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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12시 5분전

자유로운 영혼, 사랑을 기억하다.

by G_Gatsby 2009. 8. 25.


벌써 가을로 계절이 바뀌나 봅니다.
계절이 바뀔때면 어김없이 비염증상이 나타납니다. 비염증세가 나타나는걸 보니 곧 가을이 오나봅니다. 연세 많으신분들은 시린 무릎으로 날씨의 변화를 인지하지만, 저는 영민한 코를 둔 덕분에 코의 염증을 통해서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나 봅니다. 서른을 넘기면서부터 세상의 이치를 따라 가는 것이 이것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기억 #1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면, 체 게바라가 거친 세상속을 달려 나가는 몇가지 중요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사회적 관습과 문명의 제도들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자신의 모든것을 그것에 바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가 나병환자촌을 떠나기 전날, 아무도 건너지 못했던 강을 헤엄쳐 건너갑니다. 그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상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 그래서 숨어서 지내야 했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병환자의 손을 잡고 체게바라는 눈물을 흘립니다. 그때부터 그는 세상의 속박에서 부터 한없이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습니다. 그 후, 체게바라의 지성은 세상을 바꿀수 있는 '혁명'을 생각하게 됩니다.

체 게바라의 자유로운 영혼이 나가고자 했던 것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 사람과 만나서 느낄수 있는 행복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쳤습니다.

기억 #2

현대사회에서는 인간의 지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슴으로 보아야할 세상은 보지 못한체, 머리만으로만 세상을 보는것 같습니다. 영혼은 제도와 현실에 구속되고 뿌리없는 지성만이 커져가는것 같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많아지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점점 사라집니다. 구속된 영혼은 가슴으로 품는 사랑도, 사람을 품을수 있는 따뜻한 가슴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행복을 느끼는것이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세상의 이치에 맞게 살며, 현실에 순응하고 사는것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영혼의 자유로움은 잊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무엇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서 보이는 세상이 한없이 달라보이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조금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이곳에도 사랑이 넘쳐날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없는 세상은 늘 이렇게 소란스럽습니다. 정치인들을 서민의 사랑을 외칩니다. 젊은이들은 수시로 사랑을 바꾸어 버립니다. 결국 구호만 남은 사랑은 가볍게 부서지고 흩어져 남아있질 않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체게바라의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젊은이를 오랜만에 봤습니다. 그리고 체 게바라의 자유로운 영혼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죽음의 두려움도, 영혼의 자유로움을 이기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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