면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선거가 다가온다.
예전 같으면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진보세력에 한표를 던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곤혹스럽다.
한나라당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민주당으로 표를  주자니 민주당이 영 미덥지 못하고, 진보세력에 표를 주자니 한나라당이 거대 여당이 되고 난 후의 모습이 두렵다. 그리고 진보세력이 현실정치에서 주류로 나아가기에는 아직 힘이 많이 약하다.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 가볍고 짧게 보지 말고 크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밝혀야한다.
그래야 한나라당과는 차별화된 모습에 고정지지자들이 몰려들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목적을 실현할 것이다. 부동층이 많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부동층이 민주당으로 가기엔 당신들이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투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난 투표를 해야 할지를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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