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왕정?"
요즘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아니 잘못되어도 뭔가 잘못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사회 곳곳에서 비난과 갈등의 목소리만 높아진다. 단지 10년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혼란은 아닌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기존 정권들과는 뭔가 다르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어 국민을 대표하는 행정부의 최고 수반인줄 알았다.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에 익숙한,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자리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요즘 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그게 아닌 것 같다.
대일외교와 친일파 청산문제만 봐도 그렇다.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치유할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이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100% 인정하고 용서를 빌더라도 오랜 시간을 거쳐야 정화될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대일외교는 다른나라와는 달리 자존심이라는 국민의 기본 감정이 크게 개입되어 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고 말한다. 일본도 우리가 용서 했고, 친일파들에 대해서는 공적을 따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국민 감정은 전혀 인정 하지 않은 행동이다. 누가 일본을 용서했단 말인가? 대통령이 용서했단 말인가? 그럼 이명박은 대통령이 아니고 왕이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았는데 용서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하는 대표자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나라를 소유하고 있는 왕이 할 수 있는 말이다.
광우병 문제도 그렇다. 적어도 국민을 무서워 하는 대통령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종합해 보면 "닥치고 먹어라"는 식이다. 한술 더 떠서 협상을 진행했던 정부 고위관료들 까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 "시끄럽다 닥쳐라"는 식이다. 광우병 문제에 무슨 정치논리가 개입이 된다고 모든것을 정치 논리라고 말 하는지 모르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막가파식 행동에 관료들까지 따라한다. 관료는 나라의 공무원이 아니라, 이명박의 공무원이다.
대운하 문제도 한번 보자.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추진 의지는 변함이 없다. 여론이 안좋다는 이유로 수면에 가라 앉았을 뿐 각 행정부처들은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를 보면 스스로의 치적에 아주 집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가 생기는 것들은 뒤로 감추고 화려하게 포장된 보이는 것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가 재임기간 중에 할 수 있는 가장 화려한 것이 바로 대운하다. 자손만대 자신이 했다고 말할수 있는 자랑거리다. 역사를 보면, 왕은 자신이 생존해 있을때 화려한 업적 만들기에 공을 들여왔다.
" 2MB, 국민은 오해 하고 있다."
부정 비리 연루자가 청와대와 장관직에 남아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 반발은 상관없다. 왕은 자신에게 충직한 가신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국민이 무서웠다면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나왔을때 머리를 조아려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늘 떳떳하다. "문제될게 없다. 우리는 실용주의다"라는 말만 들려온다.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에게만 충성 하면 되는 것이다. 왕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 지금 정부 고위각료들이 내뱉는 말들을 곰곰히 다시 한번 읽어 보라. 국민을 존중하는지 우습게 생각하는지 말이다.
개념없는 대통령은 공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오락가락 한다. 정부가 공교육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는데, 오늘은 공교육을 통해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0교시에 우열반 까지 만들어 놓고 무슨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단 말인가. 그것도 학교 자율로? 아니면 학교 현장을 방문하는 교시정책으로?
한우농가들이 못살겠다고 데모하는 판국에, 경쟁력을 갖추라고 호통친다. 쉽게 말하면 먹고 살게 없다고 외치는 사람한테 재주껏 살아가라는 말을 던지는 것이다. 소 한마리당 10만원 지원해 준다고 해놓고 소값은 몇십만원씩 떨어뜨린다. 그래놓고 경쟁력을 갖추란다. 결론은 소 키우지 말라는 말이다.
그래놓고 재벌 총수들 불러놓고 몸소 커피 타주면서 경제를 살리자고 말한다. 규제를 풀어 줄테니 투자 하라고 말한다. 일자리 늘여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럼 그동안 재벌들이 투자를 안해서 서민들이 살기 힘들었단 말인가. 이제 대한민국 재벌들은 국가를 넘어섰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정책이나 오해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것은 국민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다.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지, 국가를 소유하는 왕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를 마치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오만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매사가 너희가 뭐라 하든 나는 간다는 식이다.
이러한 대통령의 태도는 행정부의 전반에 걸쳐 전염된다. 법을 어긴 각료들도 오리발 일색이다. 국민이 뭐라고 해도 대통령만 괜찮다면 아무 문제 없다. 국민을 섬기는 게 아니라 이명박을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 이명박 정부를 보는 눈에 따라 정확히 두갈래로 나뉘고 있다. 국민의 노력과 화합 없이 어떠한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정부에 대한 피로감은 커져만 간다.
'세상 이야기 > 시대유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류독감에 오리발은 웬말이냐? (0) | 2008.04.30 |
---|---|
축산농가 현실 외면하는 이명박 정부 (0) | 2008.04.28 |
투기에 앞장서는 사람들 (0) | 2008.04.25 |