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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길을 걷다

고양이를 부탁해.

by G_Gatsby 2010. 6. 28.

오늘 충격적인 뉴스를 봤습니다.
고양이를 학대하고 창문 너머로 던진 사건이었죠. 술에 취했건 이성을 잃었건 간에 아무런 죄가 없는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것 자체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젠가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깨어지는 고통 속에서 슬픈 표정 하나 짓지 못하고 힘든 울음 소리를 내던 모습을 말이죠. 울음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끝까지 눈을 감지 못하고 죽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중요한 것처럼 모든 살아있는 동물들의 목숨도 중요한 것인데 말입니다.

# 고양이를 부탁해

꽤 오래전에 보았던 "고양이를 부탁해"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요원배두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죠. 거기에는 버림받은 길고양이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던 여자가 그 고양이를 친구의 생일 선물로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키울수 없는 처지가 되자 다시 여자에게 돌아오죠. 하지만 여자의 집이 무너져 버리고 여자는 고양이와 함께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가 됩니다.


IMF로 힘들어 했던 청춘들의 이야기 입니다.
꿈이 있고 희망이 있지만 현실은 어둡기만 합니다. 그 어둡고 힘든 현실에 버려진 길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이리저리 현실에 치여 몸둘곳이 없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이 길고양이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길고양이는 누군가의 손에 길러지기도 하고,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사람들의 완력에 죽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죠.

세상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굴복하기도 하고, 무언가에 힘들어하기도 하며, 또 다른 무언가에 미쳐 청춘을 쏟아내기도 하지요. 결국 그러한 삶의 시간을 통해서 좀 더 강해지고 또렷한 스스로를 만든는것 같습니다.

불현듯 고양이에 대한 끔찍한 사건을 보면서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고양이가 사는 모습이나 우리가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비록 애완동물이지만 고양이에게도 선택되어진 시간이니까요. 동물을 학대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세상이라면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늘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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