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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48

사람 사는 세상. 여름이 성큼 다가옵니다. 지하철을 타는 여인들의 옷차림은 점점 더 과감해집니다. 배가 나온 중년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밀려오는 졸음을 참습니다. 복잡한 광장에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옵니다. 하지만 어느곳에서도 흥에 겨워 재잘거리는 사람의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계절은 스스로 변해가지만, 계절이 변해서 환해진 광장에는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여기저기 기계적인 도시의 소음만이 가득한것 같습니다. 싸움 #1 아저씨 둘이서 심하게 말다툼을 합니다. 배가 나온 아저씨와 털보아저씨 모두 얼굴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진보와 보수. 적어도 우리 일상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허울좋은 단어들을 갖고 심하게 다툽니다. 옳고 그름.. 2009. 6. 15.
사람사는 세상 - 흐린 시선으로 보다.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난 후부터 혼란스러운 풍경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그것을 인정할때도 되었지만,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밤새 울음을 토해냈던 거리의 풍경은 낮이 되어서도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하루에 한끼 식사도 힘들게 했던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먹는것 조차 힘겨웠던것 같습니다. 그저 소소한 일상속에 갇혀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에게도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습니다. 목소리 #1.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었습니다. 나지막한 소리로 처음부터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서러움을 쏟아내는 목소리를 오랫동안 말없이 듣고만 있었습니다. 먼곳을 바라보던 시선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가끔, 바라보는 풍경은 그대로 있지만 내가 보는 시선이 흐려질때가 있습니다. 바라보는 .. 2009. 5. 31.
스누피 양말의 희망 시선 하나. 겨울의 끝자락에 있는 지하철앞 광장. 비가 내리고 난뒤에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차다. 황량해 보이는 광장에는 벤치가 흩어져 있고, 그 주변엔 생활정보지가 여기저기 흘어져 을씨년스럽다.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하듯 바람은 멈추지 않고 불어온다. 그 차디찬 광장의 끝자락에 볼품없이 앉아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띈다. 차디찬 바닥에 커다란 보자기를 펴놓고 양말을 팔고 있다. 노점의 모습이 그러하듯 노란 박스종이위에 가격표가 붙어 있2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길조차 던지질 않는다. 보자기 끝 찬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마도 팔아야할 양말을 올려놓을 욕심에 자신의 무릎은 보자기에 걸치지도 못하고 차디찬 바닥에 내려놓았나 보다. 울긋 불긋 꽃무늬가 들어가 있는 여성.. 2009. 3. 13.
풍경 스케치 - 잠시 걸음을 멈추다. 여유롭다는 것은 비단 시간적인 여유만은 아닌것 같다. 아침에 눈뜨기 바쁘게 출근을 하고 이것저것 일이라는것을 하게 되고, 마치면 편히 쉴수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우리가 영위하는 평범한 일상이다. 마치 시간표에 나를 맞추듯, 시간의 흐름을 잃어 버리고 매몰되어 버리면 이것은 지루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삶의 여유로움도, 나에 대한 진지한 물음도 하기가 어렵다. 짜여진 시간속에서 여유로움을 가진다는 것. 이것은 내가 서있는 곳을 정확히 알수 있는 시간이 된다. 짜여진 시간속에서도 여유로울수 있다는 것. 그것은 적어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느낄수 있는 감정이다. 복잡한 커피숍안에서도, 사람과 부대끼는 전철안에서도 문득 문득 나도 알수 없는 여유로움은 찾아 온다. 계단, 잠시 걸음을 멈추.. 200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