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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길을 걷다33

슬픈 안녕 길가의 건물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황급히 뛰어나오더니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사람들이 길을 멈추고 아주머니를 쳐다 봅니다. 고개를 숙이고 울던 아주머니가 일어나더기 하염없이 길을 걷습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립니다. 다리가 풀린 걸음걸이가 슬프게 느껴집니다. 고개를 들어 아주머니가 나온 건물을 쳐다 봅니다. 병원 응급실 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살 소식이 들려옵니다. 유명한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저 이미지로만 짐작했던 배우의 숨겨진 이야기가 흘러 나옵니다. 힘들어 했던 번뇌와 고민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무수한 자살을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슬픈 사회인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외롭고 힘든 사회인것 같습니다. 어느.. 2010. 7. 1.
고양이를 부탁해. 오늘 충격적인 뉴스를 봤습니다. 고양이를 학대하고 창문 너머로 던진 사건이었죠. 술에 취했건 이성을 잃었건 간에 아무런 죄가 없는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것 자체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젠가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깨어지는 고통 속에서 슬픈 표정 하나 짓지 못하고 힘든 울음 소리를 내던 모습을 말이죠. 울음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끝까지 눈을 감지 못하고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중요한 것처럼 모든 살아있는 동물들의 목숨도 중요한 것인데 말입니다. # 고양이를 부탁해 꽤 오래전에 보았던 "고양이를 부탁해"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요원과 배두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죠. 거기에는 버림받은 길고양이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2010. 6. 28.
돈키호테를 꿈꾸며 뜨거운 날씨 때문에 길을 걷는게 버거워 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팽창하고 있는 허벅지 때문에 바지가 갈수록 작아집니다. 물론 운동으로 허벅지가 팽창한것은 아닙니다. 그저 앉아서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니까 그런것 같습니다. 허벅지만 팽창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랫배와 윗배가 서로 경쟁을 하며 작은 언덕을 만들어 냅니다. 인체의 아름다움은 유유히 흐르는 곡선에 있다고 하지만 모든 곡선이 아름다운건아닌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 1 한 아이가 공원 벤취에 앉아서 책을 봅니다. 학교를 마치고 왔는지 옆에는 책가방과 자전거가 놓여 있습니다. 독거인이 옆을 지나가도 알아채지 못할만큼 책에 열중합니다. 책 제목을 보니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 입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 2010. 6. 23.
책이 익어 가는 풍경 저녁 무렵이 되면 사거리 큰 길가에는 과일 파는 트럭 두 대가 어김없이 서 있다. 모퉁이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서 있는데 영업에 부담을 느끼는지 서로의 시선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있다. 이쪽에서 걸어 오면 과일 파는 트럭이 하나만 보이고 저쪽에서 걸어와도 마찬가지다. 불법 노점이 분명한 것이지만 휴일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는 풍경이라서 꽤 익숙하다. 한쪽 트럭에는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장사를 하고, 또 다른 트럭에서는 등산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장사를 한다. 투박한 아저씨의 영업 방법은 간단하다. 가격을 물어보고 사는 손님에게 아무말 없이 덤을 몇개 더 얹어 준다. 더 준다는 말도 없이 습관적으로 몇개를 더 넣는다. 등산복 아주머니의 영업방법은 조금 다르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는 손님에게.. 2010.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