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시대유감

천안함 보도에 대한 유감.

by G_Gatsby 2010. 4. 19.


천안함 침몰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눈물이 있었고, 아버지를 잃은 어린 자식들의 눈물이 있었다. 숨진 장병들에 대한 애틋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움에 목이 메인다. 진심인지 거짓인지 알수는 없지만 이명박 대통령도 담화문을 발표하면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죽음에 울고 또 울었다.

언론들의 보도만 보더라도 이 억울한 죽음이 얼마나 큰 눈물을 가져오는지 알수 있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특집방송을 통해서 보도 하고, KBS는 천안함의 희생자들을 ‘영웅’으로 이름 붙이며 국민 성금 모금 운동 까지 벌였다. 희생자들의 고귀한 죽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슬픔과 눈물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와 군, 그리고 일부 언론들의 모습을 보면 중요한 무언가를 비켜 지나고 있다. 사실 이 무언가가 사건의 본질이고, 앞으로 재발을 방지할수 있는 핵심적인 사안이다. 그리고 희생자의 가족들이나 대다수의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품은 어머니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왜 천안함이 가라앉았으며 어찌해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와 군의 오락가락 하는 해명을 보면서, 공개니 비공개니 싸움을 하는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의문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정부와 군은 교묘하게 진실의 겉만 돌고 있다.


나..팔수야


만약, 그들의 의심대로 북한의 공격에 의해서라면 심각한 문제다.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며 재발 방지와 대응을 위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자들의 문책과 책임이 뒤 따라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 천안함의 노후화가 원인이라면 4대강 정비를 한답시고 땅만 팔게 아니라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노후화된 장비가 그냥 운행하도록 놔둔 자들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만약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원인 불명일수도 있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찾지 못할 경우 이러한 주장도 가능하다. 아마도 책임을 져야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장 좋은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SBS에서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의 프로그램을 본 사람이라면, 이 본질에 대한 의혹이 더 확실해질 것이다. 정부와 군의 해명이 있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궁색한 답변들이 많다. 알지만 말하지 못할 사연이 있거나 다분히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접근과 토의는 뒤로 하고, 언론들은 국민들의 감정에만 호소한다. 점차 국영방송의 성격을 띄고 있는 KBS는 성금모금 까지 하고 나섰다. 본질에 대한 온갖 추측만 보도할 뿐이다. 좀 더 따지고 들자면 북한에 대한 피끓는 복수심을 유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인양작업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은 민간 어선에 대해서는 일말의 동정심 조차 없다. 그저 희생자들을 영웅으로 만들어 감정적인 보상을 해주기에 급급하다.

만약에 천안함의 비극이 지난 정부에서 일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아찔하다. 연이어 터지는 국가적인 재앙에 대해서 총리와 군에 대한 엄청난 비판이 일었을 것이다. 조중동은 무능한 정부에 의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황색사설을 실을 것이고, 천안함 침몰에 이어 헬기의 추락까지 이어지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주술적인 언어 까지 동원하며 모든 것을 무능한 정부 탓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언론은 정부와 군이 발표한 여러 의문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올바른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지, 권력이 필요한 것만 알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희생자들을 가슴에 묻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사건의 본질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아직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시신도 찾지 못한 가족들에게는 ‘영웅’이라는 호칭도 ‘성금’도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광우병 사태를 겪으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광우병 전문가가 되었다. 이제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군함 전문가가 되고 있다. 오죽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있으면 이리 되겠는가. 진정 쪼인트를 까야 할 언론이 어디인지를 알고 반성해야 한다. 권력은 말을 안듣는 언론에 쪼인트를 날렸지만, 국민은 언론답지 못한 언론에 쪼인트를 날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