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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더 클럽(Deception)

by G_Gatsby 2008. 9. 20.

영화 Deception은 꽤 큰 기대감을 안겨주는 영화다.
연기파 배우 '휴 잭맨''이언 맥그리거', 히스 레저의 여인,『브로크백 마운틴』의 '미쉘 윌리엄스'가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피가 난무하는 좀비 영화가 줄수 없는 특별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스릴러 물이기도 하고, 제목이 던져주는 의미가 꽤나 흥미롭기도 했다. 더군다나 영화의 배경이 미국의 상류사회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많은 비평가들의 혹평이 끊이질 않았던 영화이지만 말이다.

" 평범한 뉴요커, 상류사회를 엿보다"

  이 거대한 도시는 화려한 불빛이 가득하다.
그 화려함 속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이 사내는 소박하다. 특별한 친구도,애인도 없이 일에만 매달려 있다. 그는 혼자이지만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없다. 그는 그저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정직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한 남자가 다가온다. 삭막한 공간에서 느끼는 친근함이 즐겁다. 그래서 둘은 금새 친해진다. 친구의 직업은 변호사. 이제 이 소박한 남자에게 세련되고 멋진 친구가 생겼다. 그것은 그를 기쁘게 했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다가 한 여자를 보게 된다. 모두가 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그곳에서 여자는 홀로 흰색 옷을 입고 있다. 그래서 그녀가 더 돋보인다. 그리고 곧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한눈에 반해 버린 이남자. 하지만 그것이 이 거대한 사기극의 시작이었다.


스릴러물을 표방하는 영화는, 꽤 진부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대도시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내가 첫눈에 반한 사랑에 빠지고, 그의 직업도 고리타분한 회계사일 뿐이다. 주인공이 헐크로 변할 조짐도 보이지 않고, 금발의 그녀가 좀비로 변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이것도 사기일까?

이제 친구가된 변호사와 꽤 친해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여가생활도 즐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변호사인 친구가 갑자기 유럽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그러던 중 서로 휴대폰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남자의 생활은 급격하게 변한다.


  미국의 상류사회만 가입할수 있는 클럽이 있다. 그곳은 비밀 클럽이어서 서로의 신분이 철저히 보장된다. 그리고 서로간의 연락은 휴대폰으로만 할수 있다. 그것도 철저히 비밀스럽게 연락이 된다. 그곳은 섹스클럽이었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해서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고 철저히 섹스만을 즐긴다. 그리고 변호사와 바꾼 휴대폰을 통해 그 은밀한 만남을 알게 된다.

  신분의 보장받길 원하는 그들도 원초적인 욕망은 강렬하다. 그래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방구를 찾는다. 그리고 그 해방구에 이 평범한 회계사는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유혹은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

" 클럽의 규칙을 깨다"

  적어도 이 남자는 꽤나 재미있어 했다. 아마도 그를 첫눈에 반하게끔 만든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리고 그의 순진함은 그녀를 만나면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분명한 것은 그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이 은밀한 클럽의 불문율을 깨야 하지만 말이다.

  그들은 스스로 해방구를 벗어났다. 클럽의 규칙이 아닌, 세상의 규칙으로 두 사람은 만났다. 아마도 서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들이 만난 곳이 좀 불안하다. 비오는날 밤의 차이나 타운이었다. 사랑을 만끽하기엔 너무도 음침하다.


  여자는 납치된 흔적만을 남겨 놓고 사라졌다.
차이나타운의 밤은 이 남자에게 참을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더 큰 고통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납치 되었고, 납치범은 변호사였던 그 친구였다. 아마도 이 남자는 거대한 사기극에 말려든것 같다. 그렇다면 사기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 반전과 반전"

영화는 첫눈에 반해 버린 이 순진한 남자에게 범죄를 요구한다. 여자의 몸값으로 금융사기범이 되길 원한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지능적으로 보인다. 이 회계사가 관리하는 기업의 자산규모가 꽤나 크다. 그리고 이 지능범의 머리는 꽤나 좋다.


이제 이 평범한 회계사였던 남자는 범죄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신뢰했던 친구가 대단한 범죄자임을 알게 된다. 그에게 선택의 권한은 없다. 여자가 죽고 자신이 죽던가, 아니면 범죄자가 되어 암울한 미래를 살아가던가 둘중 하나다. 이제 운명의 시간은 다가왔다.


영화는, 이 평범한 회계사를 위기에서 멋지게 탈출하는 고도의 지능범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당할수 밖에 없었던 평범한 사람을 최후의 승자로 만들어 버린다. 그것은 통쾌한 일이기는 하지만, 꽤나 어이없는 일이기도 한다. 사기를 당할뻔한 사람이 사기꾼에게 다시 사기를 친다. 그리고 영화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 진다.

유럽의 어느 도시. 죽은줄 알았던 주인공은 사기꾼과 여자 앞에 나타난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사기꾼의 여자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모든것이 잘 짜여진 함정이었고, 주인공은 그 함정에서 잘 빠져 나왔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잃고 거액의 돈을 챙길수 있게 된다. 그리고 첫눈에 반한 사랑을 다시 찾게 된다.


꽤나 복잡한 이야기인 만큼 그 과정도 결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랑을 선택하게 되는 주인공과 여자의 감정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물며 고도의 금융 사기꾼을 자처하는 남자의 활약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 제목과 보고난 뒤의 느낌도 비슷하다. 매기 큐도 잠시 나오지만 존재감은 별로 없다. 그녀가 보여준 것은 속옷차림을 하고 울먹인 것 뿐이다. 그게 전부다.


감독 : 마셀 랭겐거
주연 : 휴 잭맨, 이완 맥그리거, 미쉘 윌리암스,매기 큐

영화는, 한남자의 순진한 로맨스에서 시작해서 복잡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그저그런 사랑이야기를 다룬것 같다. 그래서 이 거대한 사기극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
화려한 배우들과 함께 스릴러물을 표방한 영화가 아쉬운 것도 그런점 때문이다. 그래서 긴장감은 떨어지고 내용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좀비물과 웃기지 않은 코메디물이 출시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았던 것 같다. 단지 그것이 전부였다는 것이 두고 두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