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특히 내 나이를 넘어선 사람에게 "람보"는 게릴라의 영웅이자,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신이다.
그래서 거의 20년 만에 나오는 람보4는 잊었던 영웅의 부활과 지난 시절의 추억 이었다.
사실, 가급적 이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이제 늙어 버린 실베스타 스텔론의 모습을 보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평론가들의 평가도 좋질 못했고, 악당들을 물리치던 어린 시절의 영웅은 늘 그자리에 머물면서 지난 추억으로 남아 있으면 하는 바람 때문 이었다.
영화속 실베스타 스텔론은 늘 영웅의 모습 이었다. 영화 [록키] 에서는 결코 좌절하지 않고 챔피온이 되는 불굴의 영웅이었고, [람보] 에서는 절대악으로 부터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불멸의 전사 였다. 이런 그가 록키 발보아와 람보4를 통해서 다시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 왔다.
이젠 늙어 버린 우리들의 영웅 실베스타 스텔론.. 그가 미얀마 내전으로 다시 뛰어 들었다.
[람보4 라스트 블러드]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불편함" 이었다.
언제 부터 인가 헐리우드 영화의 모순에 대한 반감을 가지면서 부터 절대선임을 자처 하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영화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 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통해서 꾸준히 자국의 영웅주의를 부각한다는 현실이 참을 수 없이 불편 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릴적 동경했던 [람보]에 대한 기억도 비판적 시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같이 본 사람이 액션 영화를 너무 진지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영화속 [람보]의 모습은 20년전 모습 그대로 였다. 절대악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구해내는 전형적인 미국식 영웅의 모습 이었다.
예전에 비해서 영화가 좀더 강렬해 졌을 뿐, 영화가 주는 결말은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 였다. 절대악을 강조 하기 위해서 과장된 살해 장면들, 그리고 인권문제에 목숨을 거는 선량한 미국 시민들.
과묵하게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 속에 엄청난 파워를 숨기고 있는 우리의 영웅 람보. 늘 짜여진 각본 그대로 마지막 결론 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영화는 결국 선량한 미국시민과, 억압받던 미얀마 사람들을 구해 낸다. 람보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음은 너무도 당연 하다.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가 있음에도 가슴 한켠에 불편함이 드는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추억의 람보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1당100 의 전쟁에서 늘 승리하는 우리의 영웅을 말이다. 어린 시절 람보에 열광했던 소소한 추억들에 웃음 지을수 있었다.
불편한 진실, 그리고 미국식 영웅주의가 아직도 살아 있는 영화 람보4 라스트 블러드.
그 불편한 진실과 이젠 늙어버린 우리의 영웅을 생각하며 이제 마지막 추억의 영화로 간직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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