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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동화

생활의 발견, 그리고 스콧 니어링의 삶

by G_Gatsby 2008. 4. 20.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을 보면, 현실에서 답답함을 느낀 김상중이 춘천에 있는 선배를 찾아 가게 된다. 선배의 집에서 찾아낸 녹색의 책. 그것은 바로 [스콧 니어링] 자서전 이었다. 김상중은 이 책을 가지고 부산으로 가는 기차에 오르게 되고, 결국 추상미와의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된다.

모든것이 답답하고 짜증이 날때, 김상중을 끌리게 했던 이책속의 인물 [스콧 니어링]. 그는 철저한 근본 주의자 였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색깔처럼, 일상의 이야기들을 수채화에 그림 그리듯이 마구 그려 넣는다. 그 일상속에 김상중은 왜 스콧 니어링에 끌리게 된 것일까.

" 사회의 편견속에 굴복하지 않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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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생활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접하면서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한다는 것이다. 생계를 위한 노동 네 시간, 지적 활동 네시간, 좋은 사람들과 친교하며 보내는 시간 네 시간이면 완벽한 하루가 된다."
"삶의 투쟁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우리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우리는 그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론 투쟁의 방향과 일상적 과정을 결정하는 데서 일정한 역할을 할수는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회의 평등과 경험의 공유가 보장되는 좀 더 나은 사회로 인류를 선도하는 것으로써 이 위험천만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일조할 수 있다."


                      - 스콧 니어링 자서전 中 -


스콧 니어링은 근본 주의자로 이야기 된다. 1883년 미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자본의 분배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세계대전의 발발과 미국식 자본주의가 힘을 얻어 가던 시절인 20세기 초반에 아동노동에 대한 문제, 여성의 사회참여문제,흑인의 인권문제등을 사회문제화 시켰고,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석유와 식량 문제를 미리 예고 하여 경고하였다. 그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미래를 꽤뚫어 보는 통찰력은 전쟁에 대한 반대와, 자본주의와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서 학자로써의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가했으며, 사회적 비판과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그는 이혼을 강요 당해야 했다.

그러나 스콧 니어링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20살 연하인 헨렌 니어링과 결혼을 하면서 미국 버몬트 메인주에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간다. 그는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에 있어 주는 파괴적 본능과 욕심을 경고하며, 자연으로 부터 얻은 가장 기본적인 것만 영위한채 집필활동과 노동을 하며 살았다. 그리고 그의 나이가 100세가 되던 1993년 스스로 곡기를 끊고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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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확인하고 이해하는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인생의 지름길을 찾아 살아간다. "생활의 발견"에서의  주인공도 하는 일 마다 잘 되지 않고 뭔가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도 보편적인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지, 어떤게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서 혼란 스러워 한다.

삶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스콧 니어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가치를 존중 하라고 말한다.  사회가 만들어낸 삐뚤어진 허상이 이것이 맞다고 말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용기와 신념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본과 권력이 만들어 가는 추악한 우리의 삶을 안타까워 한다.

스콧 니어링은 스스로의 기본을 지키며 자연이라는 기본공간에서 인간이 조화롭게 살수 있는 가장 올바른 삶을 제시해 주었다. 나와, 우리와,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삶을 말이다.

우리 사회는 발전을 거듭할수록, 스스로의 삶에 대한 방향과 정의를 잃어 가고 있다. 과학은 인간의 소비를 풍족하게 해주었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해지고 있고, 자본주의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미명아래 인간의 가치를 획일화 시켜버린다.

스콧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잃어 버리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영위하는 노동에 대한 결과물을 소중히 생각하고,  지혜를 배우며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를 말해준다.
그리고 그가 걸어온 삶을 통해서, 가지기 위한 욕심의 부질없음과 조화로운 삶의 행복함을 말해준다.

현대사회의 복잡 다양함 속에서, 자칫 방향을 잃어 버리기 쉬운 우리들이기에 스콧 니어링이 말한 자기 가치에 의한 조화로운 삶의 이야기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 라는 공동체의 의식속에 파묻히지 않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야 하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은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한 작은 인간의 일상생활이다.
과연 지금 우리는 우리 생활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