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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세잔의 차 - 지혜로운자의 가치.

by G_Gatsby 2009. 5. 1.

48살에 돌아가신 아버지.
뇌막염과 간질에 걸린 여동생.
집도 없이 살아가는 무일푼의 삼십대 남자.

이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세잔의 차]는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산 K2 원정에 실패하고 고된 인생길에서 패배감을 맛보고 있던 한 남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다룬다. 분명한것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는 것이다.

우리는 영웅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패배가 확실한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의 이야기, 가난과 고통을 극복하고 거부가 된 기업가의 이야기, 편견과 억압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일어선 정치가의 이야기. 그 속에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고 그들만의 철학과 노력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우리도 할수 있다는 소박한 자신감을 가지기도 한다.

[세잔의 차]에 나오는 그레그 모텐슨의 이야기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남자의 뜨거운 열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그것을 통해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일을 이루게 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레그 모텐슨의 이야기를 읽어 가면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꿈과 좌절속에 찾아낸 열정.

우리는 늘 경쟁하면서 살아간다. 절대적인 가치보다는 상대적인 가치에 집중하게 되고, 자본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그러한 경쟁의 가치에 몰두한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꿈과 희망은, 물질적 가치에 집중하게 되고 경쟁의 승자에 환호하게 된다. 하지만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고 성취가 있으면 실패가 있기 마련이다. 경쟁사회란 영원한 승자가 없는 곳이어서, 우리는 지쳐가고 끝없이 펼쳐지는 탐욕속에 매몰되어 살아간다.

이러한 경쟁사회속에서 바라보는 그레그 모텐슨은 보잘것 없는 사람에 불과하다. 성공하지 못한 산악인,넉넉하지 못한 생활. 그는 그 속에서 매몰되어 살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오를수 없었던 거대한 자연속에서 삶의 지혜와 함께 살아가는 파키스탄 오지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내세우려 하지 않고, 자연을 이기려 하지 않으며 척박함 속에서도 마음의 풍요로움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할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열정과 꿈을 만들어 낸다.

만년설이 뒤덮은 척박한 그곳에 아이들이 배울수 있는 학교를 짓기로 결심한다. 매서운 땅 한복판에서 아이들이 땅바닥에서 글쓰기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서 그는 목이 메인다. 순진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통해서 배움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되고 그것이야 말로 죽음의 문턱에서 그를 구해낸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자, 그가 평생 해야할 일이라고 깨닫게 된다.

무일푼인 이 남자가 무슨수로 파키스탄 오지의 그곳에 학교를 지을것인가. 고민해 봐도 답이 없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유명인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잠을 줄여가며 응급실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약속한 학교를 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열정은 사람을 이어주고, 멘토는 삶의 지혜를 말한다.

그의 열정이 우연찮게 어느 늙은 박사에게 알려지고, 이 괴팍한 박사는 그에게 선뜻 학교를 지을돈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는 단걸음에 달려가 그곳에 학교를 짓게 된다. 산골 오지에 있는 그곳에 학교를 짓기 위해서 다리를 만들고 비포장 도로를 통해서 건축자재를 옮기고, 탈레반에게 억류되는등 갖은 고생을 한끝에 그는 결국 학교를 짓게 된다.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단순히 학교를 그곳 아이들에게 지어준것은 아니다. 그는 그곳에서 그의 삶을 이끌어 주는 멘토를 만나게 된다. 글을 읽을수도 쓸지도 모르는 코르페 마을의 부족장은 삶의 여유와 지혜를 그에게 알려준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의 지혜를 보며 그레그 모텐슨은 힘을 얻게 되고 누구도 이루지 못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이제, 그레그 모텐슨이 만들고 있는 학교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911 테러 이후에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기피 대상이 되었지만, 그의 활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종교적 신념보다, 인간들의 진심이 더 위대하다는 사실을 그는 알려주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는 멈추지 않고 만년설이 보이는 파키스탄 오지에 학교를 세우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삶의 절대적 가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지식과 시선은 지극히 좁고 편협한 것이어서 삶의 가치에 대해서 쉽게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가 꿈꾼 열정과 미래의 모습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진실함은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된다는 것이다.

지쳐 가는 경쟁 사회속에서 보다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책이며, 무수히 반복되는 일상속에 자신의 모습과 자신감을 잃어갈때 우리를 위로해 줄수 있는 책인것 같다.


PS 1. 책 나눔
책을 좋아하고 자주 보지만 책을 소장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허울좋게 책장속에만 갇혀 있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읽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간히 리뷰도 하고 책을 사기도 하는데 좋은 책들은 나눔을 통해서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포스팅 하는것이 쉽지 않아서 매번 진행하는것은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저 제 블로그에 책에 관련된 내용이 적히면 그때 그때 하겠습니다.

책에 관한 글을 쓸때마다 한분을 선정해서 해당 책을 드리려고 합니다.
새책은 아니지만, 함꼐 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네요. 책은 깨끗히 보는 편이라 (참고로 화장실에서는 책을 보지 않습니다.-_- )보시기에도 지장이 없을 겁니다.

PS 2. 선정기준
- 제 블로그에 자주 찾아오셔서 댓글이나 트랙백을 한번이라도 다신분.
- 해당 글의 책을 보고 싶으신 분.
- 한국어에 대한 독해능력이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고 계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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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에 해당되시는 분은 비공개 댓글 다시면 됩니다. 선정은 댓글 다신분의 이름을 작은 종이에 적은 뒤 골고루 섞어서 눈을 감고 뽑도록 하겠습니다. 선정되신분은 댓글로 알려드리며, 확인후에 비공개 댓글로 자신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으시면 됩니다. 포스팅 후에 대충 하루정도 뒤에 선정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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