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 앤 플로우 (Hustle and Flow)
태생은 인간의 방향을 결정하고, 환경은 인간의 인생을 바꾼다. 그래서 인간은 불공평한 세상에서 공평한 세상을 꿈꾼다. 인간은 바람 소리에 몸의 리듬을 맞추고, 축복을 기원하는 노래를 신에게 바친다. 그래서 신에게 바치는 노래에는 늘 인간의 바램이 담겨 있다.
영화 허슬 앤 플로우(Hustle and Flow)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담겨 있다. 그들이 걷는 풍경은 더러운 쓰레기장의 모습이지만, 그들의 가슴에도 열정적인 꿈은 살아 있다. 그들은 꿈을 꾸었고, 하늘은 꿈을 꾸는 자를 도왔다.
영화는 세상의 편견과 차별속에 인간이 느끼는 슬픔과 비애, 좌절과 고민에 대한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때론 슬픔에 가슴이 아프고, 기쁨에 겨워 가슴이 벅차다. 환경은 다르지만 영화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Hustle.
마약 판매상과 포주.
그것이 그의 인생에 붙은 이름표다. 흑인 아버지는 가난을 물려 주었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여자를 팔고 마약을 파는 것뿐이다. 거리에서 번 돈은 목숨을 유지시켜 주었지만, 그 돈은 자신의 감정을 메마르게 했다. 그래서 사는것은 사는게 아니고, 웃는 것은 웃는게 아니다. 이 쓰레기 같은 현실에도 감정은 살아 있다. 웃고 싸우고 떠들며 내일을 걱정한다. 사람들은 꿈을 꾸지만 그에게 꿈은 없다. 그저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던 그에게 특별한 감정이 찾아온다. 어릴적 불렀던 음악이 찾아 온 것이다. 이젠 유명한 힙합 가수가 된 스키니 블랙은 그의 고등학교 친구였다. 그가 이곳을 찾아 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의 가슴엔 무언가 색다른 감정이 살아난다.
flow.
어릴적 함께 노래를 부르던 친구를 만났다. 아직도 음악을 하고 있는 그 친구를 통해서 감정은 확실해 진다. 성가대의 아름다운 화음에 눈물이 흐른다. 이제 그가 무엇을 해야 할것인지는 분명해 졌다. 꿈이 없이 메마른 현실에서 그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 본다. 그것은 어릴적 꿈꾸던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것이다. 이제 척박한 그의 주변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삶은 본인의 것이다. 영화속 주인공의 삶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도무지 웃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은, 현실속에서 어떠한 위안도 희망도 찾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다. 산다는 것은 무언가의 뜨거운 열정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똑같은 환경, 똑같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가슴속 열정을 가진 사람이 전파할 수 있는 변화의 전염병이다. 창녀의 울음은 멈추고, 삶의 공허함에는 새로운 빛이 스며든다. 이제 목표가 돈이든 꿈이든, 그것을 쫓아갈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그 힘은 그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물해 주었다.
현실은 마음먹은데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꿈은 결정적인 순간에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미 정상에 있는 사람은, 올라오는 사람을 쳐다 보지 않는다. 그것은 가진자의 여유로움이다. 그들은 결코 관대하지 않았다. 세상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분노하게 했다.
철창에 갇힌 그에게 한 아이가 태어났음을 알린다. 그것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그리고 그가 전파했던 변화의 힘이,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다. 열정을 나눠가진 사람들은 그의 꿈을 이룰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웃게 되었다.
감독 : 그레이그 브로워
출연 : 테렌스 하워드, DJ 퀄스, 루다크리스
2005년 미국작
영화는, 그의 웃음과 함께 막을 내린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힙합리듬이 흥겹다. 어두운 거리에도, 거리의남자를 향해 손짓하는 그들의 모습속에서도 그들의 음악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가 막을 내린후에도 그들의 음악은 멈추지 않는다. 영화는 이렇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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