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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와이키키 브라더스

by G_Gatsby 2008.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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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

감독 : 임순례
출연 : 이얼, 박원상,황정민,오광록,오지혜,류승범,박해일
2001년作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봤다.
아마도 뭔가 상실감에 흔들리고,삶의 무게가 느끼질때면 한번씩 다시 보게 되는 영화인 듯 하다.
다시 볼때마다 느끼는것은, 영화를 처음 볼때에는 결코 유명하지 않던 배우들이 이제는 제법 유명한 배우로써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이 영화를 처음볼땐, 이얼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가끔씩 자조적으로 웃던 그의 미소가,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마음에서 묻어 나오는 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것.

이 영화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사나이가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감으로 점차 꿈을 잃어 버리게 되고, 그와 함께 이상을 꿈꾸었던 많은 사람들 역시 찌든 삶의 전쟁터에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 또 다른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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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해변은 하와이에 있는 셰계적으로 유명한 해변을 일컫는다.
세상에 살면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멋진 야자수와 넓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이상적인 곳이다.
왜 제목이 와이키키 브라더스 였을까.이상적이고 낭만적이며 희망적인 와이키키를 꿈꾸며, 주인공의 밴드는 탄생한다.
그리고 힘든 삶의 여정을 거치고, 십수년만에 다시 그가 고향을 찾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 그가 다시 밴드를 시작하게 되는  수안보의 나이트클럽 이름이 와이키키 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의 희망처럼 창대하고 빛나는 와이키키가 아닌 현실을 일러 주는 이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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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흥을 돋구는 도우미 밖에 되지 않는 밴드.
아무도 그들의 음악에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주인공도 음악에 대한 열정도 없다.
그저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져서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만 있을뿐, 그들에게 장미빛 미래 조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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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도 어릴적엔 이 있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 첫사랑에 대한 흥분과 열병, 그리고 그와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
그들에겐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푼 가슴이 있고, 낭만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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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해변에서 발가벗고 꿈을 향해 뛰어가는 어린시절.
어쩌면 가장 순수했기에 아름다울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추억이 아닐 수 없다.
그 들 역시 발가벗은 순수함으로 그들만의 꿈들을 꾸었을 것이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시간은 흘러 삶의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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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열병을 앓게 했던, 그의 첫사랑.
이제 그 사랑스러웠던 소녀는 남편을 잃은 과부가 되어 그의 앞에 나타나게 된다.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가슴 아프지는 않았을 것을..
그렇게 꿈많던 시절에 느꼈던 아름다운 추억들은 비참하기까지 한 현실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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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적인 모태가 되었던, 어린 시절의 사부님.
그는 이제 음악적인 열정은 다 타버리고 알콜중독자가 되어 하루하루 살기조차 버거운 삶을 보여준다.
이게 바로 너의 인생의 종착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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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부는 어느날 아침 홀연히 그의 곁을 떠나 버린다.
어쩌면 구차한 자신의 마지막 종점을 그의 제자에게 보여주기 싫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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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를 떠나서 마을 버스를 운전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또 다른 주인공.
그의 현실적인 삶 역시 그리 희망적이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다.황정민의 자조적인 울음소리..

"왜 그렇게 사니, 왜 그렇게 살어.."
현실의 삶도, 미래의 모습도 모두 우울하기만 하다.
희망은 아무곳에도 없는 듯 하다.
그의 친한 친구가 죽음을 맞이 한다.
현실에서 보여주는 친구들의 삶 역시 고달프긴 마찬가지다.

그렇게 영화는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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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무대가 이리 대책이 없는 것일까.
그는 지친 영혼과 함께 또 다른 도시에 가서 또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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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두운 장막이 걷히고, 그가 사랑했던 첫사랑의 여인이 나온다.
화면은 밝아 지고, 시종일관 어두웠던 그의 얼굴에 미소가 여린다.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들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 영화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때론, 큰 꿈과 희망이 있었고 아름다운 첫사랑이 있었고 현재는 어렵지만 미래에는 잘 될것이라는 낙관도 있으리라.
현재가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자.
삶의 중심에는 그것들을 포용하고도 남을 만큼 무한한 사랑이 있으며, 삶의 희망은 곧 사랑 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유심히 보면, 영화 내내 주인공들의 마음을 암시하는 듯한 노래들이 흘러 나온다.
세련된 음악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스쳐 지나갔음직한 유행가들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면 끝자락의 엔딩씬은 시종일관 우울했던 마음을 가뿐하게 걷어내어 버린다.

- 세상만사 -



송골매 버전
세상 모든 일들이 되다가도 안되고  슬퍼하다 웃다가 하늘 보면 둥근 해
이 한세상 산다는거 생각하기 달렸는데 무얼 그리 안타깝게 고개 숙여 앉아 있소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길 가다가 땅을 보면 반짝이는 동전 한잎 날 찾는것 같아서 돌아보다 넘어지고
재수란게 그런거지 있다가도 없는거지 세상살이 모든것이 다 그런거 아니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인간세상 이런저런 할 얘기도 많다지만 어느 세월 그 많은 말하고 듣고 보내겠소
내가 지닌 얘기들을 내 스스로 엮는다면 세상살이 모든것이 그 얼마나 즐겁겠소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