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오랜 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도 잠시, 연말이 되니 울적한가 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이 슬퍼진다며 바쁜 나를 괴롭힙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녀석이 괜한 소릴 한다며 핀잔을 줍니다. 어제는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외모만 보면 소도 때려 잡을 녀석에게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봅니다. 녀석은 내년에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끊기 전에 한마디 던집니다.


우리에게도 서른 살이 있었을까….”

 
# 1

 
조용히 침대에 누워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어 봅니다.
물론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서른”. 그 시간의 무게에 몇개를 더했는지 모릅니다.

 




어느 소설가는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어느 철학자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내 이름을 서서히 잃어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가수는 사랑이 저만치 떠나 가는 것이라고 노래했고, 어느 늙은 교수는 하나씩 버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상실감 일수도 있습니다.

 

# 2

 

비슷한 연배의 한 작가가 쓴 책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최갑수씨가 쓴 잘 지내나요, 내인생이라는 책입니다.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의 사진 속에는 시간이 주는 외로움이 있고, 그의 글에는 소박한 일상과 잊혀있던 감성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그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사진을 들여다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 - 10점
최갑수 글.사진/나무수
 
그의 책을 읽으며, 과연 내가 서른 즈음에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치고 힘든 어깨를 하고도 세상과 맞설 용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부러지더라도 앞으로 돌진 하는 열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구요. 그러면서 한 해 두 해를 더 살았던 것 같습니다.

 
스무 살 즈음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이 있었고 서른 살 즈음에도, 함께 공감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흔 즈음에도 그런 일이 되풀이 되겠죠. 사는 시간 동안 계속 이어져야 할 고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겠죠.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이라는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전화를 끊으며 던진 말을 기억해 냅니다. 책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안부 조차 묻지 않고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득 용기를 내어 물어 봅니다.
잘 지내나요?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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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9

  • 덕분에 좋은 책을 선물했지 말입니다.
    그분도 이미 최갑수씨를 알고 있더군요.
    전작들도 읽었다고 하시더란.
    이런 저런 코드의 같음이 결국 같은 책으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선물한 후에 저 또한 뽐뿌가 되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요 노래가 어제 시크릿 가든 시청 후에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어찌 김광석의 노래는 어느 하나 안 좋을 게 없는지 말입니다.

    덧) 이제 올해가 열흘 남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고요. 행복한 2011년 맞자구요. 아자!

    • 네. 책을 보신분들은 다 좋다고 하시더군요. 사진에 조예가 싶으시다니 아마 아실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책 제목이 참 가슴에 와닿죠^^ 책을 보면서 사진에 오랜 시간 시선을 둔적이 정말 오랜만이었던것 같습니다. 벌써 2011년이 되는군요^^

  • 올한해도 '아둥바둥' 거리며 보낸것 같아요..
    작년에도, 그전에도...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둥바둥' 거리며 살지는
    않을런지... 연말이다 보니..괜시리 울컥해지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아둥바둥 산다라는게 딱 가슴에 와닿는 단어네요.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연말이 오니까 여러가지 생각할 것들이 많아 지는군요. 권과장님도 알찬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서른 즈음의 나이라 그런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음악을 들으며 한해를 돌이켜 봅니다.
    연말에는 항상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30년 넘게 살면서 인생에 대한 안부를 물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과 진지한 대화를 한번 나누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로군요.
    여친님이 없다보니 별다른 느낌은 없습니다. ㅜㅜ
    개츠비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 네. 이제 해피뉴이어가 되어야겠군요^^ 김광석의 울림이 있는 노래 참 좋죠. 가사도 그렇고..문득 책 제목 처럼 내 인생이 잘지내고 있을까 라고 반문해 봅니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가끔은 우리자신에게 진지한 안부를 묻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춥고 험한 날씨지만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산다라박 보다 이쁜 아가씨와 뜨거운 사랑하시길.^^

  • 아직 그런 상실감을 느끼기엔 부족한 나이에 다행스러워 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나이듦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된다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성탄절 잘 보내시고요.

    • 그쵸. 어쩌면 누구나 겪어야할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공감하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돌이켜본다 라는 말이 가슴에 참 와닿는 요즘인것 같아요. 오랜만에 뵙네요^^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12.29 10:53

    요즘은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도 있다더군요...
    갈수록 앞을 더 많이 봐야되는 세상이다보니.. 뒤를 잠시 볼 때면 많은 회한이 생기나봅니다.
    저는 이제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네요... 서른 즈음에... 갑자기 듣고 싶어집니다..

    • 이제 서른이 되셨겠네요.
      30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살다보면 참 후회가 많죠. 열심히 살았건, 못살았건 간에
      늘 후회와 회한속에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해야겠죠.
      이렇게 잘 견디고 있으니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01.17 00:44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다는게... 3일 지나면 서른살이 끝난다는 뜻이었습니다.^^;;
      살짝 난해했네요.
      벌써 31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줄어들고 덕분에 나이 먹는 체감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더군요.. 실감합니다..

  • 가끔 '지금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되뇌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필요한 책을 한권 추천받은 기분이네요..

    팍팍한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또 새롭게 한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다짐들이 마음속에 한글자씩 고이고이 새겨지네요.

    Gatsby 님 덕에 오늘도 하고싶은 일 하나를 마음에 품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꽁마담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죠.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많은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처마 끝에 쌓여 있는 눈송이의 아름다움 조차 모르고 살았었네요.
      또 여러가지 다짐을 하면서 한해를 미리 그려 봅니다.^^

  • 2011.01.12 19:26

    비밀댓글입니다

    •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만들어지나 봅니다.
      안그래도 책을 고민하고 계시길래 무심코 던진 것이 이 책이었는데 말이죠.
      반갑습니다.^^

  •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한달 넘게 문닫고 지내다가 포스팅도 하고
    이제야 새해를 다시 맞는 기분입니다.
    마침 며칠전부터 사무실 앞자리의 후배가 온종일 김광석의 노래만
    틀어주네요. 덕분에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좋긴한데..살짝 쳐지기도 합니다.
    소개해주신 책은 꼭 읽어봐야겟습니다.
    바쁘시더라도 늘 좋은 이야기 계속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저도 요즘 제 블로그조차 들어와보질 못하네요.
      바빠서 그런건 아닌데, 뭔가 생각이 필요한가 봅니다.
      괜찮은 책인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서 뭔가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 말이죠.^^
      올 겨울은 참 춥네요.^^

  • 좀.. 쌩뚱맞은 댓글일수도 있겠네요...... 초대장 부탁드려요.... 사무실 컴퓨터론 블로그 관리하기가 조금 힘들어.. 스마트폰으로 할려니..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ㅠㅠ - 이쪽으로 보내주심 감사 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escorte-vip.ro BlogIcon escorte 2013.01.11 07:04

    년 분양시장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포탈 NO.1 닥터아파트 가 모의 청약에 참여한


쌀쌀해진 거리를 오늘도 걷습니다.
비가 내리고 난뒤의 날씨가 다시 사람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멍하니 거리를 바라봅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입니다.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의 풍경속에서 정해진 좁은 공간으로 이리저리 어지럽게 움직입니다.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꽤 귀에 익숙한 음악입니다. 나에게 '서른'의 의미를 안겨준 노래 였습니다.
김광석'서른즈음에'가 차분하게 흘러 나옵니다.

# 1

얼마전 '내사랑 내곁에'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불치의 병으로 죽어가는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였죠. 이 영화의 제목을 보면 잊지 않고 떠오르는 가수가 있습니다. 영화의 말미에 그의 음성이 담긴 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아마도 김현식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사람이라면 그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나 CD나 LP를 갖고 있을겁니다. 그가 아닌 어떤 가수가 그의 노래를 부르더라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의 노래에는 특별한 '울림'이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정확한 기억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가 죽기전에 특별한 고백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오선지에 곡을 그릴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그저 입에서 흥얼거리며 만들어진 노래를 누군가가 오선지에 그려넣어준 것이라고 말이죠. 그는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에서 흥얼거리며 나오는 음율로 세상을 표현했습니다.

그의 노래에는 늘 외로움고독이 담겨 있습니다. 이루어진 사랑에 행복해 하는 노래보다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노래에서 나오는 '울림'은 고독하고 외로운 우리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기억속에서 잊혀졌다가 어느 순간, 그의 노래는 또다른 '울림'으로 다가 옵니다. 인간은 한없이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라는 그의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 2

돌이켜 보면 '서른'의 의미는 큰 것이었습니다.
아이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인생의 깊이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된 것이죠. 포기할 것은 포기 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게 되는 그런 나이였던것 같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에는 늘 '여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모습, 포근한 인상과 깊이 있는 말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는 한없이 외로워 보였습니다.

삶의 이유를 늘 궁금해 했던 그의 노래는 인간이 시간과 함께 살면서 느끼는 아픔과 고통, 그리고 찾아야 하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삶을 고백하고, 삶을 중얼거리면서도 무언가 듣는 이로 하여금 채워넣어야 하는 해답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의 마지막 모습처럼 해답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죠.

그의 '여백'은 시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의 노래에 나오는 수많은 고민들을 여전히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의 여유는 인생의 남겨진 공간이지만, 그 공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스스로 늙어가고 맙니다. '여백'의 가수가 남겨놓은 노랫말 속에는 그러한 아픔이 함께 묻어 있습니다.



표정없는 얼굴로 바쁜 걸음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지친 삶의 내면에는 '울림'과 '여백'을 모두 갖고 있을 테지요. 그래서 때로는 힘든 삶에 울고 싶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변함없는 삶에 싫증이 나기도 하고, 애써 자신의 감정을 감추어야 할때도 있을 겁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래된 영상을 찾아서 멍하니 쳐다 봅니다. 그리고 그들이 전해주는 가사에 취해 봅니다. 인생을 노래하던 두 가수는 사라졌지만 그들의 '울림'과 '여백'은 아직도 여전한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모습이 여전한것 처럼 말이죠.


Comment +30

  • Daisy 2010.01.21 23:04

    좋은 음악 잘 듣고 갑니다.^^*
    언제 들어도 좋네요.ㅎㅎ

    왜 그리 일찍 가셨는지....

  • 2010.01.21 23:09

    비밀댓글입니다

  • 두 가수 다 제가 격하게 좋아하는 가수들입니다.
    제가 좀 또래에 비해 취향이 노땅이라....
    김현식은 울림이라고 하신 것처럼 그 특유의 고독한 목소리가 귀에 계속 맴돈다면
    김광석은 애절한 목소리, 시 같은 가사들......

    아 왜 두 가수가 일찍 세상을 떠났어야 했는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 아~ 격하게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가끔 그들의 노래를 미친듯이 심취해서 듣곤 합니다. 어떤 가수가 불러도 그들이 내는 마음의 떨림을 느낄순 없는것 같습니다. 인간은 가끔 고독의 떨림에 몸서리 칠때가 있는것 같네요.^^

  • 故 김정호. 유재하. 김현식. 김광석 그리고 김재기
    진정한 노래와 가수의 가치는 이기의 상태에서 비롯된 감정이입과
    그 안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나와의 조우-그것을 가능케 하는 이,
    오롯하게 마주하지 못한 그들의 끝냄과 그 사람이라면 이라는 가능성의 안타까움.
    너무 많은 것들의 변화로 잊은 듯 살아가지만 늘 마음속에 존재하며 지향해야 할 것들을 노래한 이들,
    쉽게 피고 쉽게 지는 대중 문화의 현실 속에서 왜 그들의 노래가 진정한 의미의 소비로 이어지는지.
    그들을 기억하는 이들이 죽어야 진정한 죽음으로서의 마침이라더군요.
    아~ ”ㄴ” 아픈데요.

    • 마음이 가끔 동~할때나 떨~릴때나 우울할때면 그들의 노래를 듣게 되는것 같습니다. 잘살든 못살듯, 가졌든 못가졌든, 결혼을 했든 안했든..쿠쿨럭.. 모두가 그런 느낌의 공유는 가능한것 같아요.

      보이는것에 집착하는 세상속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떨림을 이어준다는 것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산자는 죽은자의 기억을 더듬으며 그들의 사랑을 다시 느끼는것 같네요.^^

  • 동영상 플레이 했더니 아마도 수천번은 들었들 듯한 "공감하시는지요?"로 시작하는
    김광석의 대사와 노래가 나오는군요. 갑자기 울컥.

    서른이든 마흔이든, 아무래도 나이를 열개 채운다는 게 의미심장한 것이겠지요.
    여자들은 젊음을 뒤로 보낸다는 느낌에 서른을 몹시 힘들어하는 것 같고
    남자들은 중년으로 접어든다는 느낌에 마흔을 몹시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저 역시 간혹 김광석과 김현식과 ... 등등의 형아들(아저씨들?)이
    간혹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흠. 여백이란 노래는 제목은 생소한데, 아마 들었을 노래겠지만,
    한번 챙겨들어봐야겠습니다.

    • 저도 마음이 꿀꿀할때마다 듣는 동영상이네요.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른은...아마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울타리의 의존성에서 완전히 독립되어버리는 나이인것 같습니다. 돌이켜보아도 마찬가지였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의 모습..가족의 모습..사회의 모습이 서른을 넘어가면서부터 아주 다르게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여백'이라는 노래는 아마 없을겁니다.^^ 그의 노래가사가 모두 여백인것 같아서 그런 표현을 했어요.^^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1.22 11:06

    제가 딱 서른즈음에 아니겠습니까. ㅎㅎ
    서른즈음에... 가만히 귀 기울여 듣고 있다보면 20대때 들었을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많은 나이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것을 고민하게 되는 시기인 거 같네요.
    김현식의 울림과 김광석의 여백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갑니다. ^^

    • 아~~~ 딱 서른이셨군요. 그렇다면 이제 미모의 여성분이 Reignman님의 곁에 다가올 적당한 나이 입니다. 인간의 외로움에 울림과 여백이 있는것만은 아닙니다. 봄처녀가 활동을 시작할 봄쯤이면 Reignman님의 가슴에도 울림과 여백이 있겠군요. 두근두근..두근두근...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1.22 16:08

      그러고보니 해가 바뀌면서 서른 하나가 되었네요.
      2010년이 된지 20일도 넘었는데 아직도 31살이 어색합니다. ㅜㅜ

    • 아..저런.
      세월이 이렇게 가는군요. 잃어버린 한살..어디서 찾을수 있을까요.흑흑흑..
      우리 두손 불끈 쥐고 봄을 기다려봅시다. 봄날은 옵니다. 이영애는 갔지만...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1.22 11:35

    올해 딱 서른이 되었는데... 머릿속에서 '서른즈음에'는 무한 리플레이되고 있습니다.
    명곡들이고 명가수 들인데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 못하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지만요.

    • Slimer님도 서른이시군요. 이런말씀 드리면 죄송하지만, 참 부럽습니다.;;;
      서른은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시작되고 앞에 놓인 장애물의 키가 더 컵이는 나이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이별은 기억속에 머물고 현실은 가슴속에 답답하게 머무는...하지만 나아가야 하는 그런 시기였던것 같아요.

      여백과 울림은 우리가 외롭고 힘들때 큰 힘이 되어주는것 같습니다. 그들의 노래가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 2010.01.23 14:45

    비밀댓글입니다

    • 저 역시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터벅터벅 고갯길을 올라가면, 언제나 그자리에서 안쓰러운 시선을 던지며 '수고했어, 우리 힘내자' 이 한마디를 던져줄것 같은 사람들입니다. 살면서 이러한 울림과 여백의 의미가 갈수록 깊어지는것 같죠. 시대를 함께 살면서 함께 고민해 가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난 거 있죠.
    저도 광석이 형아에 관해 포스팅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요.
    트랙백 살포시 놓고 갑니다.

  • 글 너무 잘 쓰세요. 부럽습니다. 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
    아무튼 항상 제 블로그에 멋진 글로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하구요. ^^

    • 아 별말씀을요.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블로그에 글을 적기 시작한건데요. 블로그에 사진 참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사진을 배우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서 그저 관람만 하고 있어요. 관람료도 안들고 너무 좋은데요.^^ 늘 좋은 사진 너무 감사합니다.

  • 몸도 덜 좋고 맘도 허한 것이 날씨 탓이겠죠? 기분 탓이겠죠!!!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아쉬워 마세요. 또 모르죠.~ :)

    • 몸도 덜 좋고 마음도 허한것이 날씨탓만은 아닙니다. 잦은 음주와 수면부족으로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약해진 탓도 있구요, 공해와 오염가 숲을 파괴하듯이 포악한 세상의 광기속에서 힘들어 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피톤치드가 향이 약해지면 전 어디서 산림욕을 하겠습니다.^^

      저도..
      자러 가겠습니다.
      돼지꿈꾸십시오.
      아쉬워 마세요.
      또 모르죠~

  • 2010.01.24 21:38

    비밀댓글입니다

    • 삶의 여백은 늘 아련한 감정의 무언가를 남기곤 하죠^^ 참 멋진 사람이죠. 오래된 영상을 보면서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드니까 말이에요. 여백이 바로 이런 감정의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돼지꿈 꾸세요!

  • 2010.01.25 10:46

    비밀댓글입니다

  • 학창시절 김광석의 마지막 전국 투어였던가요.
    대구 공연을 기다리다가 비보를 들었었죠.
    아직도 남겨진 노래들은 너무도 생생하지만.
    요즘은 김광석 노래들을 자주 듣지 않습니다.
    뭔가 속에 참고 있던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을땐...피하는것도 방법인것 같습니다.
    그나마 서른 초반을 넘긴게 다행이랄까요..

    • 가끔, 삶이 수수께끼 같이 느껴질때면 김광석의 음악을 듣습니다. 알듯 모를듯..서른 이라는 나이가 인생을 알기에는 약하고 모른다고 하기에는 너무 강한 감정의 무언가가 느껴지는 나이이기도 하죠. 그리운 사람들이 참 많아 지네요. 나이를 먹는겐가요? ^^


비가 오고 난뒤에 느껴지는 쌀쌀함에 몸을 움추립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어야 했는데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쳤습니다. 마치 장마철 날씨처럼 매섭게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가 참 좋을때도 있습니다. 건조했던 날씨가 풀리고,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 풍경

비가와서 흐려지는 창문너머로 이정표가 보이고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걷습니다. 교복 바지를 둥둥 말아올리고 걷는 학생의 모습이 보입니다. 서둘러 택시를 타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줍고 다니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비가와도 풍경은 멈추지 않습니다.

화려하게 펴서 아름답게 빛나던 벚꽃나무 아래엔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에 뭉쳐진 꽃잎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꽃잎은 이제 그 생명을 다한후 사람들의 발에 짓이겨져 버립니다. 아름답던 풍경이 지저분하게 변합니다.

도로에 비상깜박이를 켜고 택시기사와 손님이 서로 싸웁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면서도 옥신각신 합니다. 체격이 작은 운전기사 아저씨를 향해 체격이 큰 손님이 때릴듯한 기세로 욕설을 퍼붓습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눈에 불을켜고 그 앞으로 다가갑니다. 손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슬쩍 저를 쳐다봅니다. 좌우 2센티 길이의 깍두기 머리에  인상이 많이 더티 합니다. 슬쩍 담배를 꺼내물고 택시를 바라보며 시선을 피해봅니다. 무섭습니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저씨는 비를 흠뻑 맞고 젊은 손님에게 욕을 듣고 있습니다. 작은 체격이지만 그래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단돈 몇천원의 택시비는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소중한 돈일것입니다. 저에게 돌아오는 시선을 용케 피하며 택시기사 아저씨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담배만 피워댔습니다.

"젊은 사람이 입이 왜 그리 험하니?"


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깍두기 머리의 인상을 보니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깍두기 머리는 지갑을 열고 3천원을 땅에 던집니다. 퇴계 이황 선생님이 비에 흠뻑 젖어 버립니다. 묵묵히 택시아저씨는 비에 젖은 천원짜리를 하나씩 건져서 손에 쥐고는 긴 한숨을 내쉽니다. 아저씨의 새하얀 입김이 선명하게 흔적을 남깁니다. 그리고는 다시 운전대를 잡습니다.

택시가 사라지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뒤에서 모자를 쓴 할어버지가 리어커를 끌고 다가 옵니다. 리어커에는 비에 젖은 폐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비의 무게만큼 할아버지의 발걸음도 무거워 보입니다. 우산을 씌워 드리니 그저 허허 웃기만 합니다. 밀어드린다고 하니 그냥 놔두라고 합니다. 이빨이 몇개 남지 않은 입에서 연신 새하얀 입김이 나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 드시라고 할아버지의 오래된 점퍼속에 지폐 몇장을 살짝 넣고 재빨리 도망칩니다. 비는 조금더 세차게 내리고 빨리 걷는 나에게도 새하얀 입김이 흘러 나옵니다.

여백의 노래.


 

삶의 여백을 노래하던 가수의 노래를 들어 봅니다.
'김광석' 이라는 이름을 들을때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채우고 채우고, 또 채우다 보니 정작 남아 있는 여백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욕심은 채워도 끝이 없고 상념은 채울수록 그 깊이를 더 해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여백을 깨달을 시간조차 가지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속에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비가 오는 날씨속에 모두 뜨거운 입김을 내쉬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속을 걸으며,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고단한 삶의 깊이를 생각해 봅니다.

화려했던 벚꽃이 떨어지고 나면 이내 잊혀지듯이, 우리들이 채우고 있는 모든것들도 때가 되면 잊혀지는것 같습니다. 그 많던 욕심도 뜨겁던 용기도 말이죠. 세상에 밟혀 버리고 사람에 버림받으며 어느새 나이를 먹어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열정은 결코 사그러 들지 않는것 같습니다. 냉정한 시선에도, 혹독한 비바람에도 견디어내고 꾸준히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모두가 내뿜는 새하얀 입김을 보며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내쉬는 뜨거운 입김에서 삶의 여백을 느껴봅니다. 이러한 삶의 여백들이 모여 우리가 만들어 내는 풍경을 그려 봅니다. 그리고 그 풍경속에서 소박한 희망과 열정을 느껴봅니다.

삶의 여백을 노래하던 가수는 사라졌지만, 그가 부르던 노래는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볼순 없지만 우리 마음속에서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는 풍경을 보며 여백의 가수가 부르던 노래를 오랫동안 들어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여백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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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0

  • 글을 읽는데 저도 저 상황에 같이 있는듯 합니다.

    할아버지가 커피대신 녹차 마시고 싶어하시면..
    개츠비님 마음이 참 이쁘시네요. ^^

    김광석은 동물원에서 활동할때 노래를 더 좋아합니다.
    뭐 서른 즈음에는 워낙 유명한 곡이지만 전, 흐린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이곡이 제일 좋습니다.^^

    아참 깍두기 그 인간 왕복 싸다구 날리고 싶어요!!

    • 저도 동물원 노래 좋아합니다. 삶의 여백을 알려준 가수이기도 하죠. 살다가 불현듯 그런 기분을 느낄때가 있네요.^^ 아..깍두기 저도 한소리 하려고 했는데..인상이 제가 감당할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어서요.^^ 엔셜리7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Padfoot 2009.04.22 01:53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요즘, 날씨 탓인지 김광석 노래가 많이 생각이 났는데....
    늦은 밤에 다시 들어 보니 더 좋네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것도 있는 반면에 점점 더 가까워 지는 것도 있겠죠.^^

    • 그 대목 참 좋죠. 비바람이 칠때 듣는 노래가 몇가지 있는데, 이 노래도 참 좋은것 같아요. 가끔 너무 쳐질때 오히려 이런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기도 한답니다.^^

  • 저도 김광석의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비가오는 날이면 특히나요...그의 노래 대부분을 좋아합니다만.
    불과 몇년 전이지만. 서른 즈음에를 한창 자주 부르던 29, 30 즈음이 떠오르네요..
    군대가던 친구들에게 불러주던 이등병의 편지도 그렇고
    삶이 쌓여가는 궤적을 따라 그의 노래도 계속 이어지겠죠..
    나이가 더 들어.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부르고 있을 날도 오겠죠...
    마음이 웬지 차분해 지는 군요...^^

    • 아, 정말 좋죠.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도 곧 그렇게 되겠죠. 바쁘게만 달려가는 세상인데, 주변을 둘러보고 느껴가는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구벌레님도 저랑 취향이 같으신것 같아서 기분좋네요.^^

  • 비가 이제 자연현상 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가뭄 해갈도 그렇고,
    갑갑한 마음을 적시는 감성도 그렇고,
    게다가 김광석과 김현식과 전인권이 떠오르는 상황이 되고 보면...
    비라는 것은 이제 감정이입의 자연현상이 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감성적인 글 잘 봤습니다.
    이런 글을 써야 하는데, 해충이나 박멸하고 있으니... 그쵸?
    뭐, 그래도 해충은 우리가 박멸해야지, 누가 대신 박멸해 줄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오늘도 홧팅입니다.

    • 비가 오면 은근히 기분이 좋던걸요. 가뭄 해갈도 되고요. 비는 늘 그리움과 함께 오는것 같기도 하구요.^^ 요즘 바쁘시다던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아..여름이 곧오는군요. 여름에는 해충의 번식력이 상당히 강해지죠. 해충이 이미 하나의 왕조를 이루면서 주변의 개들이 함께 짖어대더군요. 갈수록 가관이긴 하지만, 해충박멸을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죠.^^

  • 조금 시간이 남아 살짝 들렀습니다.
    한주의 허리를 넘어서 목요일입니다.
    화이팅 중이시지요? ^^

    • 벌써 목요일이군요.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가네요. 다음주면 5월입니다. 비프리박님도 식사 꼭 챙겨드시고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해충박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