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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 독거노인 이었다. 김밥이 먹고 싶어서 김밥집에 갔더니 내부수리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근처 빵집에 가서 달지 않은 빵을 몇 개 사서 왔습니다. 달지 않다며 주인이 권해주는 빵이었는데 크림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참 먹고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독거노인 지하철을 타다. 가까운 곳에 볼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빈자리가 멀리 있어서 그냥 출입구쪽에 서서 있었습니다. 옆자리에는 어린 남자아이가 앉아있었는데 자꾸 저를 쳐다보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살짝 저도 아이를 쳐다봤습니다. 아이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아이는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한 눈짓을 하더군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하는 겁니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2009. 12. 2.
나그네의 걸음, 길위에 내려놓다. 이사철이 훨씬 지났지만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이제 이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운 계절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그리 쉽지않습니다. 떠돌아 다니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어느 한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돌이켜 보니 일 때문에 참 많이도 돌아다녔던 것 같네요. 아마도 전생이 몽골 어느 초원에서 양떼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떠돌던 목동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길 위의 인생. 배창호 감독의 영화 ‘길’을 보면 평생을 길 위에서 떠돌며 보내던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있습니다. 아비를 떠나 처음 길을 나섰던 아이는 청년이 되어 다시 예전의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청년은 다시 길을 한 바퀴 돌아 흰머리 노인이 되었고, 그가 걸었던 그 길 위에 사랑을 묻고 아픔을 보듬어야 했습니.. 2009. 12. 1.
늙은 벤치의 기억. 매섭던 바람이 조금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감기 몸살로 오랜 시간 투병을 했는데 날이 풀리니까 몸도 풀리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한가로운 산책을 나가봅니다. 거리를 수놓던 은행나무는 이제 겨울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노랗게 물들이던 잎사귀는 모두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습니다. 나무 아래를 걷는 사람들의 움추린 모습 속에서도 겨울을 찾을수 있는 것 같습니다. 꽤 길고 추운 겨울이 되겠지요. 늙은 벤치의 기억 산책로를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눈에 띄는 색깔이 있습니다. 푸른 잔디가 사라져버린 그곳에 초록색으로 색칠한 벤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마도 삭막한 공원의 분위기를 위해서 초록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벤치에 앉아 봅니다. 산뜻한 색으로 갈아 입은 벤치의 모습.. 2009. 11. 24.
2009년 호러 개그쇼. 살면서 꽤 많은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한 곳에 몰두하는 성격이라서, 특정 장르나 감독에게 빠지면 줄기차게 그쪽 영화만 보던 기억이 납니다. 한때는 공포와 호러물에 심취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피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는 나약한 심장인데 어떻게 그쪽 영화에 몰두했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요즘은 그러한 장르의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공포나 호러물이 처음에는 무서운 것 같아도 몇 편을 계속 보다 보면 익숙해져서 특별히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친북인명사전과 호러쇼 자칭 보수시민임을 주장하는 특정 단체에서 친북 인명사전을 편찬하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친일 인명사전을 만든 것에 대한 반발이자, 독재자 박정희가 친일파로 분류되었다는 소식에 대한 반감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 2009.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