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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익어 가는 풍경 저녁 무렵이 되면 사거리 큰 길가에는 과일 파는 트럭 두 대가 어김없이 서 있다. 모퉁이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서 있는데 영업에 부담을 느끼는지 서로의 시선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있다. 이쪽에서 걸어 오면 과일 파는 트럭이 하나만 보이고 저쪽에서 걸어와도 마찬가지다. 불법 노점이 분명한 것이지만 휴일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는 풍경이라서 꽤 익숙하다. 한쪽 트럭에는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장사를 하고, 또 다른 트럭에서는 등산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장사를 한다. 투박한 아저씨의 영업 방법은 간단하다. 가격을 물어보고 사는 손님에게 아무말 없이 덤을 몇개 더 얹어 준다. 더 준다는 말도 없이 습관적으로 몇개를 더 넣는다. 등산복 아주머니의 영업방법은 조금 다르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는 손님에게.. 2010. 6. 10.
내가 사랑한 책들 - 법정 스님 언제 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늘 곁에 있었다. 때로는 산문집이 있었고, 때로는 법문집이 있었다. 스님이 입적 하실때쯤 나온 '법정 스님의 내가사랑한 책들'을 보면서 또 한번 스님이 떠난 구도의 길을 생각해 본다. 얼마전 아는 지인에게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선물했다가 단번에 거절당했다. 어렵게 구한 문고판을 선물했던 것인데 중이 쓴 책은 보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며 고개를 저었다. 종교적인 책이 아니니 시간 날때 보시라고 재차 권했지만 오히려 꾸지람만 들었다. 서운하다는게 이런 감정인가 싶었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는 스님이 평소에 즐겨 보았던 책에 관한 내용이다. 스님이 직접 쓰진 않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구절들은 스님이 쓰신 책 여기저기에 인용이 되어 있다. 스.. 2010. 6. 7.
티스토리 초대장 드립니다. - 5장.(마감) i n v i t a t i o n 티스토리 초대장 + 남은 초대장 수 : 00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시려는 여러분께 초대장을 배포해 드리려고 합니다. 나만의, 내 생각을, 내 기억을 담는 소중한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면 티스토리로 시작해보세요! 티스토리 블로그는 초대에 의해서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댓글에 E-mail 주소를 남겨주시면 초대장을 보내드립니다. 남겨주실 때에는 꼭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초대장을 보내드리고 바로 개설하시지 않으신 분들은 초대장을 회수할 수도 있으니 바로 개설해주세요! 광고 목적으로 개설하실 분은 초대장 발송이 회수가 됩니다. 초대장을 받으신 후 운영하지 않으신 분들이 많아서, 간략하게 블로그 운영 목적을 설명하시거나 기존 블로그를 링크 하시는 .. 2010. 6. 3.
그림자가 닮았다. # 1 늦은 밤에 타박타박 길을 걷다가 낡은 트럭앞에 멈추어 선다. 발전기 소리가 요란한 트럭 앞에는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수염을 깍지 않은 아버지가 무언가를 맛나게 먹고 있다. 이제는 제철이 지나서 더워 보이는 떡볶이와 순대. 늦은 저녁인지, 자기전에 꺼진 배가 아쉬워 먹는 야식인지 알수는 없지만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하루살이에도 아랑곳 없이 맛나게 먹는다. 자세히 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왼손잡이다. 그러고 보니 음식을 먹는 옆모습이 비슷하다. 혈육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다른듯 하면서도 함께 보면 비슷 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버릇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 진다. 아버지의 왼손은 아이가 물려받았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버지의 덥수룩한 털도 물려 받게 될 것이다. # 2 살다 보면 거울.. 2010.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