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회색 나무 아래에 놓인 노란색 벤치 위에 노인이 앉아서 무언가를 읽고 있습니다.

한가한 주말 오후, 겨울이 끝자락에 마주선 공원의 모습은 쓸쓸함도 분주함도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시간 속에 정지해 이는 느낌, 노인은 자신을 닮은 늙은 회색 나무 아래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오랫동안 앉아 무언가를 읽습니다. 마치 오래된 엽서 속에서 찾을 있는 그런 풍경입니다.

 

한참을 걸어 노인의 곁을 지나 갑니다. 노인은 그제서야 책을 덮고 불청객을 바라 봅니다. 노인의 손위에 있는 것은 자그마한 시집이었습니다. 고은 시인이 '첫사랑'.
돋보기 너머로 불청객을 바라보는 노인의 눈이 맑고 깊습니다. 방해가 될까 서둘러 자리를 피합니다. 노인은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다시 책을 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다시 공원에 흐르고, 노인의 회색 머리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 한계령

 

남자가 한계령에 오릅니다. 바람처럼 살다 가고픈 인생이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그는 죽기로 결심을 합니다. 발길이 닿는 가장 높은 곳에서 아래 놓인 세상을 향해 죽어라 욕을 하고 떨어져 죽기로 말이죠. 사랑은 남자를 배신했고, 남자는 살아갈 힘을 잃어 버렸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힘을 잃어버렸다는 , 그것만으로 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죠.

 

심호흡을 하고 구름 아래를 쳐다 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걸어왔던 얕은 언덕과 굽은 길을 바라봅니다. 자신의 가슴에서 힘겹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를 듣습니다. 거친 호흡 소리를 듣습니다. 남자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무것도 자신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남자는, 죽기 위해 올라왔던 굽은 길을 다시 바라봅니다.

 

잠시 , 남자는 다시 산을 내려 갑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힘차게 뛰고 있는 심장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살아 숨쉬는 자신 먼저 사랑하겠노라고 말이죠.

 

# 나는 나의 첫사랑

 

어느 방송에 나온 시인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선 이렇게 대답합니다.

살아 숨쉬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선 세상 어느 누구도 사랑할 없었다고 말이죠. 그리고 첫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고 말입니다. 시인의 멋진 미소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노인이 앉아 있는 벤치를 다시 바라봅니다.

그리고 노인이 걸어왔던 굽은 길을 바라 봅니다. 어쩌면 노인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기억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는 사랑. 어쩌면 노인의 눈이 맑고 깊은 것도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삶의 고단함을 핑계로 스스로에게 매정했던 시간들을 기억해 봅니다. 내일을 핑계로 오늘의 나에게 비굴했던 시간들을 기억해 봅니다. 어쩌면 '사랑' 잊고 살아 왔던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다시 불어 옵니다. 그래도 봄은 찾아 것이고 삶의 호흡은 여전히 멈추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계절에는 나를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바람 소리에 용기 내어 말을 꺼내 봅니다.

"나는, 나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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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어두운 방에 혼자 누워 읽었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게 썩 뚜렸히 그려지지는 않지만 뛰고 있는 제 심장이 새삼 느껴지네요. 높은 산정상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두운 방구석도 자신을 더 간절히 마주하게 하네요^^.

    • 잘지내셨죠?
      작년 이후에 포스팅이 끊겨서 잘 살고 계시나 싶었습니다.
      수없이 되뇌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살지 않나 싶어요.^^

  • 아. 누구에게나 첫 사랑은 자신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스치네요.
    제 첫 사랑도 저 자신이었겠죠? 자기애. :)
    나 이외에 '첫 사랑'이라 불릴 만한 것은 누구를 향해서였지?
    머리를 긁적이게 되네요. 아무래도 고등학교 졸업후를 생각하는 게 맞겠죠? ㅋ
    그전에는 맘에 두기만 했을 뿐 '사랑'이라 할 만한 뭔가를 한 적이 없기에. 핫.

    • 음.그럴까요^^
      요즘 심리학 책을 가끔 보는데,관점에 따른 시간의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늦거나 빠르거나의 관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2.03.13 09:28

    그러고보니 진정한 첫사랑은 저 자신이었네요..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잊고 살기 쉬운데 말이죠...
    이제는 첫사랑과 함께.. 다른 사랑도 좀 하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첫사랑을 다시 찾았으니 조금은 덜 외로워집니다.

  • 전...저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 ㅠㅠ

    • 이런.^^
      빈상자님의 책은 잘 보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연상되는 것들이 많아서요. 책을 쓰기 위해서 참 많은 영화를 보셨겠구나 싶었어요. 늘 감사드리는거 아시죠?

 

환절기 때문에 고생했던 비염증세가 사라지는 보니 겨울이 왔나 봅니다.

계절은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고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좋던 싫던 또다시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같습니다.

공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바람을 예고하는 대지의 공기도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 온다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평온한 오후의 한적한 시간. 아름답던 단풍 나무들도 이제 칙칙한 색깔만 남아 있습니다. 색이 바랜 벤치에 앉아 앙상한 겨울 풍경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여자가 벤치에 앉아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 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조용히 전화기에 집중하며 듣고 있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리지는 않지만 아마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나 봅니다. 여자의 등뒤에 홀로 있는 앙상한 나무 가지가 바람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외로움, 또다시 이해와 용서를 의미하는 단어들이 오고 갑니다.


이제
힘을 다해버린 인연의 끈을 잡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다시 시작하는 사랑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자는 오랜 시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1

 

언젠가 존경하던 분이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사람 좋아하기로 소문난 분이길래 인사차 찾아 적이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소박한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던 분은 이제 생의 마지막 소원을 이룬 것이죠. 투박한 나무 집에 크지 않은 텃밭, 그리고 사람을 따르는 개와 함께 매일 산을 타던 그분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산을
바라보며 익은 더덕과 소주 한잔을 권해 주시던 그분의 행복한 미소는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행복해 보였고 넉넉해 보였습니다.

 

분을 다시 보게 것은 어느 남부지방의 도시에서 였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전원 생활을 버리고 다시 도시로 나가게 된것이죠. 어릴 사랑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다시 찾아 사랑으로 인해서 복잡한 도시 생활을 시작하게 겁니다.

분은 아련했던 사랑을 잊지 못하고 홀로 늙어갔고, 여자는 다른 남자와 사랑을 했다가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사랑이 이루어지게 거죠.

 

오랜만에 그분의 얼굴에는 다른 의미를 가진 미소가 머물렀습니다. 행복해 보였고 넉넉해 보였습니다. 예전에 느꼈던 웃음 과는 다른 느낌의 행복이었죠.

인연은 질긴 끈으로 만들어져서 꼬인 매듭만 풀어버린다면 다시 이어지는 맞는 같다 말씀하셨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사람의 사랑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뜨거워지는 같았습니다. 헤어지면서 손을 흔들어 주던 노부부의 웃음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습니다.

 

# 2

 



오랜 시간 전화기를 붙잡고 있던 여자가 전화기를 내려 놓습니다. 색이 바랜 벤치 위로 짙게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여자가 조용히 일어납니다.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을 나오는 짙은 한숨이 느껴집니다. 해가 짧아진 산책로를 따라 여자는 조용히 걷습니다. 여자의 그림자가 힘없이 함께 늘어 집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가로등이 켜집니다. 불빛 아래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오늘도 많은 인연들이 만나고 이어가고 헤어지고 그리워 하고를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에 들떠 있고, 누군가는 함께 하는 인연에 행복해 하며, 누군가는 지나간 인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거리를 걷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보니 여자가 앉아 있던 공원의 의자가 눈에 보입니다. 여자가 떠나버린 그곳에는 약간의 아쉬움과 홀로 되는 것에 대한 외로움이 묻어 있는 같습니다. 인연은 끈이 모질게 질겨서 매듭을 풀어 버리면 다시 이어지는 같습니다. 기억은 후회를 만들고 추억은 인연의 깊이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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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 내려 놓은 이후로 다시 잇지 못하고 있기를 몇 해...
    내려 놓는 것이 두려워 또 다른 잇기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너무 오래돼 놔서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네요.
    뭐 제게도 인연이 있겠죠. ㅎㅎ

    아무튼 개츠비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날이 추워지려니까 따뜻한 글을 들고 나타나신 건가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별일 없으셨죠? ^^

    •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가끔 블로그 찾아가서 글 잘 보고 있었어요. 사진을 어찌나 잘 찍으시는지 늘 감탄하면서 말이죠.

      인연이라는게 참 질기죠.^^ 곧 좋은 사람 만나실거라고 믿어요.^^

  • 오랜만에 보는 개츠비님 새글입니다.
    인연에서
    질긴 성질,
    결국은 갈곳으로 가고 마는 물같은 속성,
    을 봅니다.
    가늘더라도 인연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일인입니다.
    (개츠비님에 대한 제생각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슨 사랑고백같군요. 쿨럭)

    이제 조금더 자주뵙는 건가요?
    i hope so. :)

    •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 인연이라는것이 정말 질기죠. 어쩌면 인연이라는 것은 영혼의 대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혼은 시간을 지워버리니까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건 웬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을까요?(쿨럭..ㅜㅜ).

      이제 조금씩 글을 적어도 될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많이 바빴거든요.^^

    • 아잉~
      그걸 사람들이 다 안다는 걸
      저만 모르고 있었군요. 쑥쓰. 발그레. *^^*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11.14 22:32

    오랜만에 새로운 글로 돌아오셨군요. 인연이란게 회자정리라지만, 거자필반이기도 합니다.
    개츠비님만이 적을 수 있는 글을 다시 읽게되니 반가운 마음이 울컥 합니다.

    저 또한 베푸러박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I hope so~~

    • 네 slimer님의 블로그에도 가끔 가보았습니다. 여전히 세상에 대해서 알리고 계시더군요. 잘 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뵐께요.^^ i hope so~~

  • 가을과 겨울사이 주말을 보내고...
    오늘따라 왠지 RSS를 들춰보고 싶더니..
    반가운 개츠비님의 새글이 기다리고 있군요. ^^.

    인연이라...앞선 이웃분들과 비슷한 마음인듯합니다.
    근데..오래전 헤어진 첫사랑 생각은 왜 나는 걸까요.. ^^

    • 저런, 첫사랑이 생각나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런건 마음속에 꽁꽁 감춰두시고 밥을 안줄때 살짝 꺼내 보는거죠.

      정신적으로 많이 바쁜 시기를 보냈어요.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는 다짐은 지키지 못했지만, 조금씩 지나간 기억들을 소중히 생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자주 뵐께요.^^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지만, 남자의 얼굴은 아직도 겨울이었다.

때가 많이 묻은 검은색 점퍼, 상표의 흔적마저 사라진 황갈색 운동화. 흰머리가 듬성듬성한 거칠은 머리카락, 그리고 말라붙은 광대뼈의 모습. 초라하게 구겨진 배낭과 덥수룩한 수염까지.

낡은 중국집 앞에서 꽤 긴 시간을 서성거린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찾아온 봄을 느끼기 위해 나왔던 나에게 남자가 그리고 있는 풍경은 추운 겨울이었다.

 

누군가 중국집의 문을 박차고 나왔고,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무엇이 그리 초조하고 불안한지 앉아 있는 남자는 다리를 계속 떨며 앉아 있다. 주인 인듯한 남자가 무언가를 이야기 하자 남자는 때묻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주인에게 준다. 돈을 확인한 주인이 그제서야 물을 한잔 갖다 준다. 물을 마시면서도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한 듯 계속 다리를 떤다.

 


# 1

누군가는 우리 사회를 승자의 자만감이 패자를 유린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출발한 불공정한 경쟁에서 승리한 오만한 사람들이 패자의 자존감 마저 빼앗아 가는 사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증가와 높은 자살율을 근거로 내세웠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달빛 요정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참 먹먹했다. 살아서 부르던 그의 노래에는 무심했지만 그가 떠난뒤 남겨 놓은 노랫말들은 마음을 참 아프게 했다. 스스로를 마이너리그라고 불렀던, 당당했던 그도 생활고와 무관심은 넘기 힘든 고통이었다. 밥과 김치를 먹고 싶었던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도,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이다. 꿈을 펼치라고 세상은 이야기 하지만 그 꿈을 펼칠만한 자그마한 공간과 배려조차 허락하지 않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약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세상 속에서 올 겨울은 유독 추웠다. 남의 일이라고 하기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풍경들이 너무도 선명하다. 마음 마저 가난해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찌 봄을 기다리며 희망가를 부를수 있을지 모르겠다. 봄을 재촉하는 햇살은 따사롭지만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다.


 

# 2

돌아오는 길에 남자를 다시 보았다.

남자는 붉은 짬뽕 국물을 마시고 있었다. 쾡한 눈에 얼마간의 생기가 보이는 것 같았다. 천천히 짬뽕 국물을 마시면서도 여전히 다리는 떨고 있었다. 남자는 마지막 몇 모금을 남기고 허리를 폈다. 남자의 낡은 점퍼도 함께 펴졌다. 물은 한모금 마시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돈을 다시 꺼냈다. 구견진 지폐 더미에서 몇장의 돈을 꺼내 탁자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 보며 온기를 느끼는 듯 했다.

 

한참을 그렇게 허리를 펴고 가만히 있었다. 무언가를 먹었다는 포만감이 좋은지, 아니면 소화가 안되어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꽤 오랜 시간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갑자기 남자가 그릇을 들고 남은 국물을 입에 넣었다. 식은 짬뽕 국물이 목덜미로 천천히 내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으깨어진 엄지손톱이 보이고 남자의 핏발선 눈동자가 보였다. 울컥하는 마음에 나는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추운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봄은 다시 찾아 오고 있다.

세상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진실은 아직도 추운 겨울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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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5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02.23 11:35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자기 자신의 인생보다 남들과의 비교되는 인생을 생각하여야 하고, 남이 먹으면 나는 못먹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배되어야 하니까요...

    • 세상의 현인들은, 삶은 승패가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죠.^^
      짬뽕국물을 먹으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아저씨의 눈빛이 아직도 선합니다.
      삶은 과연 아름다울까요.

  • 승자가 독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
    이 사회는 정글인 것이죠.
    경쟁에서 탈락하면 그게 곧 죽어 싸다는 뜻이 되는 한
    이 사회는 강자만 살아남는 밀림인 것이죠.
    승자가 되지 못한 사람,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도,
    모두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한 걸까요.

    • 요즘, 인간다운 삶이 무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인간은 참 감정적인 동물인데 말이죠.
      울컥 하고 눈물이 날뻔한 장면이었습니다..
      꽤나 충격적이어서 그 느낌이 오래 갔네요.

  • 정글의 짐승들도 자기 배만 어느 정도 다른 생명들을 함부로 해치지 않죠.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쌓아두지도 않구요.
    정글보다 더 험한 세계가 바로 우리네 이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약육강식보다 더 치열한 서바이벌을 견디며 살아가는 약자들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라도 그 경쟁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거겠죠.
    봄은 오는데 희망도 함께 와야할텐데요. ~~

    • 진부한 이야기지만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이라는걸 새삼 느낍니다.
      아저씨가 마지막 짬뽕국물을 들이마시기 전에 했던 심호흡도 깊은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인지도 모르죠.^^
      삶의 풍경에서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 잘 지내시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
    가끔 올리시는 포스팅 보고 있습니다. 안부 여쭙고 갑니다.

  • 그 아저씨에게는 짬뽕 한그릇이 현실을 붙잡는 끈일까요?
    그렇다면 제발 놓지 마시고 봄을 맞이 하셨으면 하네요.
    잘 봤습니다~ ^^

  • 무거운 고민입니다.
    동물의 세계가 그러하듯 사람들의 세계에서 약육강식 또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정글의 사회가 과연 괜찮은 건지 맞는 건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거든요. 늘 고민해야겠죠. 늘 생각해봐야 하고.

    • 세상속의 모습과 세상밖의 모습은 확실히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인간사가 정해진 법칙에 따라서 사는것이 순리라고는 하지만, 그 기본적인 법칙 조차 힘겨운 사람들이 많다는걸 느꼈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 잘 지내시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
    가끔 올리시는 포스팅 보고 있습니다. 안부 여쭙고 갑니다.

  • 2011.07.16 20:49

    비밀댓글입니다

  • 잘 지내시고 계시죠? ^^
    한동안 블로그 업데이트가 안되시는 것 같아서, 소식이 궁금하긴 하지만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리라 생각하면서...발도장 오랜만에 남기고 갑니다.

    막바지 여름 건강히 잘 보내시구요,
    선선한 가을이 올때쯤 블로그 컴백부탁드려요 ^^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시간 참 빠르죠.

올 한해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도 하기 전에 벌써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성실한 블로거가 되겠다며 몇 년째 하던 약속도 이젠 못하겠습니다. 갈수록 어딘가에 글을 남기는 것도 버거워 지네요. 이번에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묵묵히 한 해를 보내볼까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에게 미안한 감정이 없을 테니 말이죠.

 

# 1

얼마 전에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대기실에 많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저도 그 사람들 틈에 끼어 환자 티를 내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아파 보입니다. 한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대기실로 들어옵니다. 의자에 앉아 덤덤하게 벽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핍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엄마가 손을 끌며 주의를 줍니다. 그래도 아이는 울먹거림을 멈추지 않습니다. 아이를 의자에 앉히고 엄마의 손을 꼭 잡은 뒤에야 울음을 멈춥니다. 아이의 모습이 귀여워서 웃는 얼굴로 아이를 쳐다봅니다. 아이는 제 얼굴을 보자 마자 다시 엄마를 보며 울먹거립니다. 최대한 온화하고 자상한 미소를 지었지만 아이는 그게 무서웠나 봅니다.

잘생긴 남자 간호사가 오더니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웃어줍니다. 아이는 곧 방긋 거리며 울음을 그칩니다. 4살배기 아이도 잘생긴 남자의 멋진 미소와 우울한 독거인의 어설픈 미소를 구별할 줄 아나 봅니다. 내 이름이 호명될 때까지 하얀 벽을 바라보며 혼자 웃는 연습을 해 봅니다.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간호사가 인상을 찌그러뜨리며 불쾌한 표정을 짓습니다.


 

# 2

얼마 전 모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였는데, 그 때 보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평생을 살아오며 얼굴에 새겨진 모습이 울상이었습니다. 말을 할 때에도 말을 들을 때에도 표정은 늘 우는 모습입니다. 입가와 눈가에 세월이 그려놓은 얼굴 표정이 그런 모습입니다. 고된 삶의 흔적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할머니의 얼굴에도 지나온 삶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놓은 주름과 표정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항상 웃고 즐겁게 사는 분들의 얼굴에는 웃는 모습이, 그렇지 않은 분들의 얼굴에는 고된 모습이 그려져 있었죠.

 

아이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공포감을 느끼면 울게 되고 재미있는 것을 느끼면 웃게 됩니다. 아이는 우는 얼굴과 웃는 얼굴 모두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 표정에는 그러한 것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얼굴의 표정을 잃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3

병원에서 나와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이 표정을 살펴 봅니다. 추운 겨울에도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여학생들의 얼굴은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습니다. 눈을 쓸어 내리는 아저씨의 얼굴에는 짜증과 무료함이 묻어 있구요, 오뎅을 파는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묻어 있습니다. 길을 걷는 노인의 얼굴에는 펴지지 않는 표정이 그려져 있어서, 즐거운지 힘이 든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세월은 단지, 우리에게 기력과 젊음만 가져 가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거울 앞에서 여러가지 표정을 지어 봅니다. 눈 위에 그려진 엄숙한 주름이 보이고 웃음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얼마나 웃으며 살지 못한 시간이었던가에 대해서 반성해 봅니다. 아직은 세상을 향해서 웃음 지을 날이 많이 남았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오랜 시간 거울 앞에서 웃는 표정을 지어 봅니다. 그 모습이 우스워 혼자 베시시 웃음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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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4

  •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란 말을 생각합니다.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듯^^
    미소가 삶을 지배합니다. ^^

    저는 예쁘고 고운 처자를 보면 미소가 절로 나는 건강한 남성입니다. ^^
    예쁘고 고운 처자를 많이 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핫핫핫.

  • 웃는 삶이 행복하겠지요? ^^

    오늘도 웃어야겠습니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웃는 얼굴에 복이 깃들거라 믿습니다.ㅎㅎ

    설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

    • 웃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것.
      그리고 그것이 곧 내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게 됩니다.
      남을 위해서 웃는 것이 나를 위해서 웃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이죠>^^

  • 정말 어릴땐 지나가는 낙엽만 보고도
    유행하는 시덥잖은 우스개에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친구들이랑 배아프게 웃었던 시간이 많았던거 같네요.
    표정을 잃어간다는 말씀에 은근히 얼굴 표정을 이래저래 지어보게 됩니다.
    일단 많이 웃어야 할텐데. 요즘 티비에서도 개그프로는 점점 사라지더군요.

    •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세상이죠.
      그래서 인지 사람들의 얼굴에서 표정을 찾기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살려고 노력해야겠죠.
      웃음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 개츠비님,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한해의 시작, 민족의 대명절 설날입니다.
    토끼띠 설날이 밝았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멋진 한해 맹그시길.

    • 연휴도 벌써 다 지나가는군요.
      올해에는 새해 인사도 다 못하고 이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새해에는 변한없이 행복한 시간 만드세요^^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1.02.06 00:37

    웃는 연습 많이 하셨습니까. ㅎㅎ
    미소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저에게는 꼭 필요한 연습입니다.
    비프리박님의 말마따나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라면
    웃는 연습 더 많이 해야겠네요. ㅎㅎ
    암튼 기나긴 연휴도 이제 끝이로군요.
    연휴는 잘 보내셨지요? ^^

    • 웃는게 익숙치 않았다는걸 느꼈습니다^^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나아지겠죠.
      남에게 웃는것은 쉽지만 자신에게 웃음 짓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또 느끼게 되네요^^
      꽤 긴 연휴였죠. 하지만 계속 쉬고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02.06 06:17

    우리나라 학생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신기하기도 하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낙천적이구나.. 싶기도 하구요.

    명절도 이제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병원같은 곳은 안가셔도 충분한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이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심한 표정의 아이들이 주위를 지배한다면 겁나서 다니겠습니까?^^

      명절이라고 해도 기분도 별로 안나는군요^^
      올 한해는 병원신세를 안졌으면 좋겠습니다.

  • ㅎㅎ 오래전에 저의 웃는모습이 이상하다는 친구말에 충격 받아서 거울보며 연습하던 생각이 나네요.
    나이들수록 헛웃음이 느는거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

    • ^^ 저도 웃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거울속에 비춰진 모습이 웃는 표정으로 바뀌길 희망합니다.


오랜 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도 잠시, 연말이 되니 울적한가 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이 슬퍼진다며 바쁜 나를 괴롭힙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녀석이 괜한 소릴 한다며 핀잔을 줍니다. 어제는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외모만 보면 소도 때려 잡을 녀석에게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봅니다. 녀석은 내년에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잘 살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끊기 전에 한마디 던집니다.


우리에게도 서른 살이 있었을까….”

 
# 1

 
조용히 침대에 누워 김광석서른 즈음에를 들어 봅니다.
물론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서른”. 그 시간의 무게에 몇개를 더했는지 모릅니다.

 




어느 소설가는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어느 철학자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내 이름을 서서히 잃어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가수는 사랑이 저만치 떠나 가는 것이라고 노래했고, 어느 늙은 교수는 하나씩 버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상실감 일수도 있습니다.

 

# 2

 

비슷한 연배의 한 작가가 쓴 책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최갑수씨가 쓴 잘 지내나요, 내인생이라는 책입니다.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의 사진 속에는 시간이 주는 외로움이 있고, 그의 글에는 소박한 일상과 잊혀있던 감성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그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사진을 들여다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 - 10점
최갑수 글.사진/나무수
 
그의 책을 읽으며, 과연 내가 서른 즈음에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치고 힘든 어깨를 하고도 세상과 맞설 용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부러지더라도 앞으로 돌진 하는 열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구요. 그러면서 한 해 두 해를 더 살았던 것 같습니다.

 
스무 살 즈음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이 있었고 서른 살 즈음에도, 함께 공감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흔 즈음에도 그런 일이 되풀이 되겠죠. 사는 시간 동안 계속 이어져야 할 고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겠죠.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잘 지내나요, 내 인생이라는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전화를 끊으며 던진 말을 기억해 냅니다. 책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안부 조차 묻지 않고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득 용기를 내어 물어 봅니다.
잘 지내나요?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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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9

  • 덕분에 좋은 책을 선물했지 말입니다.
    그분도 이미 최갑수씨를 알고 있더군요.
    전작들도 읽었다고 하시더란.
    이런 저런 코드의 같음이 결국 같은 책으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선물한 후에 저 또한 뽐뿌가 되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요 노래가 어제 시크릿 가든 시청 후에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어찌 김광석의 노래는 어느 하나 안 좋을 게 없는지 말입니다.

    덧) 이제 올해가 열흘 남았네요.
    마무리 잘 하시고요. 행복한 2011년 맞자구요. 아자!

    • 네. 책을 보신분들은 다 좋다고 하시더군요. 사진에 조예가 싶으시다니 아마 아실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책 제목이 참 가슴에 와닿죠^^ 책을 보면서 사진에 오랜 시간 시선을 둔적이 정말 오랜만이었던것 같습니다. 벌써 2011년이 되는군요^^

  • 올한해도 '아둥바둥' 거리며 보낸것 같아요..
    작년에도, 그전에도...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둥바둥' 거리며 살지는
    않을런지... 연말이다 보니..괜시리 울컥해지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아둥바둥 산다라는게 딱 가슴에 와닿는 단어네요.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연말이 오니까 여러가지 생각할 것들이 많아 지는군요. 권과장님도 알찬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서른 즈음의 나이라 그런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음악을 들으며 한해를 돌이켜 봅니다.
    연말에는 항상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30년 넘게 살면서 인생에 대한 안부를 물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과 진지한 대화를 한번 나누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로군요.
    여친님이 없다보니 별다른 느낌은 없습니다. ㅜㅜ
    개츠비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 네. 이제 해피뉴이어가 되어야겠군요^^ 김광석의 울림이 있는 노래 참 좋죠. 가사도 그렇고..문득 책 제목 처럼 내 인생이 잘지내고 있을까 라고 반문해 봅니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가끔은 우리자신에게 진지한 안부를 묻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춥고 험한 날씨지만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산다라박 보다 이쁜 아가씨와 뜨거운 사랑하시길.^^

  • 아직 그런 상실감을 느끼기엔 부족한 나이에 다행스러워 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나이듦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된다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성탄절 잘 보내시고요.

    • 그쵸. 어쩌면 누구나 겪어야할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공감하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돌이켜본다 라는 말이 가슴에 참 와닿는 요즘인것 같아요. 오랜만에 뵙네요^^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12.29 10:53

    요즘은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도 있다더군요...
    갈수록 앞을 더 많이 봐야되는 세상이다보니.. 뒤를 잠시 볼 때면 많은 회한이 생기나봅니다.
    저는 이제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네요... 서른 즈음에... 갑자기 듣고 싶어집니다..

    • 이제 서른이 되셨겠네요.
      30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살다보면 참 후회가 많죠. 열심히 살았건, 못살았건 간에
      늘 후회와 회한속에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해야겠죠.
      이렇게 잘 견디고 있으니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01.17 00:44

      서른살이 딱 3일 남았다는게... 3일 지나면 서른살이 끝난다는 뜻이었습니다.^^;;
      살짝 난해했네요.
      벌써 31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줄어들고 덕분에 나이 먹는 체감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더군요.. 실감합니다..

  • 가끔 '지금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되뇌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필요한 책을 한권 추천받은 기분이네요..

    팍팍한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또 새롭게 한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다짐들이 마음속에 한글자씩 고이고이 새겨지네요.

    Gatsby 님 덕에 오늘도 하고싶은 일 하나를 마음에 품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꽁마담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죠.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많은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처마 끝에 쌓여 있는 눈송이의 아름다움 조차 모르고 살았었네요.
      또 여러가지 다짐을 하면서 한해를 미리 그려 봅니다.^^

  • 2011.01.12 19:26

    비밀댓글입니다

    •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만들어지나 봅니다.
      안그래도 책을 고민하고 계시길래 무심코 던진 것이 이 책이었는데 말이죠.
      반갑습니다.^^

  •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한달 넘게 문닫고 지내다가 포스팅도 하고
    이제야 새해를 다시 맞는 기분입니다.
    마침 며칠전부터 사무실 앞자리의 후배가 온종일 김광석의 노래만
    틀어주네요. 덕분에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좋긴한데..살짝 쳐지기도 합니다.
    소개해주신 책은 꼭 읽어봐야겟습니다.
    바쁘시더라도 늘 좋은 이야기 계속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저도 요즘 제 블로그조차 들어와보질 못하네요.
      바빠서 그런건 아닌데, 뭔가 생각이 필요한가 봅니다.
      괜찮은 책인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서 뭔가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 말이죠.^^
      올 겨울은 참 춥네요.^^

  • 좀.. 쌩뚱맞은 댓글일수도 있겠네요...... 초대장 부탁드려요.... 사무실 컴퓨터론 블로그 관리하기가 조금 힘들어.. 스마트폰으로 할려니..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ㅠㅠ - 이쪽으로 보내주심 감사 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escorte-vip.ro BlogIcon escorte 2013.01.11 07:04

    년 분양시장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포탈 NO.1 닥터아파트 가 모의 청약에 참여한


 첫 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다고 말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출근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에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그림자에도 두꺼운 외투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겨울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따뜻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에게는 낭만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의 계절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똑 같이 시작된 계절의 변화 속에도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나 봅니다. 이렇게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 1

지하철 에서 한 청년이 열심히 책을 봅니다.

익숙한 표지가 눈에 띕니다. 코이케 류노스케생각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반갑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생각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내용입니다. 어쩌면 단순하게 사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한자 한 자 읽으면서 쉽게 공감했던 책입니다.



 

책을 읽는 청년의 모습이 무척 진지합니다. 어쩌면 힘든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중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고된 직장생활을 하는 지도 모릅니다. 사색이 겹쳐진 독서. 청년의 진지함을 오랫동안 쳐다 봅니다.

 

# 2

살다 보면 자신만의 시간에 갇힐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신이 만들어 버린 시간에 갇혀 버릴 때 말이죠. 그 속에서 외로움을 찾고, 그 속에서 내면의 고독을 느낍니다. 때로는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내가 꿈꾸던 세상을 포기하기도 하죠. 가슴에 품었던 하나의 꿈이 사라지기도 하고, 잊혀졌던 꿈이 되살아 나기도 합니다.

 

수 많은 생각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지나간 선택이 후회와 실망감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그리고 끝없는 시간속으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잠을 못자는 밤이 찾아오고 세상의 관심사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어떤 이는 이러한 증상을 우울증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생각을 버리고 단순해지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살면서 우리가 한번쯤 겪게 되는 갇힌 시간으로의 여행이죠.

 

인도의 한 철학자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수 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자아와의 대화를 통해서 고난을 견딜수 있는 힘을 기른다는 것이죠. 하지만 철학적이지 못한 우리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책을 보던 청년이 책을 덮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책의 내용을 음미 하는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고 오랜 시간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어쩌면 갇힌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안내 문구가 흐르고 청년의 모습을 남겨둔 채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우리들의 모습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나 봅니다. 인간이 가진 감정들이 하나 둘씩 순번을 바꾸어 가며 오늘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수 많은 생각들이 지금의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도 모르죠.  시간 여행은 긴 호흡인것 같습니다. 짧은 보폭의 걸음은 발자국을 남기지만, 그것이 모여야 내가 호흡하는 길고 긴 이 되니까요.

 


Comment +13

  • 이게 얼마만의 포스팅입니까.
    저도 짧지만 갇힌 시간을 겪어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섭기도 하지만 이겨내야 하는 시간이죠.
    어쨌든 참 반가운 글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 오랜만이죠.걷다가도 문득 레인맨님의 빨간바지와 치어리더가 생각 날때가 있었죠. 잠시 머리를 식혔네요.영하 40도쯤에서요.자주뵙죠^^

  • 아마도 시간은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에 갇힌 건 결국 자신의 생각에 갇힌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책을 아직 읽지 않아서 책과 연관지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적어주신 문맥으로는 그랬습니다.
    사색과 명상이 필요한 책일 듯 싶습니다.

    덧) 오랜만입니다.
    온라인에서 못 뵙고 시간이 꽤나 지나면서, 문자를 한번 넣을까, 했습니다.
    그러지 못한 건, 어떤 생각이 있으셔서 떠나 계신 것 같은데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개츠비님의 삶이 잔잔한 호수라고는 절대(응?) 생각지 않습니다.
    복귀 환영하고요. 제 맘대로 '복귀'하신 거라고 해석하겠습니다.
    이제 좀 자주 뵈옵는 거겠죠?

    • 잔잔한 호수에는 돌을 던져도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있으나 없으나 걷는 길은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요즘입니다. 시간은 그저 늙는다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지요. 생각이 늙지만 않으면 시간의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11.30 09:51

    오랜만에 개츠비님의 담담한 어조의 글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다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왠지 모를 그 차분함이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거든요..ㅎ

    • 꽤 긴 시간동안 담담하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갈수록 글이 재미없어 지는것은 맞습니다. 언젠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를날도 있을테지요.^^ 세상사 웃다가 울다가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 역시나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공간 안에 가두고 그 안 깊숙이 점점 들어가버리고 있는 지금의 제 모습이 느껴집니다
    그 속에서 나와야 할까 아니면 더 들어가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

    오랜만에 님의 글을 읽으며, 저물어가는 한 해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네요 늘 감사합니다 ^^

    오랜만에 올라온 글이 더욱 감동이네요 ^^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가끔 다녀가긴 했지만 오늘따라 더욱 포근하게 느껴지네요 ^^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오늘 그리고 12월 되세요 ^^

    • 오랜만입니다. 꽁마담님^^ 시간에 대한 변명을 늘 달고 사는건 아닌가..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오랜시간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벌써 겨울이군요. 포근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시간이 늘 선형으로 어디서든 똑같이 흐르는 건 아닌가봐요.
    나이 먹어갈수록 빨리가기도하고.
    조급한 만큼..순식간에 사라지기도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해서일까요.
    요즘은 그냥 몸을 내맡긴 느낌이네요.
    그래서인지 반가운 포스팅을 이제야 만났습니다. ^^

    • 김훈씨의 신작 소설에도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이 나오죠^^ 어쩌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선형의 시간이 주는 갑갑함에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삼촌이 맛난것도 사주고 해야 하는데.ㅎㅎ 지구벌레님 뵈면 늘 부럽습니다.^^

  • 제 블로그 글 좀 읽다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여전히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글을 쓰고 계시네요. 늘 한결같은 블로거 되시길 바랄께요. 2010년 마무리 잘 하세요.^^

    • 아바네라님 반갑습니다^^
      체게바라 때문에 익숙한 닉네임이 되어버렸네요. 잘 지내시죠? 달력이 한장 남았습니다. 새해에는 따뜻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오랜만에 개츠비님의 담담한 어조의 글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다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왠지 모를 그 차분함이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거든요..ㅎ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새벽거리를 걸어봅니다.
대단했던 낮의 열기는 식지 않고 아스팔트 위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고된 노동의 흔적이 베어있는 작은 공장을 지나고, 한숨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재래시장의 비릿한 사람냄새를 느껴봅니다. 한 잔의 커피로 피곤함을 달래보는 택시 기사님들의 퀭한 눈망울을 쳐다봅니다. 아무도 없는 허공에 삿대질을 하며 알 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 양복 입은 아저씨의 힘없는 다리를 쳐다봅니다. 일그러진 다리를 이끌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할아버지의 작은 뒷모습을 쳐다봅니다. 어디를 보아도 그들에게 가야 할 곳을 말해주는 이정표는 없습니다. 그 덤덤한 거리 위에 매섭게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 1

얼마 전 이웃 블로거인 깊은숲 님이 추천하셨던 늑대토템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초원 민족이 갖고 있는 늑대토템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보다 더 깊은 본질적인 문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끈끈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다는 것이죠.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거치면서 늑대든 인간이든,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리의 약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탱그리를 숭배하는 초원민족에게도, 굶주린 늑대에게도 예외가 없는 필요조건 이었습니다. 수 천년의 생명을 이어오며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진실입니다.

늑대토템.1
카테고리 소설 > 중국소설 > 중국소설일반
지은이 장룽 (김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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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래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시선과 표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은 넉넉한 웃음을 짓는 사람보다는 표정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저 목적지를 향해 기계처럼 걷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과의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땅만 보고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떨 때에는 그들의 걸음걸이가 외롭다고 느낄 때도 있고, 또 어떨 때에는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지하철 입구에 서면, 뚜벅뚜벅 들리는 사람들의 걸음소리만 요란하고, 그들이 던지는 시선은 조용하고 싸늘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부지런히 걷고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하고 어찌 살아야 할지 알수 없어 불안해 하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비를 맞으며 길을 걷던 한 남자가 뒤를 돌아 봅니다. 누군가를 찾기 위한 시선이 아니라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싶은 시선 입니다. 그리고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 봅니다. 어디에도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다시 비가 세차게 쏟아 지고 남자의 뒷모습도 어느새 보이지 않습니다.




PS.
이것으로 길을 걷다의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이상 걷는 것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번 ‘12 5분전을 마무리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알 듯 모를듯한 미묘한 시선을 거둘까 합니다. 언제가 될지 알순 없지만 또다시 사는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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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저도 지하철을 타면서 비슷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주위를 보니 하나 같이 다들 표정 없는 얼굴들이더군요.
    물론 이를 둘러보고 있는 저마저도...

  •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포스팅도 다시(?) 뜸하시공..ㅎㅎ

  • 어제 좀 과했는지, 하루 종일 눈이 충혈되어 있고 머리도 띵합니다. 꾸역꾸역 8시간을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글을 찾아 그동안 읽지 않았던 메일을 읽다가 문득 개츠비님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위에 책. 중국사람이 쓴 소설인가 봅니다. 개츠비님이 책 이야기를 너무 잘 해주신 건지, 저로서도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인지 궁금합니다. 알라딘 적립금이 좀 되는 것 같던데, 저도 사서 볼랍니다. ㅎㅎ

    • 오랜만입니다.^^ 기억에 오래남는 책인것 같네요. 뜯겨진 들판에서 글을 읽은 기분이랄까. 뭐 그런느낌인것 같습니다. 읽은지 좀 되었는데, 이글을 보면서 생각하니 또 기억이 남네요.^^

  • 앗! 찾아보니 2권짜리네요. 요즘 책 읽는 시간이 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 들었는데... ㅎㅎ 읽으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1

얼마 전에 박찬호 선수의 이적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승반지에 대한 갈망으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을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서 방출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팀을 옮겨 야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40을 바라보는 노장이 되었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야구에 대한 진지함과 애정이 더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하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그의 화려했던 과거에 비하면 현재의 위치는 한없이 작아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언젠가 박찬호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과 야구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었죠. 나이가 먹을수록 자신의 육체가 노쇠하고 주변의 반응이 차갑게 변하더라도 자신이 인정하기 전까지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한 야구 인생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스스로 포기하는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죠.

팬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서 시들해졌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은 그의 또 다른 도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멈출 듯 멈추지 않고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가며 한국 야구의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노장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2

세종시 총리가 물러나고 4대강 총리가 새롭게 선임이 되었습니다. 언론은 40대 젊은 총리에게 초점을 맞추고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이전처럼 허수아비 총리가 될지 얼굴마담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서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어쩌면 또 다른 패거리 정치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안보와 외교에 치명적인 문제를 노출한 책임자들은 모두 유임이 되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지지의 결과로 이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외교적 비즈니스 에서는 결코 공짜가 없는 법입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거듭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한국을 지지했던 미국은 그들의 당연한 권리라도 되는 양 우리를 압박합니다. 실용주의 정부의 특징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 합니다.

< 한국정치의 새일꾼들. 아름답구나..>

새로운 40대 총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수 밖에 없는 것은 특임장관에 임명된 왕의 남자때문입니다. 이번 선거는 그의 확실한 위치를 보장해 주었습니다. 그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치계의 노장은 죽지 않고 화려하게 복귀를 했습니다.

정치인에게 권력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우매한 국민이 나라를 망치기는 힘들지만, 어리석은 정치인 한 명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독재자를 기념하기 위해서 수백억이 넘는 세금이 지출되고, 매일 경제고에 시달려 자살하는 사람은 끊이질 않지만 세금은 사람을 살리는데 쓰이지 않고 오로지 삽질 하는데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독선과 독재라고 말하지만, 정치인은 그것을 소신이라고 부릅니다.

정치의 무대는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정치인의 소신과 철학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진 전문적인 지식과 인격이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정치인의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시대는 변하고 세상이 요구하는 것은 달라지더라도 그들의 기본적인 성향과 품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왕의 남자로 새롭게 귀환한 한 노장 정치인의 모습과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과연 어떤 노장 정치인이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 했던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노장의 귀환이 결코 즐겁지 않습니다.

 

 

Comment +12

  • 극과 극, 비교체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박찬호 선수 양키스 따위에서는 방출을 당했지만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말 위대한 선수인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 찬호선수와 비슷한 나이대라서 그런지, 그의 모습에 남다른 애착이 있네요.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보는것 같습니다.

  • 정말 노장에도 급수가 있나봅니다.
    이미 전설이 된 박찬호와 이름을 같이 언급하는 자체가 기분이 싹 나빠지는
    저런 노장도 있으니 말입니다.

    • 노장들의 귀환이죠. 전혀 달갑지 않은 사람들. 선진화를 위해서 진정 필요한것이 무언가 새삼 생각해 봅니다.

  • 박찬호를 보면서 일정 시점에서 은퇴를 하면 더 좋을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국외자의 생각이겠죠.
    본인의 인생과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뗄 수 없다면
    한 순간이라도 더 오래 야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라도 그랬을테니까요.

    흐흠. 아래의 사진은 아름다운 ㅆㄹㄱ들이군요.
    저런 것들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주류이자 실세로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8.15 경축사에 일제 식민지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통일세를 이야기하는 쥐새끼를 봤습니다.
    지금 남북관계를 전쟁직전까지 몰아넣은 자가
    자기 입으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막장 드라마 같은 현실입니다. -.-;

    • 어쩌면 우리가 승리자에만 취해있는게 아닌가 싶은때가 있어요. 찬호 선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도전과 쟁취, 또다른 도전, 그리고 그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진중함이 너무도 아름답더군요^^ 지난 보궐선거 이후 또 막 나가는 분위기네요. 오늘도 PD수첩이 결방되었네요. 하루에도 수십번 입에 욕설이 머금어 집니다.^^

  • 뉴스위크 기사 보셨는지요
    어이가없어서 오히려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ㅎㅎㅎ
    뉴스위크의 신뢰성을 확 바닥치게 만드는 멍멍이소리였습니다
    얘네들이 뭘 알겠습니까
    키가 큰 거인이 바닥을 보지 못하네요

    • 네.봤습니다. 코쟁이들이 우리의 바닥에 대한 관심이 있겠습니까. 그저 수치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에게 박수를 보내는것이겠지요. 중앙일보와 연결된 뉴스위크지에서 나오는 국내의 소식들이 과연 어떤 진실과 이해를 담고 있나 싶네요^^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8.20 16:27

    한 만평을보니 소에 코뚜레를 뚫듯 한국에 코뚜레를 씌워 끌고다니는 미국의 모습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위상이 엿보였습니다.
    외세에 대해 당당하게 할말을 하던 한국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 우리역사는 외세와의 다툼이 주된 줄기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민족성도 외세에 의존하는 사람들과 자주를 외치는 사람으로 나뉘는것 같구요. 수천년 이어온 지금 역사의 중심에는 배부른 모리배들이 있는것 같네요

  • 박찬호 선수의 사진을 보고 반가워서 클릭했는데.....
    바로 밑에는 별로 반갑지 않은 노장들이....


주절주절 내리는 장마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올해 장마는 끝났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폭우가 아닌 열기를 식혀주는 그런 비를 원했는데 말이죠. 8월에는 열대야가 9월에는 태풍이 예고된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기예보'입니다. 십수년간 병역을 회피한 어느정치인이 몰랐다고 이야기 하는 것만큼 믿기엔 꺼림직합니다.

요즘 더운 밤을 보내기 위해서 창문을 모두 열고 헐벗은 자세로 잠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외부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도 크게 느껴지네요. 밤늦게 아랫집 총각이 탐닉하는 '에로 있는 영화'의 헐떡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막걸리 한사발에 흥얼거리는 취객의 '비내리는 호남선'이 들려올때도 있습니다.

# 1

얼마전인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밤늦게 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고요한 새벽에 울려퍼지는 술취한 청년의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2층 창가에 대고 사랑을 갈구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애잔하게 들리더군요. 그래도 2층집 처자는 끝내 창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는 청년이 열리지 않는 창문을 향해 던진 마지막 말은 '기다릴께' 였습니다. 그 소리가 들리자 마자 2층의 불은 모두 꺼졌습니다. 가로등에 의지해 뒤돌아서서 걷는 청년의 뒷모습을 쳐다 봅니다. 축처진 어깨는 몇걸음을 걸을때마다 뒤돌아 서서 처자의 창문을 바라 봅니다. 미련인지 집착인지 알수는 없습니다.



# 2

몇해전 지방으로 장기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육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그곳의 많은 분들과 친해지게 되었죠. 지방 인심이 전해주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감동이었습니다. 그중에 저를 참 좋아해 주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머리가 약간 벗겨지고 나이가 50정도 되신 분인데 세상 모두에게 친절한 분이였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웃음이 주는 여유로움과 철학을 배울수 있었습니다.

돌아오기 전에 회식을 했습니다. 모두가 거하게 술을 한잔씩 했죠.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서 노래방을 갔습니다. 물론 음치와 몸치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저는 조용히 감상만 했습니다. 80년대 댄스곡이 흐르고 알수없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모두가 술과 흥에 겨워 마지막 이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자기 순번을 받은 그 아저씨가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노래방 기기에서는 조용한 발라드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죠.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일부는 화장실로 도피를 하고, 일부는 오지 않는 전화기를 부여잡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저씨는 조용하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스치는 바람결에 사랑노래 들려요, 내곁에서 떠나버렸던~~" 50넘은 아저씨가 부르기에는 노래가 참 서정적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갈 무렵 아저씨가 울먹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진지한 아저씨의 표정에서 느낄수 있었죠.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주고 싶다'는 가사가 아저씨를 울컥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다시 알수 없는 트로트 음악과 말도 안되는 팝송이 이어졌습니다. 아저씨는 그후로 노래를 더이상 부르지 않았죠. 그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면서 웃고만 있었습니다.

이후에 아저씨가 혼자 사는 독신남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어딘가에 보수공사 조차 할수 없는 하자가 있다는 둥, 눈이 너무 높아서 못했다는 둥 말이 있었지만 아저씨는 못한게 아니라 안한거라고 끝까지 우겼나 봅니다. 서른살에 찾아온 열병같은 사랑의 아픔을 겪은후, 관념적인 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나 봅니다. 그리고 아직도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과 함께 다가올 뜨거운 사랑을 기다린다고 있습니다.


청년이 떠나간 거리뒤에 새로운 하루가 밝아옴이 느껴집니다.
조금씩 세상이 밝아지고 부지런한 노인들의 아침 산보가 시작되는게 보입니다. 청년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사랑을 기다리며 아침을 맞이하는지도 모릅니다. 청년이 떠난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아저씨가 부르던 노래 가사가 생각이 납니다. 내게 남은 사랑을 모두 주고 싶다며 울먹이던 그 모습도 함께 떠오릅니다. 청년이 던진 마지막 말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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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정말 요즘 창문을 활짝 열고 자다보니..
    동네 골목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들이
    때로는 웃음을 주기도 때로는 짜증을 주기도 합니다.
    아직 사랑을 고백하는 청춘들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아 아쉽네요.

    • 가끔 고양이가 짝을 찾는 소리는 들리더군요. 밤에 고양이들이 참 많습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고양이들이 반갑더군요.

  • 음...저도 뉴스를 봤습니다.
    시작도 안한 장마가 끝났다고 하더군요.
    남쪽에는 비가 많이 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올해에는 장마라고 할 정도의 비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고백하는 청년, 노래하는 아저씨, 그리고 제 눈에는 장맛비가 흐르고 있는데...ㅜㅜ

    •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지니까, 비도 지역에 따라서 불평등이 심하네요. 예전처럼 보슬보슬 내리는 장마비가 그립습니다.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29 09:50

    안타깝네요. 창문 아래서 고백하던 그 청년과 그 아저씨... 같은 길을 가지는 않겠죠?

  • 삶의 한 단편이네요~

    아~~ 노래가 심금을 울린다는...^^;

  • 2010.07.31 00:15

    비밀댓글입니다

    • 짧은 사랑이었지만 거기서 받는 느낌이 대단했나 봅니다. 1Q84 에도 보면 비슷한 느낌들이 많이 설명되어 있죠.^^

  • 헐벗은 자세,
    음치와 몸치라는 불치병,
    보수공사조차 할 수 없는 하자,
    이 대목에서 크게 웃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저 아래 뭔가가 묵직합니다.
    그게 개츠비님의 글이 갖는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더운 날들 잘 버티고 계시죠?
    올해도 저희는 집에서 에어컨 없이 살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휴. 덥다.

    • 저도 에어컨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사랑이 필요한 시대라고 하지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요즘 시대에 많이 느끼게 되네요^^


요즘 한 국회의원의 발언파문으로 말이 많습니다.
누굴까 하고 찾아 보니 지난 선거때 문화일보의 테러로 아깝게 떨어진 정청래 전의원의 지역구더군요. 테러로 선거에서 어렵게 이겼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네요. 강용석 의원의 사건을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MB를 좋아하지 않고 비판하지만, 70대 노인을 들먹이면서 할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같은 편인데 말이죠. 더군다가 여성의 외모와 연결되는 부연 설명은 기가 찰 노릇 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에게 과연 그런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도 우습구요.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부끄러워 집니다.

# 1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스무살 인생에게 더이상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혹독한 학습 기간을 거치고 또 다시 경쟁사회로 내몰리는 젊은 청춘에게 꿈과 이상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죠. 이름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가문을 빛내는 것이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진 것이 인격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진지하게 하는 인생에 대한 고민은 대부분 돈과 직장의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에게는 그런 고민조차 사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소수의 청춘만이 부의 세습과 경쟁에서 이긴 보상으로 꿈을 꿀수 있는 것이죠. 대다수의 청춘은 영양가 없는 인스턴트에 중독되어 삶의 시간을 버려가고 있습니다.



시급 4천5백원에 고용이 되고 식상하면 다시 버려집니다. 다시 쓰여지기 위한 시간동안 갚아야 할 빚들만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20대의 끝자락에 서게 됩니다. 갈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어 방향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서 가슴 속에 품어 두었던 꿈과 열정을 하나 둘씩 꺼내서 버리게 됩니다. 현실과의 타협뒤에 찾아오는 것은 하루를 걱정해야 하는 인스턴트 인생입니다.

# 2

파란눈의 한국인 교수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책임을 정경유착을 묵인하는 위정자의 위선에서 찾았습니다. 계급을 나누는 것이 다스리기 편했으니까요. 그러면서 도덕과 인격이 상실되고 경제적 힘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찾아왔습니다. 계급을 지키는 것도 힘겨워 지는 시대가 온 것이죠.

80년대 취루탄을 온몸으로 맞으며 노동운동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있었습니다. 차별받지 않는 세상,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세상을 위해서 투쟁을 했던 것이죠. 노조가 만들어지고 불합리한 처우가 개선되었습니다. 이제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 온다고 믿었죠.

거대한 기업의 노동자는 자신들의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못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상대적인 박탈감과 부당함을 호소하지만 그저 메아리로 돌아올 뿐입니다. 더 이상 이상과 정의를 위해서 싸우지 않습니다. 인정된 계급은 거기서 머무르는데 만족할 뿐이죠. 더이상 젊은 청춘을 위하여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강용석 의원의 토론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어떤 자괴감이 들었는지 상상할순 없습니다. 어쩌면 부조리한 현실에 낙담했을지도 모르고, 이런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릅니다. 인스턴트 식품처럼 취급되는 청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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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나마 젊은 의원이 저런 생각을 하고 살 정도면...
    미래를 더 걱정해야 하는 건가요 ㅠㅠ

  •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게 참 답답하네요~
    인격수양부터 다시해야할 듯...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이 사람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지게 된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책임 질 수 있는 말만 하려고요.
    아니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던가...

  • 이런 발언이 너무도 아무렇지않게 입밖으로 나오고 있다는 자체가
    참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역시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사회지도층에는
    속하지 않나 봅니다. ㅡㅡ;

    • 사회지도층의 자질이라고 하기엔 너무 천박하죠..사석도 아니라 공석에서 말이죠. 인격적으로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좋겠네요

  • 강 머시기가 그런 소리 떠들던 자리가 어떤 이름을 내걸고 있었는지,
    명실상부하게 좀 적나라한 이름을 내건 모임이었음 좋겠단 생각하고요.

    못 생겨도 서비스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떠들던
    쥐닮은 자가 대통령을 해먹고 있는 나라이니,
    이런 꼬락서니는 상식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젊음은 있되 꿈은 없는 세상,
    정규직 노동자는 있되 배려는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요즘 보고 있는 책을 보면, 우리사회의 노동의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것을 느낍니다. 생존본능을 위한 힘겨운 투쟁에서 벗어나질 못하죠, 나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것도 참 아이러니하죠.^^ 비프리박님을 국회로!


어느 곳에는 물난리가 나고 또 어느 곳에는 하루종일 햇빛이 따갑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날씨 차이가 많이 나는게 조금은 신기 합니다. 휴가철이 다가오는가 봅니다. 여기 저기서 휴가에 대한 이야기가 꽃을 피웁니다. 주머니는 얇아 졌어도 멋진 휴가에 대한 소망은 커져만 갑니다. 일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을 주고, 매일 반복되는 긴휴가에 힘들어 하던 사람들에게는 내일을 꿈꾸는 보람있는 휴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 보이는 것

동네 골목에 작은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이름은 슈퍼마켓 이지만 물건 고르기도 버거울 정도로 작고 협소합니다. 그곳에는 나이든 할머니늙은개가 있습니다. 가끔 물건을 사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 서면 늙은 개가 힐끗 한번 쳐다보고 꼬리르 흔듭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봅니다. 매번 같은 풍경 입니다.

월드컵이 동네의 치킨 가게를 습격하던날 새벽에 편의점을 가기 위해서 밖을 나갔습니다. 가는 길에 작은 슈퍼마켓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졸고 있던 늙은개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보고 꼬리를 흔듭니다. 책상에 머리를 숙인 할머니는 그래도 고개를 들지 않습니다.

과자 몇개와 음료수를 고르고 계산대로 가자 늙은개가 갑자기 낑낑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졸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밤에도 장사하냐고 묻는 말에 장사가 안되서 밤에 담배라도 팔아야 된다고 대답합니다. 낯선이가 가게 문을 나서자 늙은 개는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슈퍼마켓을 밝히는 백열등의 불빛이 덥게 느껴집니다.


다음날 오후에도 슈퍼마켓의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졸린눈의 늙은 개와 할머니의 모습이 유리문 너머로 얼핏 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할인마트와 편의점이 참 많습니다. 몇발자국 걸어가면 편의점 간판이 보입니다. 할머니의 삶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 2 사라지는 것

대형 전자마트가 들어서자 옆 건물의 컴퓨터 가게가 점포세를 붙입니다.
재개발이 확정된 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소개 업소가 개업을 합니다.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용달 트럭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도로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음식점과 점포들이 늘어 갑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스산한 풍경을 만듭니다.

할머니가 계시는 슈퍼마켓에서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형 편의점이 오픈 준비를 합니다. 노란색 간판이 달리고 밝은 형광등이 설치가 되고 은행의 ATM기가 설치가 됩니다. 이 좁은 도로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몇개인지 모르겠습니다.

며칠이 지난후부터 할머니의 슈퍼마켓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희미한 백열등으로 환하게 불을 밝히던 가게에는 초록색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습니다. 할머니의 모습도 늙은개의 모습도 더이상 볼수가 없습니다. 초라해 보이는 건물이 할머니의 얼굴에 그려있던 주름의 깊이만큼 스산하고 우울해 보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비슷한 풍경인것 같지만 너무도 다른 풍경입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모습을 발전과 번영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픈 모습이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지키고 있던 슈퍼마켓의 셔터앞에 점포세 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에 희망을 심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또다른 좌절을 맛볼지도 모르죠. 하지만 더이상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은 볼수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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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1

  • 정말 신기합니다. 저는 비를 싫어해서 좋긴한데 무더운 여름 날씨를 식혀주기에 장맛비 만큼 좋은 것도 없죠. ㅎㅎ

    대형마트가 슈퍼마켓 수준으로 동네 곳곳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또 얼마나 많나요.
    구멍가게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 어릴 적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ㅜㅜ

    •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ㅎㅎ 그래서 요즘 죽을 맛입니다. 햇빛이 너무 강렬하더군요^^ 동네 편의점도 그리 잘되진 않나 봅니다. 삶이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갈곳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 거대자본의 위력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서민들입니다. -.-;;;
    경제권력에 대한 제어가 되지 못하는 정치권력.
    아니, 오히려 경제권력과 한통속인 정치권력.
    그들의 팀플에 의해 서민들의 생계 기반 붕괴는 가속화되네요.
    어쩌면 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자본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늙은 개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ㅜ.ㅜ

    • 늙은개의 신통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주인의 일상에 따라서 밤을 지새우다 보니 개도 많이 늙어 보이더군요. 말씀 하신대로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주인과 함께 주름살만 깊어가는 늙은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밀려 사라져버리는 느낌이랄까...
    지금쯤 할머니는 어디서 어떤모습으로 계실까요...
    씁쓸한 장면같습니다. ㅠㅠ

    •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을 볼수 없어서 마음이 짠 해지더군요. 때로는 흑백 풍경속에서 세상의 흐름을 찾곤 합니다.^^

  • 동네 슈퍼들이 정말 슈퍼마켓에 사라지고
    헌책방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그렇게 어느덧 .. 주변에 스며드는 군요.

    •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새롭게 나타나는것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바뀌는 풍경속에 사라지는 것들이 그리워 지는 날이죠^^

  • 이제는 삶에서 조차 흑백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만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정말 사라지는 것만을 회상만 하는 미래가 될까요?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좋은 수필 고맙습니다.


    저희 빛창 블로그에서

    빛창 130만돌파기념 퀴즈 이벤트를 합니다.
    방문하셔서 퀴즈 이벤트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www.saygj.com/notice/720

  • 새로 생겨나는 것들보다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부척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저도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ㅎㅎㅎㅎ

    • 가끔 문득 생각나는 풍경들이 바로 이런 풍경이더군요. 나이를 먹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억이 또렷합니다.^^ 쥐도 모르게 민간인을 사찰하는 사건이 생겼죠. 설마 쥐도 몰랐을까 의심하고 있습니다만. ^^


더운 날씨에 지친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 집니다.
회색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 넥타이를 맨 사람들, 뾰족 구두를 신은 사람들..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쏟아 집니다. 하루를 마쳤다는 안도의 목소리와 노동을 마친 힘겨운 한숨소리가 섞여서 복잡해 집니다. 회색 거리에 사람들의 정겨운 땀냄새가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양복을 입고 길을 걷는 젊은이의 걸음걸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엇을 깊이 생각하는지 알수 없지만 크게 낙담한듯 어깨가 축 쳐져서 걷습니다. 앞을 보고 걷는지 땅만 보고 걷는지 알수 없습니다. 젊은이와 함께 걷는 그림자조차 힘에 겨워 보입니다.

# 1

얼마전 예전에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를 만났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인데 참 성실한 분입니다. 직급은 낮아도 부지런히 뛰어 다니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참 사연이 많은 분입니다. 다니는 직장이 3년도 못가서 다 부도가 나버리고 말았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직을 많이 한 분입니다.

가족을 두고 장기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던 분입니다.
공부 잘 하는 아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분이었죠. 언젠가 한번은 이렇게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함께 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견뎌야 한다는 것이 대답이었죠. 힘겨워 하거나 힘들어 하지 않고 당당한 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분이 저에게 던진 말은 일을 할만한 직장을 구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석달째 쉬고 있다는 겁니다. 마흔 다섯을 넘긴 나이. 웬만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낙담하고 돌아가는 그 분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예전에 그 당당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축 늘어진 어꺠에는 무거운 짐을 가득 메고 있었습니다. 뚜벅 뚜벅 걷던 발걸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흰머리가 늘어가는 그분의 뒷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2

세상살이가 참 쉽지 않습니다.
한번 뒤쳐진 사람은 재기하기 조차 어려운 잔인한 세상입니다. 능력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어긋난 세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참 힘겨워 합니다.

한번 좌절을 겪은 사람은 갈수록 자신감을 잃어 갑니다
성공에 대한 열정 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져 갑니다. 어두운 도시에서 쉴곳을 찾지 못해 헤매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더 자신감을 잃게 되지요. 어깨를 펴고 걷는 날보다 땅을 보며 걷는 날이 늘어납니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지는것이 되지요. 그렇게 패배를 거듭하다 보면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를 이야기하던 어느 작가는 우리에게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세상이 힘들게 다가오더라도 어깨만큼은 활짝 펴고 걷자는 것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어깨를 활짝 펴고 걷는 것이 세상이 주는 우울함을 극복할수 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당당한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머피의 법칙으로 유명한 심리학자는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긍정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죠. 우주의 법칙은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뛰는 생각만 하는지도 모릅니다. 분에 넘치는 욕심과 타인에 대한 부러움이 우리를 무작정 뛰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충분히 걷는 연습을 한후에 뛰어도 늦지 않습니다.



풀린 다리로 힘들게 걷던 젊은이가 몸을 추스립니다. 무슨 생각을 했느니 안경을 똑바로 쓰고 가방을 다시 둘러 맵니다. 굳게 다문 입술을 보니 아까와는 많이 다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젊은이의 어깨가 펴지자 함께 걷던 그림자도 당당해 집니다.


실패와 두려움 때문에 어깨를 펴고 걷는걷이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나를 이렇게 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나의 열등감을 들키진 않을까 생각하면서 위축되기 쉽죠. 그럴수록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걷는 연습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해결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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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생각만으로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고 ... 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일도 알고 보면 생각, 마음가짐에서 출발하지요.

    웃으면 세상이 함께 웃고, 울면 너 혼자 울거다, 라는 말도 떠오르네요.
    긍정의 힘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역시 울림 있는 글은 강렬하단!

    • 세상살이가 마음먹은대로되진 않지만 마음 먹은대로 바라볼수는 있겠죠.^^ 긍정의 힘이 가장 큰 힘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어깨가 축 쳐지신 분들이 많더군요. 고되고 힘든 시간이지만 당당해 지는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 자신을 사랑할줄도 알아야, 세상에 더 당당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
    자아존중~^^ 문득 이말이 떠올랐습니다.

    • 그렇죠. 자기애가 없으면 타인에 대한 사랑도 없다고 하죠.^^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자신의 어깨를 당당하게 펼수 있따고 봅니다.^^

  • 능력보다 샤바샤바가 더 중요한 세상인가요.
    암튼 저도 어깨를 활짝 펴고 걷는 연습을 좀 해야겠습니다.
    땅을 보고 걷던 시선도 위로 좀 올리고 말이죠.
    아무리 바라고 바라도 세상은 잘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변하는 것이 곧 세상이 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니폼을 좋아하는 개츠비님의 취향도 좀 바꿔 보세요.

    • 땅을 보고 걸어도 500원 줍기 힘든세상이죠^^ 그럴바엔 차라리 하늘을 보면서 걸어야 할것 같네요. 요즘 시선을 서로 마주보는 경우가 거의 없죠. 당당한 사람이라면 남을 의식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저는 유니폼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다만 1,500장이라는 말에 Reignman님의 취향을 짐작했을 뿐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0.07.07 16:45

    서른도 안된 나이에 회사에서 한 번 당해보니 참 어깨가 많이 움츠러 들었습니다. 다행이 어린 나이에 겪어서 금방 극복을 하고 지금은 오히려 어깨가 뒤로 졋혀지는 기묘한 일이 발생했지만요..

    사람들은 5년 10년 후를 내다보라는데, 한치 앞을 보기가 힘든게 요즘입니다.

    • 네. 이른 나이에 경험을 했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좋은 본보기가 될것 같습니다. 어깨가 뒤로 너무 젖혀지시면 어깨죽지 아래가 막간지러워집니다. 좀있으면 날개가 생기죠. 그러다가 훨훨 날아 다닐수도 있습니다. 다만 추락하면 힘들죠^^

  • 2010.07.09 17:07

    비밀댓글입니다

    • 그래서 저는 아직은 홀가분한가 봅니다.^^ 세상이 힘들지라도 어깨만큼은 펴고 살아야할것 같습니다. 한번 사는 세상인데요. 좋은것만 생각해야 할것 같습니다.^^

  • 분명히 읽은 글이고, 분명히 답글도 적은 것 같은데,
    왜 내 답글은 없을까, 라며
    답글란을 유심히 보니 일빠 답글로 적혀있군요. 그럼 그렇지! ^^


오늘 충격적인 뉴스를 봤습니다.
고양이를 학대하고 창문 너머로 던진 사건이었죠. 술에 취했건 이성을 잃었건 간에 아무런 죄가 없는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것 자체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젠가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깨어지는 고통 속에서 슬픈 표정 하나 짓지 못하고 힘든 울음 소리를 내던 모습을 말이죠. 울음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끝까지 눈을 감지 못하고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중요한 것처럼 모든 살아있는 동물들의 목숨도 중요한 것인데 말입니다.

# 고양이를 부탁해

꽤 오래전에 보았던 "고양이를 부탁해"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요원배두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죠. 거기에는 버림받은 길고양이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던 여자가 그 고양이를 친구의 생일 선물로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키울수 없는 처지가 되자 다시 여자에게 돌아오죠. 하지만 여자의 집이 무너져 버리고 여자는 고양이와 함께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가 됩니다.


IMF로 힘들어 했던 청춘들의 이야기 입니다.
꿈이 있고 희망이 있지만 현실은 어둡기만 합니다. 그 어둡고 힘든 현실에 버려진 길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이리저리 현실에 치여 몸둘곳이 없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이 길고양이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길고양이는 누군가의 손에 길러지기도 하고,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사람들의 완력에 죽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죠.

세상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굴복하기도 하고, 무언가에 힘들어하기도 하며, 또 다른 무언가에 미쳐 청춘을 쏟아내기도 하지요. 결국 그러한 삶의 시간을 통해서 좀 더 강해지고 또렷한 스스로를 만든는것 같습니다.

불현듯 고양이에 대한 끔찍한 사건을 보면서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고양이가 사는 모습이나 우리가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비록 애완동물이지만 고양이에게도 선택되어진 시간이니까요. 동물을 학대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세상이라면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늘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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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길고양이의 삶과 우리의 삶이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학대 당하는 고양이와 유린 당하는 우리,
    역시 다르지 않겠군요.
    고양이 학대녀는 그러면 어떤 자와 다르지 않다,
    라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 영화가 보여주는 것도 그러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보다는, 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양이 사건은 참 끔찍합니다.

  • 하 소란스러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음..

    이참에 저도 양심고백합니다.
    예전에 키우던 복실이와 누렁이(개)를 저도 괴롭혔습니다.
    반성합니다. 목덜미를 물었거든요. 얼룩이(야옹이)도 물었습니다.
    얼룩이는 결국 집을 나가 도시의 낭만 고양이가 되더군요.
    어른들은 발정나서 나갔다고 하지만
    실은 제가 녀석을 자주 물어서 녀석이 가출한 겁니다.
    이를 어쩌면 좋나요. 대봉이 녀석을 볼 때마다 목덜미를 깨물고 싶어 환장할 지경입니다. 저 정신과 치료 받아야 할까요? 아흐흑흑..
    설마 대봉이가 배밀이하며 가출하진 않겠죠? -.,-;;

    • 음...저는 고양이를 키운적은 없지만 작은 강아지를 몇마리 키운적이 있었죠. 어릴때부터 집에서 키우던 것들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죽어갈때 마음이 참 아프더군요. 마지막 호흡을 하면서 주인을 바라보던 강아지의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대봉이야 가출을 할리가 있나요. 발가락이 닮은 아버지를 두고 말이죠.^^

  • 휴~ 이번 사건은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한숨만 나오는...

    • 막장이라는게 유행이라고 하던데 이런게 바로 막장이 아닌가 싶네요. 난장 같은 세상에서 추악한 것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 저도 소식은 들었는데..참 끔찍합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약자를 학대하는 건 죄악이긴 마찬가지죠.
    참 씁쓸하네요..

    • 그렇죠. 약자를 학대하는 것이 인정되는 사회는 아닌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보편적인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겠죠. 우리 사회도 그래야 되겠습니다.

  • 고양이학대라는 검색어를 본 것 같은데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
    얼마전에는 햄스터를 믹서기에 넣고 스위치를 누른 사건이 있었죠.
    귀여운 햄스터를.... 그런데 쥐는 믹서기에 넣고 갈아도 될까요?

    • 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죠. 끔찍한 사건이 참 많은것 같네요. 쥐를 믹서기에 갈면 안되죠^^ 쥐는 거세한 후 넓은 광야에 풀어주는게 좋을것 같네요.^^

  •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길거리의 고양이들 싹 모아서 묻어버리고 싶다고
    그게 고양이들 위해서도 나은게 아니냐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꼭 굳이 그렇게 따져야한다면
    우리가 고양이가 원래부터 살던 동네를 빼았고 환경을 바꾸어 놓았으니
    우리가 싹 묻혀버리는게 순서에 맞는 거라고요

    늘 빼앗은 자들이 더 성내기 마련인가 봅니다

    • 일본 소설을 보면 고양이가 참 자주 등장하는데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소설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지가 별로 좋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래요. 우리가 빼앗은 동물들의 세상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쥐의 박멸을 위해서도 고양이가 필요하긴 합니다. ^^


언제 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늘 곁에 있었다.
때로는 산문집이 있었고, 때로는 법문집이 있었다. 스님이 입적 하실때쯤 나온 '법정 스님의 내가사랑한 책들'을 보면서 또 한번 스님이 떠난 구도의 길을 생각해 본다.

얼마전 아는 지인에게 법정스님무소유를 선물했다가 단번에 거절당했다. 어렵게 구한 문고판을 선물했던 것인데 중이 쓴 책은 보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며 고개를 저었다. 종교적인 책이 아니니 시간 날때 보시라고 재차 권했지만 오히려 꾸지람만 들었다. 서운하다는게 이런 감정인가 싶었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는 스님이 평소에 즐겨 보았던 책에 관한 내용이다. 스님이 직접 쓰진 않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구절들은 스님이 쓰신 책 여기저기에 인용이 되어 있다. 스님이 구도의 길을 걸으면서 느끼고 사색했던 책들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책도 있었다.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었지만 책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과 자연 이다. 인간이 사는 삶에 있어 결코 빠질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지만,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님은 이러한 책들을 읽으며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인간은 정신적 경험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한다. 정신적 경험은 독서를 통해서 만들어 진다고 한다. 이러한 정신적 경험으로 만들어진 여러 생각들이 현재의 나를 만든다고 한다.

어릴적 부터 읽어온 여러 책들이 씨를 뿌리게 되고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사색이 사람을 지혜롭게 만드는 열매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구도의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찾아 행복하라고 말씀하시던 스님의 말씀이 이해가 된다.

무소유의 삶도, 인간을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스님의 말씀도, 자연에 오만한 인간에 대한 질타도 이러한 책들을 통해서 만들어진것 같다.

인간의 오만함은 책을 통해서 만든 알량한 지식으로 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점점 더 좋은 기억력을 가지게 되고 더 좋은 분석력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논리가 자연의 법칙 보다 위에 서게 되고, 과학이 만든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것들은 인간의 오만함에 불과하다. 인간은 결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수 없으며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도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수 없다.

스님이 말하는 구도의 길은 지식이 아닌 지혜의 길이었다.
지혜로움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법칙속에서 순응하며 인간이 느낄수 있는 최대한의 행복이다. 인간의 우열과 서열을 가리는 인간의 법칙이 아니라 모두가 자연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의 법칙이다. 어쩌면 지식의 늪에서 벗어나 지혜로운 사색을 행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지도 모른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는 이러한 인간의 도리에 대한 다양한 답변들이 존재한다. 소로우월든이 등장하고 장지글러의 책이 등장하며 달라이 라마녹색평론이 등장한다. 다양한 사색이 만들어 내는 삶의 지혜로움을 한 구도자의 삶에 놓여진 책을 통해서 느낄수 있다.

내가 사랑한 책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문학의숲 편집부 (문학의숲, 2010년)
상세보기


힘겨운 육체노동을 마치고 차가운 물에 몸을 식혀본다. 
땀흘린 노동이 행복이 될수 있다는 것도, 사색의 시간이 아름다워 지는 것도, 점차 줄어드는 은행잔고를 보면서도 고민하지 않는것도 바로 이러한 책을 통해서 얻은 여유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더운 여름이 온다. 한낮의 나른한 사색과 함께 어쩌면 이 책이 편안한 구도의 길을 안내해줄지도 모르겠다.




Comment +14

  • 법정스님이 추천이라면야...
    그런데 왜 잔고가 줄어드는 것입니까.
    잔고가 늘어나야죠. ㅎㅎ
    버는 족족 책 사 보시는 거에요? ㄷㄷ;

  • 어떤 구성의 책일지 짐작이 되는 한편
    어떤 내용의 책일지 감이 잡히네요.
    법정 스님의 말씀들이 아로새겨진 책일테니까요.

    육체노동과 은행잔고 이야기에서는
    상상력이 무한 추락하여 짐잠이 되지 않는다면 믿으시겠습니깟.
    혹시 빨래나 집안 청소(육체노동)하시고서
    (현금 찾아서) 책 사시거나 또는 맛난 음식 드신 거삼? 핫. ^^

    • 부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참 많은것 같네요. 구도의 길이 참 외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책은 신용카드로 삽니다.ㅎㅎ 잔고가 줄어들 염려를 놓는순간..결제일에 뒤통수를 한방 떄리는것이지요.^^ 돈 쓸일도 별로 없고, 돈 벌일도 별로 없네요.^^

  • 스님께서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그 지혜는 자연을 뿌리에 둬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

    개츠비님은 절간과 풍경소리를 좋아하시고
    파란 스머프와 쥐를 증오하시고
    설거지와 빨래가 밀리면 주말이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독거인은 어쩔 수 없어, 이해해줘, 라며 육체노동 후 냉수욕도 하시구요.

    '돈 쓸일도 별로 없고, 돈 벌 일도 별로 없'는 개츠비님이야말로 무소유의 역리!

    • 구도의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합니다. 저야 대봉산의 정기를 받아 이쁘게 태어난 아이도 없으니 돈 쓸일도 없고 벌어야 할 이유도 없는것이지요. 판단과 선택에만 익숙한 우리 세상에서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스님의 삶을 통해서 새삼 느껴 봅니다.

  •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잘 지내시죠. 육체노동이라시니 근육질의 팔뚝이 연상되는군요..ㅎㅎ..
    근데 은행잔고가 준다는건...음...다양한 상상이 되는군요.

    • 은행의 잔고는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ㅎㅎ 줄어도 줄어도 바닥이 나지 않는 것일까요? ㅎㅎㅎ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설겆이를 아무리 해도 팔뚝 근육이 자라나지는 않더군요.;

  • 2010.06.10 12:51

    비밀댓글입니다

    • 저도 그것이 좀 충격이었습니다.^^ 뭐 어쩔수 없는 것이겠지요. 그들만의 약속과 신념인가 봅니다.^^ 은행잔고가 줄어든다고 해서 삶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것 같습니다.^^ㅎㅎ

  • 개츠비님.
    책이 주는 영적인 공력으로, 줄어드는 통장잔고의 서글픔을 달랠 수 있다.란 표현에서 두 가지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높은 정신력으로 물욕이 주는 번뇌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니 득도의 세계에 입문하신 듯하고.
    또 하나는 통장에 잔고가 있다는 사실이네요.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잔고가 남아있다는 건 행복한 거자나요. 마이너스 통장 가지고 살아야 하는 저보담 아주 마니 풍요로운 인생인 거자나요^^

    • 많은 분들이 제 통장의 잔고가 줄어듬을 걱정하시는군요. 감동받았습니다. 통장 잔고의 줄어듬으로 득도의 세계에 입문을 했다면, 통장의 잔고가 완전히 사라질때쯤 득도의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싶네요. 조만간 바다애미님의 마이너스 통장에 꿀과 젖이 흐르는 끝없는 돈의 물결이 찾아들기를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 아름다운 책 이겠네여, 꼭 읽어야 겠어여


모터를 단 자전거가 옆을 지나간다.
일흔살이 넘은 할아버가 운전대를 잡고 있고, 일흔살이 넘은 할머니가 뒤에 타고 있다.
할머니의 뒤로는 시장에서 사왔는지 작은 새 냄비가 떨어질듯 매달려 있다.

할아버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앞을 바라본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등뒤에서 지나가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본다.
서로의 체온을 믿고 의지한채 노인을 태운 자전거가 골목으로 사라진다.

# 1

노인들이 들어간 골목길로 방향을 잡는다.
철거가 진행중인 골목의 풍경은 스산하고 음산하다.
접근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떠난 건물의 유리창에는 거미마저 줄을 치지 않는다.
주인을 잃어 버린 의자는 이미 한쪽 다리를 잃었다.
고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할아버지의 덥수룩한 수염이 등장하고,
폐지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의 낡은 리어카가 사라진다.
술주정하던 아저씨가 갑자기 내미는 햇살에 정신을 차리고,
나이키 신발을 신은 오토바이 배달원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이 떠난 곳의 풍경에는
아슬아슬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오늘을 버텨내는 또 다른 사람들의 흔적이 가득하다.

# 2

철거촌을 지나자 커다란 공원이 나온다.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푸른 잔디위에서 뛰고 있다.
떡볶이를 만드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고, 배드민턴을 치는 배나온 아저씨의 발놀림도 예사롭지 않다. 산책나온 강아지는 주인의 발꿈치에 매달려 재롱을 떨고 양복입은 아저씨는 그늘진 벤치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아저씨가 신은 신발의 이 예사롭지 않게 빛난다.

갑자기 세발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골목에서 나와 공원으로 향한다.
작은 세발자전거 탄 아이의 뒤에 또 다른 아이가 매달리듯 앉아 있다. 대로를 건넌 아이는 잠시 멈춰 뒤에 있는 아이를 돌아본다. 뒤에 앉은 아이의 환한 웃음을 확인한 후에 다시 패달을 밟는다. 뒤에 앉은 아이는 운전하는 아이의 허리에 손을 잡는다. 서로의 체온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해는 가라앉고 푸른 잔디위로 아이들의 그림자가 살포시 내려 앉는다.



철거민들의 사진만을 찍던 어느 사진작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 있는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잃어 버린 희망, 사람들이 남겨 놓은 체온, 사람들이 만들고자 했던 사랑이 그것이었다.

노구의 사진작가는 우리가 살던 골목 곳곳에 놓여 있던 따뜻한 체온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익숙한 풍경이 사라진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힘겨운 삶을 버텨내던 사람들의 고된 눈물이었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함께 달리던 노인의 풍경을 다시 그려 본다. 그리고 동생을 태우고 달리던 아이의 듬직한 미소를 생각해 본다. 사랑의 체온은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우리들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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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2010.05.20 00:19

    비밀댓글입니다

  • 우리의 냥이, 표정이 살아 있습니다.
    심상치 않군요. 일 내는 겁니까? 호오~

  • 냥이의 표정이 사뭇 비장감 마저 느껴진다는...^^;

  • Favicon of http://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5.20 13:04

    지방선거 투표 꼭 하겠습니다.
    각 지역의 살림을 꾸려 나갈 사람들을 뽑아야 하니
    어떻게 보면 대선이나 총선보다 더 신중하게 투표를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어찌됐든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겠지만요. ㄷㄷ;;
    그래도 일단 기대는 해봅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 그러게요. 이번에 주의를 주지 않으면 무슨일을 할지 알수가 없네요. 브레이크 없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죠.^^

  • 메인 눈물 흘리는 무채색의 마리아상(?)상에 한 번 놀라고, 바뀐 홈피에 화들짝 또 놀랐더랬슴다. 무채색의 눈물 흘리는 여인상... 새벽에 혼자 보려니 무척 무섭네요-.-; 마이~ 무서워.

    • 메인화면을 바꾼지는 조금 되었습니다. 눈물흘리는 마리아상 무섭죠.ㅎㅎ 어쩌면 우리가 사는 모습이 무서운지도 모르겠네요

  • 2010.05.21 09:03

    비밀댓글입니다

    • 잠을 끊어서 자나 봅니다. 한번 눈을 뜨면 좀처럼 잠이 들지 않네요. 세상은 공평한것이고 그 공평함을 누리는 사람도 공평한 것이겠죠. 부처님 오신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