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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270

나이 한살 더 먹기 휴일이라 늦잠을 자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맞는것 같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 전날이 제 생일입니다. 덕분에 손수 미역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매년 바쁘게 지네다 보니 생일을 기념하는 것도 잊고 삽니다. 어는 때에는 지방의 소도시에서 맞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하루종일 운전을 하면서 보낸적도 있습니다. 사실 한살씩 나이를 더 먹는 것이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편안하게 집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요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을 참 좋아합니다. 체 게바라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가 가진 자유로운 영혼과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사람들을 찾다 보니 '지두.. 2010. 5. 22.
자전거가 있는 풍경 모터를 단 자전거가 옆을 지나간다. 일흔살이 넘은 할아버가 운전대를 잡고 있고, 일흔살이 넘은 할머니가 뒤에 타고 있다. 할머니의 뒤로는 시장에서 사왔는지 작은 새 냄비가 떨어질듯 매달려 있다. 할아버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앞을 바라본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등뒤에서 지나가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본다. 서로의 체온을 믿고 의지한채 노인을 태운 자전거가 골목으로 사라진다. # 1 노인들이 들어간 골목길로 방향을 잡는다. 철거가 진행중인 골목의 풍경은 스산하고 음산하다. 접근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떠난 건물의 유리창에는 거미마저 줄을 치지 않는다. 주인을 잃어 버린 의자는 이미 한쪽 다리를 잃었다. 고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할아버지의 덥수룩한 수염이 등장하고, 폐지를 팔아 .. 2010. 5. 19.
기억의 습작 우리는 가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힘에 굴복하지 않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정정당당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품는다. 그 길이 고되고 힘들 길이어서. 누군가는 포기 하고 누군가는 힘없이 꺽이고 누군가는 한없이 슬퍼하며 불가능을 이야기 할지라도 서러운 슬픔은 가슴으로 삼키며 가는 길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2010. 5. 13.
초식하는 영혼 넉달째 급여를 받지 못해 쩔쩔매던 늙은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가 안좋다고 미루기를 한달. 사장이 해외출장 나갔다고 미루기를 두달. 경리부장이 그만두고 나가서 정산이 안되었다고 미루기를 세달. 급여 안준다고 큰소리 쳐서 기분나쁘다고 미루기를 네달. 사장이 퇴근하는 에쿠스 승용차를 온몸으로 세우고, 말리는 과장과 10여분 몸싸움을 하고, 평생 처음으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붓고 난 다음날. 해고 라는 말과 함께 누런 봉투가 땅에 던져졌다. 기름묻은 손으로 봉투를 가슴에 품고 나오던 날. 4년간 늙은 몸을 의지했던 낡은 공장 대문을 영원히 떠나던 날. 그는 더이상 솟구치는 눈물을 참을수 없었다. "우리는 초식하는 영혼으로 태어났다." 우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에도 식성이 있다고 한다. 스스.. 2010.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